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어줄까”

“오빠는 너무 높아. 안 돼. 무서워서.”
“그냥 걸어가도 충분해. 길은… 이제 아나?”
“알아! 한 번 잃어버린 걸로 족해.”
그 뒤의 말인 ‘너까지 네 과거에게 잃어버릴 뻔 했으니까’라는 말은 바로 옆에 있는 나만 들었을 것이었다.
찬이 말에 백 번 동감했다. 더이상 과거에 너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현재에 집중하고, 현재의 너를 아껴주고 싶었다.
“그래, 그럼. 네가 앞장서.”
“아니 왜 난데!”

호감은 정이 되었고, 정이 애정이 되었으며, 애정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치 나를 놀래키듯 어느날 갑자기 사랑이 되어 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꾹꾹 누르는 중이다. 아직 그녀는 미성년이였다. 지금 이 마음을 아직은 용서받을 수 없었다. 나도 충분한 이성을 갖추고 있는 성인이니까. 용서받을 수 있는 사람은 찬이 정도쯤 될까.
“아 몰라. 찬아, 나 피곤하거든? 빨리 앞장 서”
“아니… 형들도 있는데”
“닥치고, 그냥 앞에 서”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마음이를 업어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방금 민규를 거절했으니.
참 이상하지. 서로가 라이벌이라는 것을 충분히 자각했는데, 라이벌 의식은 생기지 않았다. 아직은 가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인가.
…그건 아닌 것 같다. 그저 사랑하는 그녀의 행복을 바라는 한 남자이고, 이들 중 누구와 이루어져도 그녀는 행복할테니까. 한 마디로 우리 멤버들을 믿으니까.
“…어”

“마음아,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야, 슈아 오빠. 피곤해서 그래. 피곤해서”
“업힐래?”
“…그래줄래?”
“안 무거워?”
“무슨 소리야. 가벼워서 날아갈 거 같은데.
순영이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 있지?
좀 먹으라는 말…”
“언제 내가 안 먹는 거 봤나…”
“하긴. 지훈이보다 많이 먹는 것 같긴 하더라.”
“그러니까, 걱정 안 해도 돼. 고마워, 지수 오빠…”
“앞으로 다이어트 한다 하면 죽어, 진짜”

“근데, 오빠들도 다이어트 하잖아”
“우리야 아이돌이잖아”
“충분히 말랐는데. 더 뺄 거야?”
“우리도 잘 먹어. 영양실조는 안 걸리니까,
마음이도 걱정하지 마”
“응, 그래도 많이는 빼지 마…”
“알았어. 마음이 너는 아프지만 말아.
나머진…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응, 안 아파볼게…”
지쳐 돌아와도 괜찮아. 울며불며 쓰러져가는 상태로 돌아와도 괜찮아. 그냥 돌아오기만 해주면 돼. 그럼 그 다음은, 우리가 널 안아주는 거야. 우리는 늘 그렇듯 여기 서있을테니까. 망설임없이 너를 안아줄 준비가 되어있으니까
‘안 아플 수 없다는 걸 알아. 너도 사람이니까.
하지만…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마음아.

아플 때도, 네가 방황하는 동안에도,
네가 자각하지 못할 때도 옆에는
언제나 내가, 그리고 우리가 있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