魔術店


띠링.

거실에서 책을 보고 있는 윤기의 핸드폰이 울렸다.

주방에서 커피를 타온 남준이 윤기의 앞에 머그잔을 놓아주며 홀짝였다.



김남준
걔예요? 지난번에 번호 줬다는?

윤기는 메세지를 확인하고는 그냥 핸드폰을 덮어버린다.


민윤기
응.


김남준
별 일이네. 걔 되게 어리지 않았어요?



민윤기
10살차이.


김남준
대화가 되요?

남준이 웃으며 묻자 윤기도 슬쩍 웃으며 책을 덮으며 소파에 팔을 걸쳤다.


민윤기
어. 되더라ㅡ 신기하게.


김남준
별일이네 근데. 형 왠만하면 번호 안 알려주는데.

남준의 말에 윤기는 잠시 말이 없었다.


민윤기
그러게. 얘랑 맨날 인사도 못하고 헤어져서 그런가 ㅋ



김남준
마무리를?? 어떻게 그래요?

남준이 신기해하며 묻자 윤기가 끌끌 웃었다.

라이터를 키자 뚱 해져서 훅, 불어버리던 지민이 생각나서.



민윤기
애가 되게 시크해 ㅋㅋㅋㅋ



윤기한테 메세지를 보냈는데 답이 없다.

또 읽씹이냐....ㅡㅡ

일부러 부담주기 싫어서 많이도 안보내는데 꼭 읽고 바로 답장해주는 법이 없다.

바쁜건지ㅡ 그냥 밀당하는 건지.


박지민
-나 개인적으로 의뢰 넣겠음.

어차피 연락안오겠지 하며 핸드폰을 내려놓는데 톡이 울린다.


민윤기
- 어떤?

오. 궁금한가보지?

이 짧은 답장 하나에 웃음이 난다.


박지민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항상 만나던 사거리에서 만납시다. 솔크 싫음.

답이없다.

거절이려나.

현실에서의 민윤기와의 대화는. 약간 모호하다.

느껴지는 건 16살인데, 머리에서는 그가 연상이라는 생각에 반말도 애매하고. 존댓말도 안되는 희안한 상황이랄까.

그래도 톡을 영원히 씹지는 않아 ㅋㅋ

조금 초조하게. 신경 안쓰는 척 하면서 계속 핸드폰을 확인하며 만지작 대고 있자 한참후에야 답이 온다.


민윤기
-의뢰 수락.



크리스마스 이브.

눈이 오지 않아도ㅡ 캐롤이 거리에 울려퍼지지 않아도.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것 만으로도 설레는 하루.

데이트는 아닌데.

그래도.

몇 벌이나 옷을 바꿔입고 치마도 입어보고 하다가. 그냥 청바지에 후드티 입고 패딩을 둘렀다.

멋부리지 말자.

그렇게 터덜터덜 나간 사거리에는.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윤기가 서 있었다.




박지민
......헐.



민윤기
'헐'은 뭔데?

지민의 반응에 윤기가 피식 웃으며 그녀를 보며 마주선다.

키? 크다.

분위기? 찐 어른.

어떡하지. 내 패션 어떡하지.

윤기가 어른의 모습이라는 것 보다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애 같다는 사실이 더 걱정됐다.


박지민
어....어른으로 나올거면 미리 말 좀 해주지! 요.


민윤기
개인의뢰잖아. 매직샵 아니고. 당연히 알 줄 알았지.


박지민
어........


민윤기
그리고 쓸데없이 '요'붙이지 말고 편하게 해라, 그냥.


박지민
갑자기 거리감 확 생기는데.


민윤기
뭐야, 어른이랑도 친구할수 있다더니. 쫄았네.


박지민
아니거든요?! 가 아니고ㅡ 아니거든-?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윤기가 먼저 돌아섰다.


민윤기
야, 개인의뢰니까 돈가스 사라?


박지민
헐. 돈도 받음? 나 학생인데?



민윤기
그러니까 돈가스 사라고ㅡ 돈 아니고.

적당히 떨어진 거리를 두고 두 사람이 함께 거리를 걸었다.


민윤기
아, 그리고.

윤기가 웃음띈 얼굴로 지민을 돌아보았다.



민윤기
이번엔 마무리 인사 좀 제대로 하자.


박지민
아....


민윤기
삐지지 말고.

가까이 다가오던 윤기의 얼굴이 콩, 하고 지민의 이마에 부딪히고 떨어진다.


민윤기
야 지민아. 근데 솔크가 뭐냐?


박지민
ㅋㅋㅋ 솔크. 솔로 크리스마스.


민윤기
허, 참. 요새 애들 별 걸 다 줄여 말하네.


박지민
아저씨같은 말 하지 말자.


민윤기
ㅋㅋㅋㅋ 너는 되게 누나같이 말한다 ㅋㅋㅋ


박지민
지금 놀리는 거셈?


민윤기
어색해서 말투 그러냐?


박지민
'요' 자 불이지 말라매....

입술을 삐죽거리는 지민을 내려다보며 윤기의 큰 손이 지민의 머리위에 올라왔다.


민윤기
그래~ 너 편하게 해라 그냥. 애기야.


박지민
아저씨 취급 안할테니까 애 취급도 하지 맙시다 우리?



민윤기
그러시던가요.


크리스마스 이브.

도란도란 대화가 이어지며 둘의 모습이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다.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 것에 나이는 아무 상관 없는 걸류-



p.s 윤기: 우리 데이트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ㅎ


[매직샵] - 보랏빛world님의 의뢰가 완료되었습니다.

[작가의 말] 마무리에서 윤기를 어떤 모습으로 내보낼까 많이 고민했어요ㅜ 어떻게 느끼실런지 모르겠네요 지민님....😅😅ㅋㅋ

그냥 일상의 어느날처럼. 평범하게 마무리 하고 싶었는데 또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설정도 있어서 그게 특별함과 평범함 어디쯤이어야 햇던...😶😶

다음 의뢰도 슈가님이네요 ㅎ 슈킹맘님 의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