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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fireontherock
★ 평점 : 10 점
⚇ 조회수 : 1,3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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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올해부터 명재현과 같은 반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 삶은 조금 달라졌다.

사실 같은 반이 된 것에 대해 별다른 기대감은 없었다. 오히려 걱정이 더 컸다. 그 애는 누구나 아는 양아치였다. 반에서 그 애가 빠지면 교실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는 게 다들 익히 알고 있을 정도였다.
나는 그런 애들과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다. 내가 꿈꾸는 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었고, 그런 애들이 내 목표를 방해할까 봐 두려웠다. 성적을 올리려면 아무래도 평범하고 착실한 친구들과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애를 보기만 해도 신경이 쓰였고, 처음에는 정말로 그 애가 싫었다.
재현이는 언제나 시끌벅적하고 웃기기만 했다. 한마디로, 항상 에너지가 넘쳤다. 유머 감각도 뛰어나서 그 애가 말하는 대로 웃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그 유머가 피곤하고 귀찮았다. 내가 생각하는 학업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애는 내가 그렇게 의도적으로 멀리하려고 해도 항상 내 옆에 있었다. 교실에 들어설 때마다 내 자리를 툭툭 쳐가며 장난을 걸었고, 수업이 끝나면 너도 나랑 같이 가자며 또 내 옆에 끼어들었다. 처음엔 왜 저렇게 나를 귀찮게 할까 싶었지만, 차츰 그 애의 다정한 면모도 엿보이기 시작했다.
"여주야, 오늘은 나랑 점심 먹자," 재현이가 수업이 끝나고 갑자기 나를 불렀다.
"내가 왜 너랑 점심을 먹어야 해..?" 나는 얼핏 웃으며 말했지만, 그 애의 눈빛에서 다정함이 느껴지자 왠지 모르게 괜히 마음이 약해졌다.
"그냥, 나랑 같이 먹자. 혼자 먹는 것보다 재밌잖아."
장난끼 넘치는 그 애의 말에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봐도 그 애는 그냥 장난으로 나를 귀찮게 하는 게 아니었다. 나에게 조금이라도 친해지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 날 이후로 그 애는 점점 더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나는 그 애의 말투나 태도에 점차 익숙해졌다.
이후 명재현이 내게 진지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올 줄은 몰랐지만...
고등학교 축제가 다가오면서 나는 재현이와 같은 팀이 되어 함께 춤을 추게 되었다.
정말 하기 싫었지만, 체육 수행평가가 포함되어있어서 빠질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그 애가 억지로 나를 춤에 끌어들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그 애는 내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대해주었다.
"여주야, 너도 춤 춰 봐! 이렇게 하면 재밌어." 재현이가 웃으며 내 손을 잡고 이끌었다.
"ㄴ...나는 춤 못 추니까, 그냥 너 혼자 추면 돼."
나는 여전히 어색하게 대답했지만, 그 애는 그런 나를 보며 웃었다.
웃음 속에는 장난기가 묻어있으면서도, 뭔가 더 따뜻한 감정이 느껴졌다.
"괜찮아, 나도 처음엔 못 춰서 애들한테 이렇게 배웠어. 내가 동작 알려드림~"
그 애는 신나서 나를 무대 앞으로 이끌었다.
그 순간, 재현이의 웃음소리와 함께 나도 모르게 조금씩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춤을 추면서 느껴지는 그 애의 다정한 손길과 그의 진지한 눈빛은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처음에는 불편하고 어색했지만, 점점 그 애와 함께 있는 시간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그 애의 장난스러운 태도도, 이제는 피곤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장난이 내 마음을 풀어주었다.
잠시 숨을 고르다 서로의 눈을 마주보게 되었는데..
"봐, 할 수 있잖아?ㅋㅋ"
"응... 생각보다 어..렵진.. 않네 ㅎ"
나는 조금은 부끄럽게 대답했다.
명재현이 말을 걸 때마다 귀찮긴 해도.. 나쁜 애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명재현한테 말리고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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