魔術店
【Hoseok卡】- 冰花1 <來自Jjwehop的請求>


"여주씨, 이따 시장조사 좀 가줄래?"

" 아, 그리고 이거 다음 컬러 뽑은 거랑 분석푠데 시장조사 가면서 매장 점검도 좀 부탁해."

딩동.

여주의 컴퓨터에 작게 울린 메세지창을 누르자 파일창이 뜨고. 눈 앞에 빼곡히 글자와 숫자, 색상의 나열속에 그려저 있는 봄 신상품 디자인 사진을 보며 여주는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아니. 시장조사 시키면서 매장점검까지 어떻게 다 하라는 거야.


문여주
저 그럼 오늘 조금 일찍 나가보겠습니다.

"아. 그래그래"


문여주
퇴근도 바로 할께요.

여주의 말에 팀장은 "하아-" 라고 들으라는 듯 한숨을 내쉬고는 몇 박자 쉬더니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렇게 해요."

맘편히 퇴근도 못하나. 보나마나 퇴근시간 넘어서 집에 갈텐데.

못 들은 척, 못 본 척. 여주는 가방을 챙겨들고 빠르게 일어났다.


문여주
그럼, 시장조사 겸 매장점검. 다녀오겠습니다.


사무실을 나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건물 로비를 빠져나올때까지, 숨쉬는 법을 잊은 것 처럼 묵직하게 짖누르던 무언가를. 건물 밖으로 나와서야 토해냈다.


문여주
후우......

그래도 이쪽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대기업에 입사해서 근무한지 어언 2년째.

스물 여섯에 입사해서 정말 미친듯이 일만 한 것 같다.

그래도 나름 자부심이 있었는데. 일하는 것도 즐겁고.

그런데 곧 3년차가 되어가는 요즘은 회사에 있으면 숨이 콱콱 막힌다.

이게 마의 3년 징크스인가....

이렇게 일만 하며 살면 의미가 있나......?

뭘 위해서 이토록 달리는 건가.

나의 이십대는 온통, 취업을 위한 달리기 였다가 취업후의 달리기 밖에 없는데.


깜깜한 오피스텔에 들어와 썰렁한 집에 불을 켜본다.

서울 백화점에 입점해있는 매장들을 돌며 시장조사까지 겸하고 나자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집에 도착했다.

제일 편안한, 목이 다 늘어난 티셔츠에 무릎 나온 요가바지를 걸쳐입고 머리를 올려묶은 여주는 냉장고 문을 열어 시원한 맥주를 꺼냈다.

푸쉬~

기분좋은 소리를 내며 딴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며 여주는 소파에 몸을 기대 앉았다.


문여주
아으~~~~시원하다!

걸쭉한 감탄사와 함께 온몸의 힘이 풀어지는 이 나른함이 좋다.

소파의 맞은편 벽에는 TV대신 커다란 사진 액자가 걸려있다.


사막. 시원한 물 한모금이 절실했던, 사막.

호로록, 맥주를 마시면서도 여주의 시선은 사진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문여주
지금 내 삶이 딱 사막인데. 갈증난다. 버석버석해.

한참을 물끄러미 사진을 보던 여주는 돌연 벌떡 일어나 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내년이면 스물아홉.

서른이 되기 전에, 자신의 20대. 특별한 무언가로 채워보고 싶었다.

절대.

사진 속 사막처럼 자글자글한 모래투성이인채로 살고 싶지 않았다.



찰칵.

셔터를 누른 여주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걸렸다.

사표를 냈다.

전 재산을 박박 긁어모아 시작한 여행.

카메라와 커다란 배낭이 전부인채로 떠난.

앙상한 길거리의 풍경이 담긴 사진들을 넘겨보던 여주는 고개를 들어 흐릿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문여주
추운거 딱 싫은데.

겨울을 피해서 따듯한 나라로 가볼까-?

아프리카? ㅎ

곧바로 핸드폰을 뒤적거리는 여주의 눈에 한 후원광고 배너가 떴다.

여주의 입가에 만족스런 미소가 지어졌다.

보람도 있고. 숙식제공도 싸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찾았다.



찰칵, 찰칵.

여주가 바쁘게 셔터를 눌렀다.

여기는 에디오피아. 봉사단의 일원으로 생활하면서 사진도 같이 찍고 싶다고 부탁드리니 흔쾌히 받아주셨다.

한쪽에는 아이들과 축구하며 뛰어노는 무리, 한쪽에서는 여자아이들이게 둘러싸여 무언가를 만드는 무리가 있었다.

카메라를 들어 축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 아이들의 얼굴이 참 예쁘다.

역동적인 모습들 중에는 꽤나 우스꽝스런 사진들도 있어서 카메라를 확인하며 웃음짓던 여주는 이번엔 조금 정적인 팀으로 앵글을 돌렸다.


문여주
.......

처음 보는 남자의 모습이 렌즈에 잡혔다.


정호석
아~이렇게?


작은 여자아이와 눈을 맞추며 웃는 그의 모습에 멍하게 그냥 셔터를 눌렀다.


찰칵.



정호석
아하하~ okok! I'll try!

작게 들려오는 그의 웃음소리와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여주는 멍하게 남자를 바라보았다.

예쁘다.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남자를 보고 예쁘다고 생각해도 되나?

그런 생각이 처음이라 잘 모르겠다.

근데 예쁜데.

예쁜 남자가 내 이상형이었나.



멍하게. 말 그대로 멍하게 남자를 바라보고 있자 그녀의 시선을 느낀 남자가 여주를 돌아보았다.



문여주
아.......

눈이 마주쳐버려서 얼떨결에 고개를 까딱여 인사를 하자 남자도 멋적게 웃으며 인사해준다.


우리의 시작이었다.

첫눈에 반한,

나의 첫사랑.



[매직샵] - 문여주님의 의뢰가 접수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