請對我微笑
#27 奇怪的一天


유난히 추운 날이었다


김태형
아 박지민 개새야, 네 PPL을 왜 우리 회사에서 찾아


박지민
-아 제발, 나 스캔들난거 막아야해, 응? 친구야

전화통화 상대는 박지민

태형이 이사로 승진한 것을 축하하는,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회식자리를 담배를 핑계로 빠져나온 상황이다


김태형
하아...야, 내가 이사라고 해도 다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야


박지민
-제발..제발 친구야....

그때였다

서여준
시발, 진짜 개새끼..

골목 귀퉁이, 척척하게 젖은 그 바닥에 주저앉은 채

서여준
왜, 대체 왜...

분명 울고 있었다

엉엉 우는게 아니라

악을 쓰는게 아니라

눈물만 흘렸다

서여준
그래, 알았잖아..알고 있었어...알고 있었..시발

웃는 것 같기도 했다

약간의 헛웃음이 흐르는 눈물에 가려졌다

처음 본 여준은

소름끼치도록 슬퍼보였다


김태형
....박지민, 끊어


박지민
-PPL, 안시켜주면 안 끊ㅇ..

뚝, 끊긴 전화

이름도 모르는 그 여자에게 조금, 다가갔다


김태형
.....술냄새

술을 마신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이 여자

신발이 없네


김태형
....이렇게 있으면 춥습니다

한번도 베푼 적 없던 호의

가까이 다가가 말을 건네자

서여준
........

초점없는 눈빛이 내게 닿았다

그 순간 숨이 턱, 막힌 것 같았고

그녀의 말은 나를 멈추게 했다

서여준
날 그렇게 보지 말아요


김태형
........

서여준
나 안 불쌍해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골목을 나섰다

맨발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잡았다


김태형
....신발 가져다 줄게요, 그거 신고 가요

또 다시 흐르는 눈물과 의미없는 웃음

서여준
왜, 너도 나랑 자고 싶은거야?

나는 결국 그녀의 손을 놓았다

같이 있으면

내가 더 이상해질 것 같아서

모든 것이 이상한 이 날

여준과의 첫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