痴迷的男人
迷戀的男人:08


김 여주
"아, 어떡해..-"

우진오빠와 만나기로 한 시간에 너무 늦어버렸다. 약속 시간은 11시였는데,

12:30 AM
벌써 12시 반이다. 준비하고 빨리 나가도 1시는 넘을테니 곤란해, 우진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박 우진
- "어, 여주야. 바빠?"

김 여주
- "..미안해, 오빠. 늦잠을 자버려서.. 어디야?"


박 우진
- "괜찮아, 지금 약속 장소긴 한데."

김 여주
- "아직까지 기다린거야? 한 시간 반을?"


박 우진
- "응, 너 보고 싶어서. 그러니까 이럴 시간에 준비하고 나오시죠, 공주님~."

김 여주
- "아.. 미안해, 빨리 준비하고 나갈게!"

그렇게 전화를 끊고 화장을 시작했다. 평소에도 화장을 딱히 빡세게 하는 편이 아니라, 오늘도 피부 화장을 대충 마치고 틴트를 바르고 끝냈다.


눈에 띄는 향수, 황민현과 함께 골랐던 향수다. 향이 좋아서 쓰고는 있지만, 자꾸 황민현이 떠오르는 바람에 버릴까 고민이 되기도 한다.

김 여주
"..향이 좋아서 쓰는 것 뿐이니까 상관 없어."

그렇게 혼잣말을 읊조리며, 손목에 뿌리고는 향수가 묻혀진 손목을 뒷목에 두드렸다.

김 여주
"됐다-"


핸드폰을 보며 서있는 우진오빠가 한 눈에 들어왔다.

김 여주
"오빠!"

우진오빠에게 달려와 안기자, 덧니를 드러내며 웃는다.

01:05 PM

박 우진
"빨리도 오셨네요, 아가씨~"

김 여주
"미안해.. 그나저나 계속 서서 기다린거야?"


박 우진
"카페들렸다가 30분 정도 기다렸어."

김 여주
"앞으론 오빠가 또 기다릴까 봐 미안해서 알람 몇 개씩 맞춰야겠다."


박 우진
"기다리는 건 괜찮은데, 너 보고 싶은 거 참는게 너무 힘들어. 그러니까 빨리 나오세요, 아가씨~"

김 여주
"그렇게 말하면 절대 못 늦지, 앞으론 빨리 나올게."


박 우진
"후흐, 그럼 어디부터 갈ㄹ..-"


류 수정
"우진씨! 여기서 만나네요~."


류 수정
"아.. 김여주씨도 같이 있네요?"

우진오빠에게 반갑게 인사하더니, 그제서야 날 발견한 건지 못마땅하다는 듯 날 응시하는 류수정이다. 나에게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이 안 느껴지는 걸까.

김 여주
"아하하.. 안녕하세요."

류수정이 정말 너무 싫지만, 예의상 어색한 인사를 건넸다. 인사만 하고 헤어지는게 류수정에겐 백 번 고마워할 일일 거다. 우진오빠가 류수정에게 화내는 걸 막기 위함이니 말이다.


류 수정
"안녕하세요~ 몸은 괜찮아요? 저번에 연락하셨잖아요!"


박 우진
"그게 지금 네 입에서 나올 말이야?"

인상을 찌푸리는 우진오빠에게 전혀 모른다는 듯 물어보는 류수정이다.


류 수정
"뭐가요? 무슨 일인데요?"

김 여주
"사장님, 그만하고 얼른 갑시다."

우진오빠의 손을 붙잡고 다른 곳으로 향하려고 했다. 물론 류수정이 피해를 보는 것도 싫었지만, 무엇보다 우진오빠가 화나게 하는 건 싫으니까 말이다.

이제 끝났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던 그 때, 눈치없는 류수정이 우리 사이에 끼며 말했다.


류 수정
"저도 같이 다닐래요! 괜찮죠? 어차피 사귀는 사이도 아니신데."


박 우진
"류수정씨랑 다닐 의무는 없지 않습니까? 곱게 가던 길이나 가시죠."


류 수정
"후응, 우진오빠는 너무 나한테만 뭐라고 하더라."

김 여주
"저기요."


류 수정
"네?"

김 여주
"어장관리 그만하고 가요. 우진오빠도 네가 나 그렇게 만들었던 거 다 알거든요. 굳이 그렇게 가식을 떨어야 마음이 편한가 본데, 진짜 꼴도 보기 싫어요."

내 말에 동공이 흔들리는 류수정이다. 한 번 용기를 냈으니, 이번 기회에 세게 말해야겠다 싶어 짧게 한 마디를 더 했다.

김 여주
"네 입에 다시 한 번 더 우진오빠라는 말이 담기기만 해봐. 그 땐 내 이미지고, 뭐고 그냥 너 족칠테니까."


당당하게 우진오빠의 손을 잡고 주변에 있는 카페로 들어왔다. 용기를 냈긴 했지만, 류수정을 보면 자꾸만 생각나는 쇠붙이에, 류수정을 마주하니 무서웠다.


박 우진
"괜찮아?"

힘이 풀려, 의자에 앉고 엎드리는 내게 묻는 우진오빠다. 어차피 금방 괜찮아질 거, 걱정시키긴 싫어 별 거 아니라고 금방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박 우진
"..무서웠지? 그래도 무서운 거 티도 안 났고, 멋지게 잘 말했어."

김 여주
"후으.. 응, 다행이네."

우진오빠 덕분에, 무서워 떨리던 몸과 마음이 금방 안정됐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어쩐지 들어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대휘
"누나?"

김 여주
"아, 어제 그..-"

이름이 기억 안 나, 미간을 찌푸린 채 기억해보려 노력하는 내게 금방 해맑게 웃으며 "이대휘요, 이대휘."하고 답해주는 저다.

김 여주
"아, 으응. 또 보네."


이 대휘
"난 누나 또 봐서 좋은데, 히."


박 우진
"역시 우리 여주, 인기많네. 너무 예쁘니까 남자들이 막 붙잖아, 응?"

우진오빠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던 이대휘의 친구가 이대휘를 끌고 가듯 데려간다. 그러자 내게 "나중에 봐요, 누나!"하고 소리치는 저다.


박 우진
"진짜 너무 예쁜데다 인기도 많아서 불안하다, 너."

김 여주
"인기는 오빠가 더 많거든요~."

말을 끝내자 마자, 귀엽고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가 다가와서 우진오빠에게 싱긋 웃으며 물었다.


강 미나
"전화번호 좀 주실래요?"


박 우진
"아니요."


강 미나
"왜요, 연락 좀 주고 받으면 어디 덧나요?"


박 우진
"여자친구가 있는데 그쪽이랑 제가 왜 연락을 주고 받습니까?"

마음에 드는 우진오빠의 대답에, 푸스스 웃어보였다. 그제서야 내가 보인 건지, 자신의 왼쪽 팔과 오른쪽 팔을 꼬아 팔짱을 끼더니, 기분 나쁘게 피식 웃어보인다.


강 미나
"설마 저쪽이 여자친구에요?"

내가 여자친구냐 묻는 여자의 표정은 아주 가관이다. 어이없다는 듯, 가소롭다는 듯한 그런 표정이었으니 말이다.

김 여주
"네, 제가 이 사람 여자친구인데요."


강 미나
"풉.. 아, 죄송합니다. 저는 그래도 예쁜 사람이랑 사귈 줄 알았는데, 의외라서요."

여자의 말에, 그제서야 느꼈다. "이 사람, 여우구나."하고 말이다. 대놓고 비꼬는 모습이 아주 꼴보기 싫다. 하지만 저런 모습의 여자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우진오빠가 더 미웠다.


강 미나
"이런 걸 여친이랍시고 두고 철벽치는 것도 웃기네."

혼잣말을 읊조리는 걸 듣고, 너무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 말했다.

김 여주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강 미나
"네? 뭐가요-"


박 우진
"여주야, 앉아."

김 여주
"뭐라고 지껄였냐고요!"


박 우진
"앉으라고, 김여주."

나의 손목을 잡고 차갑게 말하는 우진오빠에, 어쩔 수 없이 다시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여자는 아까처럼 눈웃음을 치더니, 자신의 친구가 있는 쪽으로 간다.


박 우진
"그 새에 전화번호를 저장해놨네."

그 말에 힐끗 쳐다본 우진오빠의 핸드폰엔, "미래의 여친"이라고 써있었다. 그 여자가 마음대로 저리 써놨나 보다. 저걸 보니 더욱 화가 났다.

날 엿먹이려는 거나 다름없는 거잖아.

김 여주
"..지워. 저 사람 기분 나빠, 진짜."


박 우진
"왜, 너도 이대휘인가 뭔가 그 애 전화번호있잖아."

김 여주
"..지워."


박 우진
"왜 그러는데-"

김 여주
"지우는게 당연히 맞는 거 아니야? 여자친구가 있는데 어떻게 안 지워?"


박 우진
"너야말로, 이대휘 전화번호있잖아. 똑같은 거 아닌가?"

그 말에, 분위기는 더욱 싸해졌다. 나도 지우겠다고, 우진오빠도 지우라고 말을 하니 그제서야 알았다며 보는 앞에서 전화번호를 삭제하는 우진오빠다.

김 여주
"저 여자 나갈 때에 인사해주지 마."


박 우진
"알았어."

김 여주
"말걸어도 무시해, 아무 반응도 해주지 마."


박 우진
"..알았다니까."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금방 자리에서 일어나 문쪽으로 향하다가 우진오빠에게 인사를 건네는 여자다.


강 미나
"나 갈게요, 연락해요-"


박 우진
"전화번호 지웠습니다, 연락 안 할 거에요. 그럼 가세요-."

분명 말을 섞지 않는다고 했음에도 말을 한 우진오빠에게 화내듯 말했다.

김 여주
"말 안 한다고 했으면서 왜 말섞었어?"


박 우진
"연락 안 할 거라고 얘기한 거잖아."

김 여주
"그런 걸 왜 말해, 저런 사람은 어차피 여기저기 전화번호나 물어보고 다닐텐데."


박 우진
"야, 화날 만한 건 알겠는데 그런 말은 하지 마라. 그런 말하고 다니면 개념없어 보여."

내가 심한 말을 했단 걸 나도 느꼈다. 뒤에서 비꼬는 말이었단 걸 나도 아니까 말이다. 하지만 우진오빠가 저리 답을 해서, 개념이 없어 보인다고 해서 괜히 억지부리듯 우겼다.

김 여주
"왜, 그렇잖아. 여기저기 들이대고 다닐 것 같은데."


박 우진
"하지 말라고, 너 개념없어? 진짜 그런 말 좀 하지 마라."


박 우진
"정떨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