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책임져요, 대리님
"공주야, 아빠야."
"..어쩜 이리 예쁘지..?"
"자는 것도 너무 귀엽다."
분유를 먹고 배가 다 불렀는지 졸린 눈을 감은 공주. 작은 손으로 자신의 검지를 꽉 붙잡고 잠을 자는데 그게 너무 신기하고 귀여웠다. 이렇게 작은 애가 숨 쉬는 것도, 손을 잡는 것도. 그냥 살아움직이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여주 배에 이렇게 예쁜 아이가 자리잡고 있었다니. 이렇게 보면 한 없이 작지만 여주 배에 있기엔 너무나 커다랬는데 얼마나 아팠을까 싶기도 하고...
"..한 번 쥐면 부서질 거 같아."
"..응..?ㅋㅋㅋ 그게 뭐예요..ㅋㅋ"

"너 배에 주연이가 담겨있었던 것도 신기하고..."
"..많이 아팠을 거 같고..."
"너무 힘들었을 거 같고..."
"...왜 울려고 해요...ㅋㅋㅋ"
"그냥... 너무 좋아서..."
공주의 이름은 주연이로 지었다. 김주연. 여주 이름과 비슷하게 짓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이 세상에 주인공처럼 살라는 마음에 주연으로 짓게 되었다. 첫째딸은 아빠를 닮는다고 하던데 정말 날 많이 닮은 거 같았다. 오똑한 코에 큰 눈, 얇은 입술까지. 여주를 더 닮았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집에 가면 오빠가 맛있는 거 해줄게."
"그러니까 얼른 회복하고, 알겠지?"
"나 지금도 건강하니까 걱정 말아요."
"사랑해."
"나도 사랑해요ㅎ"

"우아앙!!!"
"..ㅇ..어... 공주야..! 우르르까꿍!"
"흐끕...! 으에엥!!!"
"으응... 왜 울까, 우리 공주..?"
"배 고픈가..?"
아이 키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뭐가 필요하면 다 울기만하니 알 리 없었다. 저렇게 작은데 울음소리는 왜 이렇게 큰 거야. 집에 오자마자 뻗은 여주 대신 공주를 잘 돌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무리였나 보다. 진통 때문에 잠 못자던 여주가 오랜만에 푹 자는 건데 그런 애를 깨울 수도 없고...
"공주야, 밥 먹자."
"우으... 으으!!"

"오구오구, 공주 잘 먹네ㅎ"
"엄마 깨우면 안돼, 공주야."
"엄마 피곤하니까 밥 다 먹고 아빠랑 조용히 놀자."
공주 입에 젖병을 물려주니 금세 조용해졌다. 온 힘을 다해 자기 몸만한 젖병을 안고 분유를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원래 아이를 안 좋아하는데, 찡찡대는 애들이 너무 싫었는데, 내 아이라서 그런가.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았다.
"오빠아... 주연이 밥 먹이고 있어요..?"
"어? 여보야,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공주 우는 소리 때문에 깬 거야..?"
"으응... 그냥 눈이 떠졌어요.."
"내가 주연이 분유 줄게요, 오빠 좀 쉬어요."
"됐네요, 우리 큰 공주나 쉬어."
"오빠 힘들잖아요... 나 이제 몸 다 회복했어요."
"오빠는 괜찮으니까 뽀뽀나 해줘, 힘 내게."
난 여주한테 해준 게 없는데, 여주를 힘들게 하고, 아프게 한 건 난데 여주는 항상 나에게 미안해했다. 정작 미안한 건 난데. 사랑하니까 여주가 안 힘들면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편이지만, 미안하기도 해서 하기 싫어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힘든 게 낫지, 여주가 힘든 건 다신 보고 싶지 않았다.
쪽-
"항상 미안하고 고마워요."
"그건 내가 할 말이지."
"그동안 너한테 모진 말 한 것도 미안하고..."
"주연이 배 속에 있을 때 못해준 것도 미안하고.."
"그냥 너한테 너무 못해준 거 같아서 다 미안해."

"다신 힘들게 안 할 거야."
____________________
눈팅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