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였다.
숙소 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
“와… 진짜 좋다.”
해린이 먼저 달려 나갔다.
원영도 웃으며 따라갔다.
“여행은 여행이네.”
태산이 캐리어를 끌며 말했다.
2박 3일.
같은 공간, 같은 시간.
도망칠 수 없는 구조였다.
—
방 배정이 끝나고,
첫 저녁.
긴 식탁에 둘러앉았다.
민정이 말했다.
“이렇게 오래 같이 있는 건 처음이네요.”
“이제 숨길 수 없겠네.”
성찬이 농담처럼 말했다.
재현은 말없이 물을 마셨다.
여주는 창밖 바다를 보고 있었다.
—
밤.
여주는 혼자 숙소 테라스로 나왔다.
바람이 세게 불었다.
“추워요.”
뒤에서 도훈의 목소리.
“좀.”
그가 재킷을 벗어 건넸다.
“감기 걸려요.”
여주는 잠시 망설이다 받았다.
“고마워요.”
잠깐의 정적.
“여기 오니까 더 선명해졌어요.”
도훈이 말했다.
“뭐가요.”
“제가 누구한테 마음 있는지.”
여주의 숨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
“그렇게 빨리 확신해도 돼요?”
“전 빨리 알아요.”
“뭐를요.”
“제 마음.”
그 말은 담담했다.
과하지도, 가볍지도 않게.
여주는 고개를 숙였다.
“무섭진 않아요?”
“뭐가요.”
“또 상처받는 거.”
도훈이 웃었다.
“전 상처보다 후회가 더 싫어요.”
그 말이 오래 남았다.
—
한편,
부엌.
민정이 물을 따르고 있었다.
도훈이 들어왔다.
둘은 동시에 멈췄다.
짧은 시선 교환.
“잘 지냈어요?”
민정이 먼저 말했다.
“네.”
어색했다.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느껴졌다.
“여기 오니까 좀 이상하네요.”
도훈이 말했다.
“왜요.”
“그냥.”
묘한 공기.
둘 다 먼저 시선을 피했다.
—
거실.
재현이 혼자 소파에 앉아 있었다.
여주와 도훈이 테라스에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재현의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여주가 멈췄다.
“왜.”
“여기선… 더 헷갈리겠지?”
여주는 그를 바라봤다.
“이미 헷갈려.”
짧은 정적.
“난 이제 안 늦을 거야.”
그 말이 생각보다 단단했다.
여주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밤.
✉️ 오늘 당신을 설레게 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여주는 화면을 오래 바라봤다.
도훈.
재현.
손끝이 잠깐 멈췄다.
도훈.
전송.
잠시 후.
✉️ 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이번엔,
그 문장이 더 무겁게 느껴졌다.
바다는 조용했지만
감정은 그렇지 않았다.
다음 화에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