吸血鬼皇室 [第二季]

33.

덜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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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

이상한데.

지나치게 평범한 그냥 집무실처럼 보이는 곳이였다. 근데, 그 울음 소리는 분명히 여기서 들렸는데. 정말 귀신일 리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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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아니면... 내가 착각을 한 건가아아아아악!!!"

말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제 다리에 감기는 무언가가 느껴지자 집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며 버둥거리는 남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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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뭐야!! 이거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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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나,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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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아악! ... 어?"

몸에 성한 곳 없이 피로 뚝뚝 물든 백현이 남준의 다리를 껴안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아마 끌어 안았는데 난리를 친 남준 때문에 몸이 사정없이 흔들린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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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배... 백현 씨... 괜찮으세요? 어떡해... 죄송해요... 진짜. 일어나실 수 있어요? 그, 아니면... 아! 제가 업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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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괜찮아. 나 일으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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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네? 아, 네."

부들거리는 백현의 팔을 잡아 안듯이 두 발로 서게 해준 남준이 백현에게서 떨어지려 했다.

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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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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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떨어지지... 마. 혼자 못 서."

미간을 찡그리며 남준의 팔을 부여잡은 백현이 재빨리 남준에게 기대었다. 더 버텼다간 그대로 쓰러질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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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많이 힘들어요?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응? 진짜 환장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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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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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또 알려주기 싫어요? 아직 안 내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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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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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난 당연히 괜찮아요. 근데 백현 씨 많이 발전했네. 사과도 이렇게 할 줄 알고. 근데 서 있는 거 힘든 것 같은데. 저기 소파 가서 누워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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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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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백현 씨가 뭐 때문에 여기서 이런 상태가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상대도 어차피 저보다는 위치가 낮아요. 전 태형이 바로 밑이니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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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그래도... 다른 데 가서 누우면 안 돼?"

솔직히 남준에게 맘껏 칭얼거릴 수 있는 입장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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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남준 사무실은?"

지금 백현은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스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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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덮을 게 이것 뿐이에요. 정한이가 예전에 덮던 건데, 추우면 이거라도 덮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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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괜찮아."

백현을 소파에 눕힌 남준은 따뜻한 물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자기도 누워 있는 백현의 옆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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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한 대신이 그랬어요?"

백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표정에 변화도 없었다. 그냥 묵묵히 젖은 수건으로 피범벅이 된 제 몸을 살살 닦아낼 뿐이었다.

남준은 대답을 받을 목적으로 꽤 단도직입적인 시도를 했는데 백현이 신경도 쓰지 않자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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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잠시 밑에 내려가야 해요. 혼자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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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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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27)

"오래 걸리지는 않아요. 다녀올게요."

백현을 살피느라 예정된 브리핑 시간보다 늦게 도착할 것 같았다. 오늘 의료팀이랑 하는 회의는 중요한 심지가 될 수도 있었기에 얼른 가야한다.

바로 자리에서 일어난 남준은 백현에게 금방 다녀온다는 미소를 지어보이곤 서둘러 방을 빠져나갔다.

다들 입을 다물고 걷고 있는 분위기에 맞지 않게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비롯한 각종 생물들이 내는 음색들이 기분 좋은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그 소리가 귀를 채워주기도 했고, 제일 앞에서 앞장서는 태형이 축 처져서 가고 있어서... 다들 입은 꾹 닫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걸은지 대충 두 시간이 흘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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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

갑자기 맨 뒤에서 엄호하며 걸어오던 정국이 제 바로 앞에 있던 예원의 팔을 붙잡아 꼭 끌어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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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 (23)

"뭐야. 정국아 갑자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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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쉿."

검지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대는 정국의 표정에는 긴장이 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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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 누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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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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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아까부터 느꼈는데, 아무래도 누가 우리 따라오는 게 맞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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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 누가? 여기는 지금 아무도 없을 숲이야. 남쪽 거주자들은 우리가 여태 있었던 골짜기도 넘어가야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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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나도 알아. 근데 정말로 누가 우리를 따라오고 있어."

김태형 (25) image

김태형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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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다들 코하고 입 막아."

태형의 말에 다들 움찔하며 천천히 손을 얼굴로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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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나도 지금 그 상황이 아니길 바라고 있는데,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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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23)

"오빠 설마 블타병 환자는 아니겠지? 응?"

잔뜩 겁에 질린 눈동자로 말하는 은비를 다른 한 손으로 인아오며 태형이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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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모르겠어... 근데 만약 환자라고 해도 오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은비야 몸에 힘 빼. 너무 긴장했다. 인간한테는 영향 안 준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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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23)

"뱀파이어한테는 영향을 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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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괜찮아, 아무 일 아닐 거야."

말을 그렇게 하지만 사실 태형도 초긴장 상태였다. 정국은 평소에도 미행을 당할 때 알아채는 훈련을 자주 했었다. 이제 미행 하나는 정말 최고인 호석이 붙어도 정국은 알아차릴 정도이다.

그렇기에 정국의 의견은 더더욱 무시할 수 없었다.

조금 더 똘똘 붙으라며 흩어진 일행을 모으는 와중에, 태형은 혼자 멍하니 서 있는 정한을 발견했다. 위험하게 저기서 뭐한데. 정한은 수풀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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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정한아, 이리와. 거기서 뭐해?"

태형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정한은 뒷걸음질 치며 수풀에서 멀어졌다. 근데 여전히 태형의 일행 쪽으로 몸을 틀지는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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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정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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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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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빈 (23)

"윤정한, 이리와. 왜 그래. 지금 주위에 뭐가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잖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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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태형이 형!!"

순식간이었다.

정한이 계속 주시하던 수풀에서 검은 액을 잔뜩 뒤집어 쓴 형체가 튀어나왔다.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검게 칠해진 생물은 애초에 제 앞에 서 있는 정한은 목표가 아니라는 듯, 그대로 태형에게 돌진했다.

빨랐다. 분명 블타병 환자들은 빨리 이동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는데 이 자는 매우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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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읍, 으읍!!"

호흡으로 전염될 상황을 우려해 입을 틀어막고 말하니 전달력이 부족했다. 태형은 몸짓까지 더해서 얼른 나가라고 난리를 쳤고, 그에 은비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망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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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황은비 (23) image

황은비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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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읍읍!"

그렇게 둘이 멍하니 보고만 있자, 석진이 얼른 은비를 끌었다. 힘없이 그대로 석진에게 끌려가는 은비는 끝까지 태형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애들을 끌고 달리는 석진은 알았다. 태형은 쉽게 사라질 아이가 아니라는 걸.

그걸 믿기에 지금 동생을 위험한 상황에 두고도 다른 아이들부터 챙기는 것이었다. 최대한 멀리 도망쳐 당장 튀어나갈 것 같은 정국을 진정시키고, 말 잘 듣는 예원과 빈은 그 옆에 앉혔다.

이미 조용히 우는 은비는 혼자 진정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며 자신도 잔뜩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했다.

자신은 불과 하루 전에도 태형과 냉전 중이었다. 그가 항상 속에만 넣어두는 방식이 싫었고, 자신과 함께 공유해주길 바랬다.

속만 썩히고 놀기 좋아하는 동생이 한 편으로는 짜증나기도 했다. 그런데 태형과 대화를 나누면서 석진은 제대로 깨달았다.

내가 생각하던 태태는 어린 시절에 갇힌 아이었구나. 이제 그런 아이가 아닌데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그래서 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제가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태형의 뜻을 따르며 서둘러 비켜준 것이었다.

물론 석진도 가슴이 찢어지고 미어졌다. 형이라는 주제에 해줄 수 있는 게 이것 뿐일까. 근데 달리 방법은 없었다.

지금으로선, 태형을 믿는 게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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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

생각을 정리하니 그제야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근데... 분명히 모두 데려왔다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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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7)

"정한이 어디 있어? 그 의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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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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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빈 (23)

"어? ... 그러네?"

모두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눈을 깜박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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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2)

"윤정한은, 혼자 공격하고 방어가 가능해."

그래서 지금 당장은 문제 없을 거야. 태형이 형이랑 같이 있을 수도 있고.

근데... 의사는?

채앵-

대낮에 울리는 능력을 사용하는 소리라니. 태형은 참 듣기 싫다고 생각하며 재빨리 방어 자세를 바꾸어 이 이상한 생물체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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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상당히 지능적이었다.

어느새 자신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읽으며 그에 맞는 공격을 하고 있었다. 학습 능력까지 수치를 꽤 보이는 듯 했다. 이러면 곤란한데.

주머니에는 다행히 손수건이 있었다. 그걸 두르고 한 손으로 누르고. 하지만 다른 한 손으로만 싸우는 것도 이제 무리가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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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어흑!!!"

와, 힘 장난 아니다. 그 생각을 하는 순간 몸이 뒤로 밀렸다. 밑동이 거대한 나무에 박은 등은 멀쩡하지 않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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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으윽... 하억..."

숨을 쉬는데 갈비뼈 하나하나가 덜그럭거리는 느낌이 생생했다. 시야가 흐려지고 몸에서 이상한 느낌이 자꾸 흘렀다.

죽겠구나.

다시 한 번 자신에게 달려오는 저 괴물의 모습이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흘렀다. 검은 타액들을 휘날리며 달려오는 모습이 참 가관이었다.

나 아직 은비하고 할 거 많은데.

하필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 울 것 같은 얼굴이라니. 나도 참 나쁘다. 내가 여기 죽어 있는 거 보면 우리 아가 많이 울겠지? 그럴 때는 내가 달래줘야 했는데.

미안해... 내가, 내가 시작한 일이니까... 내가 끝내는 게 맞아. 분명히 무언가가 날 노리고 있는 거니까... 내가 사라지는 게 맞아.

콰광-!!!

"크릉... 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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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윤정한?"

이상한 생명체의 숨을 순식간에 끊어버린 건 정한이었다. 그것도 건장한 늑대의 모습을 한.

은빛 털을 날리며 당당하게 저보다 세 배는 더 큰 괴물을 물어 쓰러뜨린 정한은 앳되지만 성숙한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여리기만 했던 저 아이가 언제 저만큼 자란 걸까.

그것도 잠시, 태형은 몸이 부서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 그 고통보다 끔찍한 건 몸에서 뭔가가 흐른다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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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커흡!!"

기침을 하자 뱉어지는 것은 진득하고 검은 타액. 이제 진짜 끝이구나.

정한은 천천히 태형에게 다가갔다. 투명하고 영롱하게 빛나는 늑대의 눈동자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한 태형은 그에게 살짝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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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내 새끼 다 컸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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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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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정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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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윤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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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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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내가 다른 애들한테 무슨 말 전하고 싶어하는지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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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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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아마 네가 생각하는 그대로일 거야. 약속할게. 그리고, 아저씨는 아저씨 선택 후회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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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꼭... 꼭 우리 정한이 멋진 어른 늑대가 돼서 나 만나러 와. 아저씨는 어디든지 너 기다리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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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아저씨 이제 힘들다... 얼른 가, 정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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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14)

"..."

점점 몸에 힘이 빠지는 걸 느끼는 태형이다. 그 느낌이 너무 생생했고, 실감이라는 감정이 몸을 옥죄여서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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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얼른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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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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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 정한아."

"변백현 씨 만나면... 나 꼭 찾아달라고 말해줘. 알았지? 꼭, 꼭 변백현 씨한테만 말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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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이제... 이제 가, 그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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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14)

"..."

예쁘게 웃는 태형을 빤히 바라본 정한은 그대로 등을 돌렸다. 더 있어봤자 득이 되는 건 없었다. 일이 있다면 이제 곧 저를 공격하려 들겠지.

아저씨와 싸울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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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5)

"정한아... 아저씨 꼭 찾으러 와."

'응, 악속할게요.'

아저씨는 생각이 있을 거니까. 난 믿고 아저씨가 하라는 대로만 해요.

꼭, 다시 찾을게요.

하늘에서는 눈이 내렸다. 새들이 우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이따금 날아다니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 차가운 바닥에서, 소복히 새하얀 눈을 맞으며.

태형은 점점 검은 바다 속으로 침몰했다.

그의 표정은 편안하고 평온했다.

마치, 기나긴 꿈을 준비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