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 take responsibility, sir.

33

Gravatar

나 책임져요, 대리님








"공주야, 아빠야."

"..어쩜 이리 예쁘지..?"

"자는 것도 너무 귀엽다."





분유를 먹고 배가 다 불렀는지 졸린 눈을 감은 공주. 작은 손으로 자신의 검지를 꽉 붙잡고 잠을 자는데 그게 너무 신기하고 귀여웠다. 이렇게 작은 애가 숨 쉬는 것도, 손을 잡는 것도. 그냥 살아움직이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여주 배에 이렇게 예쁜 아이가 자리잡고 있었다니. 이렇게 보면 한 없이 작지만 여주 배에 있기엔 너무나 커다랬는데 얼마나 아팠을까 싶기도 하고...





"..한 번 쥐면 부서질 거 같아."

"..응..?ㅋㅋㅋ 그게 뭐예요..ㅋㅋ"

Gravatar
"너 배에 주연이가 담겨있었던 것도 신기하고..."

"..많이 아팠을 거 같고..."

"너무 힘들었을 거 같고..."

"...왜 울려고 해요...ㅋㅋㅋ"

"그냥... 너무 좋아서..."





공주의 이름은 주연이로 지었다. 김주연. 여주 이름과 비슷하게 짓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이 세상에 주인공처럼 살라는 마음에 주연으로 짓게 되었다. 첫째딸은 아빠를 닮는다고 하던데 정말 날 많이 닮은 거 같았다. 오똑한 코에 큰 눈, 얇은 입술까지. 여주를 더 닮았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집에 가면 오빠가 맛있는 거 해줄게."

"그러니까 얼른 회복하고, 알겠지?"

"나 지금도 건강하니까 걱정 말아요."

"사랑해."

"나도 사랑해요ㅎ"







Gravatar







"우아앙!!!"

"..ㅇ..어... 공주야..! 우르르까꿍!"

"흐끕...! 으에엥!!!"

"으응... 왜 울까, 우리 공주..?"

"배 고픈가..?"





아이 키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뭐가 필요하면 다 울기만하니 알 리 없었다. 저렇게 작은데 울음소리는 왜 이렇게 큰 거야. 집에 오자마자 뻗은 여주 대신 공주를 잘 돌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무리였나 보다. 진통 때문에 잠 못자던 여주가 오랜만에 푹 자는 건데 그런 애를 깨울 수도 없고...





"공주야, 밥 먹자."

"우으... 으으!!"

Gravatar
"오구오구, 공주 잘 먹네ㅎ"

"엄마 깨우면 안돼, 공주야."

"엄마 피곤하니까 밥 다 먹고 아빠랑 조용히 놀자."





공주 입에 젖병을 물려주니 금세 조용해졌다. 온 힘을 다해 자기 몸만한 젖병을 안고 분유를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원래 아이를 안 좋아하는데, 찡찡대는 애들이 너무 싫었는데, 내 아이라서 그런가.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았다.





"오빠아... 주연이 밥 먹이고 있어요..?"

"어? 여보야,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공주 우는 소리 때문에 깬 거야..?"

"으응... 그냥 눈이 떠졌어요.."

"내가 주연이 분유 줄게요, 오빠 좀 쉬어요."

"됐네요, 우리 큰 공주나 쉬어."

"오빠 힘들잖아요... 나 이제 몸 다 회복했어요."

"오빠는 괜찮으니까 뽀뽀나 해줘, 힘 내게."





난 여주한테 해준 게 없는데, 여주를 힘들게 하고, 아프게 한 건 난데 여주는 항상 나에게 미안해했다. 정작 미안한 건 난데. 사랑하니까 여주가 안 힘들면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편이지만, 미안하기도 해서 하기 싫어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힘든 게 낫지, 여주가 힘든 건 다신 보고 싶지 않았다.





쪽-





"항상 미안하고 고마워요."

"그건 내가 할 말이지."

"그동안 너한테 모진 말 한 것도 미안하고..."

"주연이 배 속에 있을 때 못해준 것도 미안하고.."

"그냥 너한테 너무 못해준 거 같아서 다 미안해."

Gravatar
"다신 힘들게 안 할 거야."







____________________



눈팅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