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ing Single Dad Kim Seok-jin

35. Dating Single Dad Kim Seok-jin

도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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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 프로포즈














"몇 년 전부터 보라색
했던 거 아니에요···?"





"응 맞아."





"근데 왜 갑자기 금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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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에 좋아하는 색
있냐고 물어봤던 거 기억해?"





오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니, 픽 웃고는 다시 이어 말한다. 그때 여주가 노란색이라고 했었잖아, 새로 염색하려고 물어본 거였어. 충격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 왜 굳이 나 때문에?





그때 갑자기 생각나는 하나의 기억. 머리카락이 보라색인 이유가 죽은 아내분이 좋아하던 색이라서라고. 아내를 위해서 했던 머리라면 이미 몇 년은 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 만약 결혼을 하기 전 연애를 할 때부터였다면, 아마 훨씬 더 오래 전부터. 그렇게나 오래 해오던 색이라면 아내가 좋아해서뿐만이 아니라 정이 들어 오빠에게도 소중한 색일 텐데, 왜 굳이 나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을까?





"그때 사랑하던 사람은 애들 엄마였으니까
보라색이었던 거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은
여주잖아. 그렇다고 애들 엄마를 이젠
사랑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겠지. 여진이
현진이 낳아준 사람이고, 나한텐
너무 소중한 사람이니까."





"······."





"그렇다고 과거에만 머물러있을 수만은
없는 거잖아? 이젠 그 사람이 곁에
없어도 괜찮아, 네가 있으니까.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만큼, 어쩌면
더? 사랑하고 있어, 나."





눈물이 핑 돌아 코 끝이 찡해졌다. 오늘은 내가 오빠를 울리는 날인데 어쩌다 내가 눈물을 보이게 된 건지. 오빠는 왜 우냐며 날 달래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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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맛있겠다."





곧이어 시킨 메뉴들이 순서대로 나오기 시작했다. 스테이크를 썰며 조잘조잘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 오빠와 달리 나는 반대로 식은땀이 줄줄 흘러 하고 있는 얘기에 집중을 통 하지 못했다.





"여주 어디 아파?
안색이 많이 안 좋은데."





"아니에요, 아무것도. 근데 저 오빠···."





"응, 왜?"





막상 프로포즈를 하려니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가 않았다. 오히려 너무 긴장이 되어서 그냥 나중에 할걸 후회나 하고 앉아있고. 그래도 이미 시작한 판, 오늘 확실히 오빠를 감동에 젖어 울려보겠다고 다짐하고서 우물쭈물거리던 입을 드디어 열였다. 머리 다시 봐도 너무 예뻐요···!





이 망할 주둥이···! 또 말을 실수하고 말았다. 전에 향수 때도 그러더니 긴장만 하면 왜 대체 이상한 말만 하고 있는 건지. 이러다간 오늘 성공하지 못할 것 같아서 주머니에 있던 반지 갑을 몰래 쏙 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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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요한 얘기야?"





"그, 그게요··· 우리가··· 그···."





"어 말해 말해."





한 입 가득 넣어서 맛있게 오물오물 먹고 있는 오빠에게 미안할 지경이었다. 너무 질질 끌어도 안 좋은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보통 여자가 프로포즈를 하는 경우는 적으니 오빠가 전에 아내분께 프로포즈를 했을 거라는 생각에 묘한 선배미가 느껴졌다. 오빠는 이 떨리는 걸 대체 어떻게 했을까···?





"여주야 이거 먹어봐, 되게 맛있다."





너무 떨려 포크를 쥐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다. 일어서서 해야 되나? 그냥 앉아서 반지 끼워줘도 되나? 온갖 생각들이 난무했지만 일단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오빠 저랑, 결혼해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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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저랑 결혼···."





"뭐··· 뭔, 결.. 뭐?"





오빠는 눈을 지금껏 봐온 것 중에서 가장 동그랗게 뜨고서 날 바라보았다. 사실 그럴 만도 한 게, 얘기하다 말고 다가와서는 갑자기 무릎부터 꿇고 반지 상자를 열어 결혼하자고 했으니. 지금 오빠의 표정은 딱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가 있다.





이 아이가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상대의 반응에 더 당황한 건 나였다. 분명 프로포즈를 받자마자 입을 틀어막고 감동의 눈물을 쉴새없이 흘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너무 드라마만 봤나 보다.





"네 결혼··· 하자고요."





"······."





"···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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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눈물 나려고 하는데···
아니 이미 나고 있네···."





아니 나 안 울어. 안 울, 어흑. 안 울어 여주, 흑. 끄흡··· 진짜 안 우는데··· 끅. 오빠는 입술을 파들파들 떨더니 이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가녀린 소녀처럼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성공이다! 울리기 성공했어! 울리기 작전 대성공이라고!





이 상황이 너무 웃기고 잘 해냈다는 뿌듯함에 활짝 웃는 얼굴로 펑펑 우는 오빠를 안아주었다. 어깨가 워낙 넓은 탓에 팔까지 다 안으려면 조금 버거웠지만.





"오빠, 손 줘 봐요."





"으흥···? 어 반지··· 반지
맞아, 반지 끼워야지···."





"네 손가락 쫙 펴고요."





오빠는 반지가 끼워진 약지손가락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서 또 눈물을 퐁퐁 흘렸다. 울리려고는 했지만, 그리고 결국 울려버렸지만 이거 생각보다 너무 많이 우는 오빠에 이젠 당황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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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거 18K야? 흡,
많이 비쌌을, 텐데."





"아뇨 24K. 근데 이제
눈물 뚝 하시고."





"아니 뭘 24K나 하는 걸로,
허윽··· 이거 진짜 예쁘다···."





··· 대성공 수준이 아니라 대대성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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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뭔 헛소리야."





"헛소리 아니고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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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지? 꿈이라고 말해줘 제발."





··· 왜, 도대체 왜 둘 다 아무 말 없는 거냐고···. 꿈이 아니라면서 깍지 낀 손을 들어 흔들어 보이는 우리에 김태형은 아무 말 없이 식탁으로 풀썩 머리를 쿵 박았다. 그리고 못 믿겠다는 듯이 중얼중얼.





하지만 문제는 김태형이 아니었다. 바로, 지금 옆에서 몸이 확 굳은 채로 그걸 다 듣고 앉아있던 여진이. 원래는 내가 따로 둘이서만 얘기를 해볼까 했었지만 다 같이 있을 때 하는 게 더 믿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여진이도 부른 것이었다. 아이가 놀라지 않게, 또 배신감을 느끼지 않도록 내가 직접 여진이에게 다가가 몸을 굽혀 눈높이를 맞춰왔다.





"여진아."





"······."





"혼란스러운 거 알아."





두 손을 모아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고개를 푹 숙이길래 내가 그 손을 따뜻하게 감싸 잡아주었다. 그러자 다시 머리를 들어올려 눈을 마주보는 여진이. 오히려 내가 더 당황하자 오빠가 날 마주보고서 할 수 있다는 눈빛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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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가, 여진이 낳아주신 분
만큼 해줄 수 없을지도 몰라."





"······."





"그래도 여진이가 원하는 건 다 하게
해줄 거야. 죽을 힘을 다해서 사랑해
줄 거고, 진짜 내가 낳은
아이처럼 키울 자신 있어."





그리고 힘들면 엄마가 아니라 지금처럼 언니라고 불러도 돼. 적응이 되거나 안 되거나 상관 없어, 그냥 여진이가 언니를 믿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야. 그러니까 여진아, 언니 믿고 의지해주면 안 될까?





그렇게 여진이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흔들리는 동공으로 날 쳐다보았다. 이 예쁜 아이에게 크나큰 상처를 준 그 세 명의 여자들이 찢어지게 후회를 하도록 그만큼 여진이를 잘 키우고 싶었다.





"···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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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아빠랑 언니랑··· 결혼하는 거."





"··· 여진아."





너무 고마운 나머지 여진이를 부둥켜 안았다. 얼마나 고민했을까, 하면서 내가 다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사실상 부모님에게 허락을 받는 것보다도 결혼을 하게 되어 같이 살 여진이의 의견이 더 중요했다.





"언니가 진짜 잘 할게···
진짜 너무, 너무 고마워."





"다른 사람 아니고
언니니까 괜찮아요!"





결국 여진이가 아니라 내가 뿌앵 울어버려서 여진이가 등을 토닥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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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 후 뵈러 간 나의 부모님. 아무래도 오빠는 애가 있다 보니 부모님께서 허락을 안 해주실까 봐 걱정하는 듯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편견 없는 두 분이지만 입장을 바꿔서 나중에 내 딸이 그럴 거라 생각하면 오빠에겐 미안하지만 허락을 해주지 않을까 하기 때문이다.





"엄마, 저희 왔어요."





"저희라니 그게 무슨, 어마
전에 병원에서 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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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머니.
오랜만입니다."





오빠는 아직까지도 많이 긴장한 기색이 보였다. 이제야 겨우 두 번째 만남인데 결혼 허락해달라고 이렇게 찾아온 게 부모님께는 좀 죄송했는데 너무 반갑게 맞아주시니 기분이 좋았다.





여진이와 현진이도 물론 같이 왔다. 결혼을 애가 있는 사람과 하는 건데, 당연히 그 사람의 애도 같이 와야 하는 거니까. 여진이는 오빠와 내 뒤에 숨어 그 사이로 빼꼼히 우리 엄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는 아직 못 봤지만 인사하러 오던 아빠와 눈이 딱 마주쳐버리고, 아빠는 엄마의 어깨를 톡톡 치며 말했다.





"저기에 애가 있는데···?"





"무슨 애? 우리 여주 임신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소리예요."





"아니 애가, 애가 있다니까!"





엄마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하고 있는 와중에 여진이가 슬그머니 뒤에서 나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에 입을 떡 벌리고 경직돼 있는 부모님. 여진이는 그 시선이 두려운지 바들바들 떨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아무리 애라고 해도, 분위기상 알 건 다 아니까. 역시 예상했던 반응인가. 상황을 설명하려 입을 떼려 하자마자 엄마가 여진이에게 재빠르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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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머니 그게 아니라요···."





"이 귀여운 애를···!!"





"··· 네?"





"왜 이제야 보여준 거니···!!"





예상 외로 부모님은 여진이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셨다. 엄마는 여진이 몸 곳곳을 보며 어쩜 이리 곱냐고 그저 인사만 했을 뿐인데 바로 만 원권 거금의 용돈을 쥐어주셨고, 아빠는 아무 말 없이 다가오더니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여진이의 볼을 쿡 찔러보더니 이내 새빨개진 귀를 뒤로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오빠는 품 안에서 자고 있던 현진이까지 공개했다. 그에 엄마는 여진이 때보다 더 좋아하며 어떻게 아빠랑 이렇게 닮을 수 있냐면서 방방 뛰었다. 본가로 오는 내내 보이실 반응에 걱정했던 게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그래서 둘이 결혼은
언제 한다고?"





"아··· 엄마 우리 결혼 허락
받으려고 온 거예요."





"바로 해! 당장 예식장부터
알아보자, 어디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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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벌써 손주가 둘이나 생겼네~
동네 사람들한테 자랑해야지."





프로포즈가 대대성공이었다면, 이건 대대대성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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