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比痛苦更好
8. 距離,幾乎觸手可及


식당을 나와, 명호는 앞서 걸었다.

늦은 점심 식사 후, 따뜻한 햇살이 조용히 두 사람을 감쌌다.

뒤따르던 시연은 고개를 들어 그를 불렀다.

강시연
“서명호 씨!”

명호가 돌아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


디에잇(명호)
"응?"

강시연
“계산… 진짜 다시 하자니까요. 아니 물론, 큰 금액이긴 한데… 제가 살 수 있었어요…”

그 말에 명호는 웃음을 터뜨리며 가던 걸음을 살짝 늦췄다.


디에잇(명호)
"하긴..금액이 좀 됐죠.?"

장난스러운 말투였다. 그 말에 시연이 다급히 따라붙었다.

강시연
“진짜요! 다음엔 제가 꼭…!”

그 순간. 명호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시연은 그가 멈춘 걸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 바로 뒤까지 바짝 다가가 있었고—예상치 못한 거리감.

강시연
“앗—!”

피하려다 그만, 균형을 잃고 푹— 하고 명호의 품에 안겼다.

반사적으로 팔을 뻗은 명호는 그녀를 단단히 끌어안았다.

3초. 4초. 5초.

말도, 숨도, 움직임도 사라진 그 몇 초간— 두 사람의 귓가에 쿵.쿵.쿵거리은 심장소리만 가득했다.

그 짧고도 긴 순간, 무언가 변해버린 것 같은 공기. 시연은 황급히 몸을 떼어내며 말했다.

강시연
“죄, 죄송해요… 정말… 미안해요…”

고개를 깊게 숙인 그녀의 얼굴은 금세 붉어졌고, 명호 역시 고개를 돌려 얼굴을 감췄다.

그의 귓가에도… 은은한 붉은 기가 퍼져 있었다.


디에잇(명호)
“괜찮아요.”

짧은 대답만 남긴 채, 명호는 조용히 차로 향했다.

차 안. 두 사람 모두 한동안 말이 없었다.

명호는 평소보다 조심스럽게 운전대를 잡았고, 시연은 창밖만 바라보며 손가락을 괜히 꼼지락거렸다.

잠시 후, 회사 앞에 도착했다.

강시연
“오늘 고마웠어요. 그리고… 아까는 정말 죄송해요…”

시연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문을 열었고, 명호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디에잇(명호)
“…괜찮다니까요. 진짜로요.”

그 말에 시연은 얼굴을 감싸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강시연
“미치겠다… 너무 두근거려서…”

그 말은 작은 속삭임이었지만, 차 문이 닫히기 직전, 명호의 귀에도 작게 스쳤다.

명호는 창밖으로 뛰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디에잇(명호)
"후...나도 미치겠다.."

그날 밤. 명호는 혼자 자신의 방에 앉아 있었다.

조명이 살짝 어두운 거실, 티비도 켜지 않은 채 조용한 공간에서, 그는 소파에 기대어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입꼬리는 계속 올라가 있었다.

복도에서의 재회, 식당에서의 대화,

그리고— 우연처럼 일어난, 아니 어쩌면 운명 같았던 그… 품 안의 순간까지.


디에잇(명호)
"영화같다..."

그는 조용히 웃음을 터뜨렸다. 곧장, 작은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시연이 정성스레 적어준 연락처.

이미 휴대폰에 저장해뒀지만, 그 필체조차 괜히 보고 싶어 꺼내든 거였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휴대폰을 들고 메시지를 보냈다.


디에잇(명호)
카카오톡 – THE8 [다음에는 진짜 사줘요. 나 파스타 먹고 싶어요.]

전송완료.

전송 직후, 괜히 손에 땀이 났다. 그러나 몇 분 지나지 않아—

답장이 도착했다.

강시연
[헉 명호씨??? 맞죠?? 아 네네 언제든 살게요 만나는 거 불편하시면 배달도 가능해요!!]

그 답장을 보는 순간, 명호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곧바로 대답했다.


디에잇(명호)
[아뇨. 무조건 만나서 사줘요. 신선한 게 먹고 싶어서요]

그리고 곧 따라오는 시연의 반응.

강시연
[앗..네!]

어딘지 들뜬 듯한 그 반응. 귀까지 상기된 표정이 그려지는 것만 같았다. 명호는 이번엔 자신의 번호를 적어 보냈다.


디에잇(명호)
[이건 제 번호예요. 저장해요.]

그 말에, 시연의 답장이 또 왔다.

[네!! 저장했어요…!]

그 순간 명호의 얼굴에도 조용히 번지는 미소.

그의 말투 속에는 ‘보고 싶다’는 감정이 은근히 스며 있었다.

한편, 시연의 방.

갑작스레 울린 카카오톡 알림. 처음엔 누구지 싶었지만, 메시지를 읽는 순간 심장이 두어 박자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강시연
“헉… 명호씨…? 진짜로…?”

그녀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휴대폰을 부여잡았다. 답장을 보내면서도 손끝이 살짝 떨렸다.

강시연
[아 네네 언제든 살게요 만나는 거 불편하시면 배달도 가능해요!!]


디에잇(명호)
그런데 곧 돌아온 명호의 답. 무조건 만나서 사줘요. 신선한 게 먹고 싶어서요.

그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가 다시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강시연
“무슨… 이런 말로까지 설레게 해요 진짜…”

시연은 혼잣말을 하며 얼굴을 파묻었다.

강시연
‘파스타… 꼭 같이 먹고 싶다…’

그날 밤. 누군가는 미소를 감추려 애썼고, 누군가는 혼자 속으로 천천히 빠져들고 있었다.

서로의 마음은 메시지 속에서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