就讓我愛你
第15-2集 | 我們的最後一頁



우리의 옛 페이지_ 그 첫 번째 이야기


[여주와 태형의 과거 이야기입니다:) 가볍게 훑으시면서 읽으셔도 됩니다_ 가끔씩 에피소드 사이사이에 출판될 예정이기도 해요!]


"얘들아, 이번 모의고사 준비하느라 수고 많았어"

"그치만 이제부터가 정말 내신 시작인 건, 다들 알고 있지?"

약부터 주고 병 주는 선생님의 말을 들을 때마다, 곳곳에서는 한숨과 야유가 섞인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학교에서도 열심히 하고,"

"학원 와서 졸지도 말고."

"오늘은 간식 맛있게들 먹고 집에 가_"

차여주
···네에-

나를 비롯한 모든 학생들이 하는 수 없이 선생님의 말에 답하고 나면,

"와, 미친."

책상 위에 놓여진 다채로운 음식들에 시선을 고정하고선, 너나 할 것 없이 자리를 잡고 앉아 그중에서도 치킨 닭다리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벌인다.

물론, 그에 해당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예를 들자면 여전히 문제집에 눈을 고정하고 문제를 풀어내려가거나, 생각 없이 멍하니 앉아있는.

차여주
······집 갈까.

나는 후자에 해당했다. 애당초 사람들과 섞여있는 자리를 선호하는 편이 아니었거든.

그렇게 한동안 내적갈등을 겪고 있었을까,



김태형
······.

마치 나와 같은 상황인 듯,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던 너와 눈을 마주쳤다.

정확히 말하자면, 너는 나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한 쪽 어깨에 책가방을 삐뚤게 메고선 이곳을 유유히 벗어났지.

차여주
······.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듯, 나 또한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여주, 너 어디 가는데?"

책가방을 팔에 걸침과 동시에 친구는 나를 붙잡았고.

차여주
아···. 나 오늘은 집에 일찍 좀 들어갈까 봐.

"그래도 먹고는 가지..."

차여주
피곤해서...ㅎ

"그러면 뭐, 어쩔 수 없지_"

"무튼, 조심히 들어가- 잘 쉬고."

아무렇지 않게 그 상황을 잘도 피했던 나였다.



무작정 선생님들께 인사를 건네고 나와, 돌덩이같은 책가방을 바로 메는 와중에

점검이 안 된건지, 깜빡거리는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유난히 거슬리던 참.

그 아래에 서 있는,


김태형
······.

차여주
어···,

방금전까지 마주쳤던 아이.


아마도 호기심이었겠지_ 그대로 내가 다가갔던 게.

차여주
저기···.


김태형
···네.

차여주
······어···,

바로 대답하는 너였기에, 조금은 당황했었다.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서 어디서 많이 보던 교복_ 그러니까 우리 학교 교복차림과_ 1학년 명찰 색을 보고선 마음이 놓였지.

차여주
···왜 안 들어가고 여기에 있어...?

왜인지 모를 친근감이 들었다고 해야하나.


김태형
···그러는 선배는요?

오히려 돌아온 건 역질문이었지만.

차여주
나···는_

차여주
너 나오는 거 보고 따라나왔지.


김태형
···왜요?

차여주
···가 아니라, 나도 나오고 싶었어.


김태형
······.


김태형
아는 사람이 없어서요.


김태형
···제가 억지로 사람 사귀려 하는 성격은 아니기도 하고.

차여주
그럼 계속 혼자 다닌 거야?

자연스레, 너와 나란히 골목 벽에 등을 기대어 섰다.


김태형
네

차여주
혼자면 심심하지 않아?

차여주
나라면 그럴 법도 한데···.


김태형
···친구가 없다는 말은 아니었는데.

차여주
네 친구 없다고 말한 적 없는데.

그렇게 잠깐의 정적, 그 후


···


김태형
···ㅎ

미소라곤 보이지 않을 법한 차갑게 얼었던 얼굴에, 잠깐동안 녹기라도 하듯 네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그런 너를 보자, 나조차도 웃음이 나왔지.


김태형
···이거.

그것도 잠시, 나에게 무언가를 내미는 너였다.

무언가의 정체는,

차여주
···갑자기 초코우유...?

빨대가 꽂혀져있는 초코우유 종이팩.


김태형
나 때문에 치킨 못 먹었잖아요.

차여주
···너 때문이 아니라니까?


김태형
그러면 다시 줘요.

차여주
그건 안 되지.

온 힘을 다해, 몸을 비틀며 초코우유를 숨겼었다.

차여주
줬다 뺐는 건 치사하잖아,

나를 보고선 계속해서 웃음을 터뜨리는 너였고.

차여주
왜 웃어··?


김태형
웃기니까.

차여주
···치,

그런 네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었다.

아니, 상황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어.


차여주
나랑 같이 다닐래?


김태형
···어디를?

차여주
학원을.


김태형
······네?

차여주
싫다면 말고.

차여주
그냥 우리는 여기까지였던 걸ㄹ···


김태형
아, 아니.


김태형
아직 대답 안 했어요.

처음 말 걸어보는 서로의 앞에, 꾸밈 하나 없이 솔직해질 수 있다는 게.


김태형
같이 다녀요, 우리.

대화를 아무렇지 않은 듯 가볍게 나눌 수 있다는 게.

나에게는 꽤나 뜻깊었다.


우리의 첫만남은 딱 여기까지였다.

인연은_ 이르지도, 느리지도 않을만큼 적당한 선에서의 시작이었겠지.

소소하게, 작은 웃음이 함께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