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m 1205

Episode 11. Inside the Room

문이 닫히고 나서,

둘 다 바로 말을 하지 않았다.

 

 

호텔 객실 특유의 정적.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만 작게 들렸다.

 

 

여주는 방 안을 한 번 둘러봤다.

정리된 침대, 커튼이 반쯤 쳐진 창가,

 

 

그리고—

짐이 거의 없었다.

“짐… 없으시네요.”

 

 

연준이 벽에 기대며 말했다.

“오늘은 오래 안 있을 거라서요.”

 

 

 

 

“…그럼 굳이 여기까지 올라오라고 하신 건—”

“여기서 말하고 싶어서요.”

 

 

짧은 대답.

핑계도, 포장도 없었다.

여주는 그를 잠깐 바라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피했다.

 

 

“아까 하신 말.”

 

 

“…어떤 거요.”

 

 

“여기 오는 이유 바뀌었다는 거.”

 

 

연준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여주 쪽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

“부담돼요?”

 

 

그 질문이 예상보다 가까이에서 떨어졌다.

“…네.”

솔직하게 나왔다.

 

 

연준이 잠깐 멈췄다.

“어느 정도로요.”

 

 

“고객님이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되는 정도요.”

 

 

 

 

그 말에 연준이 작게 웃었다.

“아직도 그거 쓰네요. 고객님.”

 

 

“여기선 맞습니다.”

“그럼—”

 

 

그가 한 발 더 다가왔다.

“…여기 말고 다른 데서는요?”

 

 

여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거리 유지.

 

 

하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않았다.

 

 

“왜 자꾸—”

말이 끊겼다.

 

 

연준이 손을 뻗었다.

여주 손목 바로 앞에서 멈췄다.

닿지는 않았다.

“…여기까지만 할게요.”

 

 

그가 말했다.

“더 가면, 당신 진짜 도망갈 것 같아서.”

 

 

여주는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심장이 너무 또렷하게 뛰고 있었다.

“저 도망 안 갑니다.”

 

 

“…진짜요?”

 

 

 

 

“대신—”

여주는 고개를 들었다.

“선은 지킵니다.”

 

 

짧은 정적.

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리고 손을 내렸다.

“그럼 나도 지킬게요.”

 

 

잠깐의 침묵 후,

여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근데 하나 물어봐도 돼요?”

“네.”

 

 

“왜 저예요.”

 

 

이건 피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연준은 잠깐 생각했다.

길게 말하지 않았다.

“…편해서요.”

 

 

“그건 이유 아닙니다.”

 

 

 

 

“그럼—”

그가 시선을 올렸다.

“당신이 나를 그냥 사람으로 보니까.”

 

 

여주는 말이 막혔다.

 

 

“연예인 말고.”

그 한 마디.

그게 전부였다.

 

 

몇 분 뒤,

여주는 문 앞에 서 있었다.

손잡이를 잡고,

잠깐 멈췄다.

 

 

뒤에서 연준이 말했다.

“…여주 씨.”

“네.”

 

 

“다음에 또 올라올 거예요?”

여주는 돌아보지 않았다.

“…업무면 올라옵니다.”

“업무 아니면요.”

 

 

잠깐.

“…그건, 생각해보겠습니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나가기 직전—

 

 

“연준 씨.”

그 이름이 처음으로,

여주 입에서 나왔다.

 

 

뒤에서 숨 멎는 소리가 아주 작게 들렸다.

 

 

 

 

“다음엔—”

여주는 말했다.

“방 말고, 밖에서 보죠.”

 

 

문이 닫혔다.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