家
7. 瀰漫的情緒


고급 외제차 내부. 부드러운 시트, 깔끔하게 정돈된 인테리어.

세연은 어깨를 살짝 움츠린 채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안전벨트를 맸다.

그녀의 시선은 잠시 대시보드를 스쳤고, 손끝으로 옷매무새를 한 번 더 정리했다.

정세연
“아… 감사합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돼서, 오늘도 지각하면 진짜 끝장이거든요…”

작은 웃음이 섞인 말.

긴장은 여전했지만, 목소리엔 조금의 여유가 감돌고 있었다.

운전석의 명호는 앞을 바라본 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디에잇(명호)
“첫 출근 시즌엔 다 그런 거죠. 나도 그랬어요, 예전에.”

말은 여느 때처럼 짧고 단정했지만, 그 안엔 의외로 따뜻한 공감이 녹아 있었다.

세연은 조용히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차는 도심을 천천히 가로지르고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스치는 서울의 아침. 햇빛이 천천히 빌딩 사이로 스며들고 있었다.

정세연
‘힉… 이 차… 나 예전에 광고에서 봤던 그 브랜드잖아…

정세연
세상에, 진짜 실제로 타보네… 덜덜…’

무릎 위에 얹은 손은 어느새 긴장으로 뻣뻣해져 있었다.

그리고 세연은 다시 고개를 살짝 돌렸다.

정세연
‘근데 진짜 잘생겼다… 키 크고, 옷 입은 것도 딱 떨어지고… 카메라 앞에도 선다더니,

정세연
역시 모델 생각할수록… 대단하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조용히 창밖을 바라봤다.명호는 신호 대기 중이었다.

그는 백미러 너머로 그녀를 흘끗 바라보았다. 멍하니 창을 바라보는 세연.

그 시선엔 긴장과 감탄이, 그리고 어딘가 설렘이 뒤섞여 있었다.

명호는 짧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곧 시선을 돌리고, 다시 표정을 가다듬는다.


디에잇(명호)
‘…정말 모르고 있는 거 맞네.’

차 안에는 잔잔한 음악이 흘렀다.

말은 없었지만, 고요한 정적 사이로 서로를 알아가는 첫 단추 같은 기류가 느껴지고 있었다.

잠시 후—

세연이 조심스레 고개를 돌려, 명호를 향해 작게 웃었다

정세연
“정말 감사해요. 안 데려다 주셨으면 오늘 뛰다가 숨넘어갈 뻔했어요…”

명호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앞을 바라보며 짧게 답했다.


디에잇(명호)
"뭐 별거 아니에요."

그의 말은 여느 때처럼 단정했지만, 이번엔 살짝 장난기가 실려 있었다.

진중한 눈빛과는 다르게, 말끝이 아주 미세하게 부드러웠다.

세연은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에서 작게 웃음을 삼켰다.

이 조용한 사람의 말투 속에서, 처음으로 어딘가 ‘따뜻함’이라는 감정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