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種能力

七種能力 2 07

김태형 image

김태형

확실히 짧게 있다가 가긴 했네요.

김여주

네, 제가 봐도 그렇게 오래 있다가 간 건 아닌 거 같아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다 봤습니다. 더 할 것이 있나요?

판사는 보던 cctv 영상을 끄고 일어나서 말했다.

김지수 image

김지수

아니요, 이제 없습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순번 9번 수사보고는 증거기각하고 나머지 증거는 채택하도록 하죠. 증거제출 하세요.

다녀오는 것도 괜찮고 변호사한테 가는 것도 그리 멀지 않아서 좋긴 하다만..

검사를 내가 직접 걸어서 보러 가야한다는 것이 짜증났다.

진짜로 박우진 보고싶다.

나는 싫다는 것을 티내지 않기 위해 표정없는 얼굴을 유지하고 구두소리를 내며 걸어갔다.

또각- 또각- 또각-

서은광 image

서은광

너.. 너..

김여주

왜 그러시죠? 증거부터 ㅈ..

검사는 나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갑자기 빠르게 손을 뻗은 탓에 피하지 못한 채 검사에게 머리를 잡혔다.

김여주

아..!! 저기요!! 이거 놓으세요!!

서은광 image

서은광

너 이 마녀 계집, 나 쪽팔리게 하려고 일부러 USB 보란듯이 들었던 거지? 내가 만만해? 부판사 주제에 왜 자꾸 까불어.

머리채를 쥐어 뜯을 때는 악착같이 버틸 수 있었다. 그렇지만 검사의 '부판사 주제에'라는 말을 들으니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느낌을 받으며 눈이 번뜩 띄어졌다.

뚝-

김여주

아주 입에 부판사 주제에라는 말이 붙으셨나 봐요?

나는 검사에게 똑같이 머리채를 쥐며 말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그만하세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당신들이 어린 아이들도 아니고 유치하게 뭐하는 거예요. 그리고 검사님, 제가 부판사님을 괴롭히라고 다녀오라한 게 아닌데 도대체 왜 그러신 거죠?

서은광 image

서은광

얘는 부판사도 아닙니다. 마녀라구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존칭 사용하라고 했을 텐데요. 여기서 재판장 분위기 흐리실 겁니까? 당신의 행동에 피해자와 피고인의 죄가 결정되는 거라구요. 엄숙해지세요. 두 번 말하게 하지 마시고.

서은광 image

서은광

..죄송합니다. 판사님.

김태형 image

김태형

저 말고 부판사님에게 사과하시죠.

서은광 image

서은광

..미안합니다.

검사의 사과를 받으면 더 기분이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더 무거워지는 것은 왜일까?

김태형 image

김태형

재판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판사선고는 2월 23일 오후 12시에 진행하겠습니다. 피고인이 안 나오셔도 그 날에 선고합니다.

드디어 모든 재판이 끝이나고 퇴근할 시간이 다가왔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괜찮아요? 오늘 좀 많이 힘드셨을 거 같은데.

김여주

말 시키지 마세요. 안 그래도 겁나게 짜증나요.

욕을 끊을래야 끊을 수가 없다. 검사가 하루이틀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김태형 image

김태형

보관함 열쇠 주세요. 평소에 수고하시니 제가 가져다 놓겠습니다.

판사의 말에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어 잡히는 것을 집어들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그거 귀걸이 아니에요?

열쇠가 아닌 귀걸이? 난 귀걸이를 끼고 다니지 않는데 어째서 내 주머니에 이게 나왔을까?

아, 그러고보니 변호사한테 귀걸이를 전해준다는 것을 깜박하고 주머니에 쑤셔넣은 기억이 있다.

김여주

아.. 귀걸이 변호사님한테 가져다 드린다는 걸 깜박하고 계속 가지고 있었네요.

나는 얼른 다른 쪽 주머니에 손을 넣어 열쇠를 판사에게 쥐어주며 말했다.

김여주

저 변호사님한테 가야겠어요. 열심히 퇴근하고 다음 재판에 봐요.

김여주

변호사님!

변호사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내가 너무 갑자기 잡아서 그런 것인지 변호사는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김지수 image

김지수

..아, 부판사..님.

김여주

혹시 귀걸이 잃어버리지 않으셨나요?

변호사는 귀를 만지작거리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지수 image

김지수

아니요, 안 잃어버렸어요.

김여주

오늘 말고 저번에 말이에요.

김지수 image

김지수

아, 저번이라면 잃어버렸어요.

나는 변호사에게 귀걸이를 건네주었다.

김여주

이거 받아요. 저번에 저 뒹굴었던 거 알죠? 이 귀걸이 구하다가 그런 거예요.

김지수 image

김지수

...안 찾아주셔도 됐는데.

변호사는 귀걸이를 보며 처음에는 무표정으로 바라보다 울먹이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김여주

그래도 귀걸이 하나만 있는 것보다 낫잖아요. 가져가세요.

김지수 image

김지수

아니요 사양하겠습니다. 미안합니다.

김여주

그래도 귀걸이 가져가시면...

김지수 image

김지수

됐다니까요!!!

변호사는 뒤를 돌다 내 어깨를 쳤고 귀걸이도 내 어깨를 침과 동시에 날라갔다.

김지수 image

김지수

그러게 왜 자꾸 강요해요, 당사자가 괜찮다고 하는데.

이번엔 내가 잘못한 게 맞는 것같다. 싫다는 사람에게 강요를 했으니.

김여주

죄송해요, 그렇게 싫어할 줄은 몰랐어요. 사과하는 뜻으로 나중에 밥이라도 사드릴까요?

김지수 image

김지수

저희가 언제부터 친했다고 밥을 같이 먹어요? 친한 척도 정도가 있죠.

김지수 image

김지수

부판사는 변호사보다 더 낮다면서요?

김지수 image

김지수

저는 저보다 낮은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네요. 그럼 이만.

{seven abilities}

늦게와서 미안합니다.. 미안한 만큼 평소보다 분량 쬐애애꼼 더 늘렷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