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어! 장여주다!”
“안녕하세요.”
“완전 예뻐졌다, 여주야”
“옷 예쁘죠. 오빠가 사준건데”
“어… 어디서 샀어? 쇼핑 정보 공유 좀 해라.
설마… 명품은 아니지?”
“그건 사줘도 안 입어요.”
“네가 불러준 사람 쳐봤더니 연예인이… 나오더라고.
그래서 혹시나 했어.”
“그 혹시나가 이 옷이 명품이 아니냐는 건가요,
아님 제가 부른 사람이 진짜 연예인이라는 건가요.”
“둘 다. 연예인이야, 진짜?”
“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혹시 만나고 싶으시면…”
“연예인에 그리 관심 있는 건 아니라서.”
“제가 부탁하면 와줄텐데.”
“널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만났구나. 다행이다”
“다행인 건 정민 님을 만난 거죠.
덕분에 제가 그 사람들을 만났거든요.
제가 은혜를 갚는다고 했죠?”
“그 은혜 갚는 거 안 받으면 어떡할건데?”
“거절 못하실 걸요~”
“어… 이걸 주기로 한 거구나.”
“네. 거절하기도 좀 그런 거죠.
제발 받아주시면 안 될까요…”
“네 말대로 거절하기가 좀 힘드네. 받아도… 될까.”
“네. 이거 3만원 안 넘으니까 법에도 안 걸릴거에요”
“큽, 알았어. 고마워, 여주야”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제가 더 감사했어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혼자 살 때 한 달은 너무 길었었는데. 세븐틴 숙소, 집에 들어온 후로 시간이 3~4배는 빨리 가는 거 같다. 오빠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노라면 3~4시간도 순삭이다.
대체 시간이 어떤 장난을 치는 건지, 공부를 하기엔 하루가 너무 짧았다.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겐 그랬다. 노래 연습만 해도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하니까. 같은 노래만을 부르는 게 아니라 같은 작곡가의 다른 노래도 찾아보고 같은 작사가의 다른 곡도 찾아본다. 같은 드라마 OST도 부탁해서 받았다. 애틋하고 슬픈 사랑 이야기가 많았다.
대체 어떤 마음으로 상대를 사랑하는 걸까. 도와달라고 하고 싶지만 도와줘도 결국 알아듣고 노래를 부르는 건 나다. 다른 사람의 논리를 받아들여 더 헷갈리는 것보단 낫다
“장여주~ 준비 다했어?”

“응! 금방 나갈게!”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옷을 꺼내입었다. 세븐틴이 홈쇼핑하는 계정을 가르쳐줘서 나도 열심히 쇼핑하는 중이다. 집 앞 택배는 10개 중에 7개가 내 꺼였다. 하지만 말린다거나 눈치를 준다거나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늘은 검은색 반양말과 무릎 바로 위 정도 되는 기장의 치마를 꺼내입었다.

안다, 요즘 너무 치마만 입는다. 근데 내가 입고 싶은 대로 입는 거니까
“위에 뭐라도 입어. 너 그러다 얼어죽어.”
“어차피 차로 이동할 거잖아…”
“그렇긴 한데, 나중에 춥다고 옷 벗어달라고 하면
안 벗어준다?”
그 순간, 조심스러운 손길로 코트 하나가 내 어깨를 덮었다. 명호 오빠였다.
“왜 안 입고 싶어하는진 아는데, 이건 괜찮을거야”

“또 선물이야?”
“응, 선물이야.”
“지나가는데 너한테 잘 어울릴 거 같아서.”
목걸이나 반지처럼 조금 가격대가 있는 액서사리부터 꼭 필요한 머리끈까지. 정한이 오빠는 내게 날개 모양의 목걸이를 선물해주었다. 본인의 천사 날개를 내게 맡겨둔거라고 했다("이거 주면 오빠 날아가는 거야?")
아, 그리고 이 머리끈은 정한이 오빠가 사줬다. 이번 활동 때에서야 장발을 잘라 단발로 돌아왔지만 장발이었을 때를 생각해서 배려한 건가.
하여튼 늘어나기도 잘 늘어나고 디자인도 심플하고 예뻤다. 난 그들에게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고마워”
“응”

어순이 이상하긴 하지만 이거 말고는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다. 그리고 참고로 아직 익숙해지진 않았다. 여전히 소중하고, 현실이 아닌 것만 같달까.
“늦겠다, 가자.
오늘 해 지기 전엔 여주 집에 있어야하니까”
“내가 무슨 애야?”
“애는… 아니지만 걱정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