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연애

14화. 멀어질 수 없는 거리

바다였다.

숙소 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

 

 

“와… 진짜 좋다.”

해린이 먼저 달려 나갔다.

원영도 웃으며 따라갔다.

 

 

“여행은 여행이네.”

태산이 캐리어를 끌며 말했다.

 

 

2박 3일.

같은 공간, 같은 시간.

도망칠 수 없는 구조였다.

 

 

—

 

 

방 배정이 끝나고,

첫 저녁.

긴 식탁에 둘러앉았다.

 

 

민정이 말했다.

“이렇게 오래 같이 있는 건 처음이네요.”

“이제 숨길 수 없겠네.”

 

 

성찬이 농담처럼 말했다.

재현은 말없이 물을 마셨다.

여주는 창밖 바다를 보고 있었다.

 

 

—

 

 

밤.

여주는 혼자 숙소 테라스로 나왔다.

바람이 세게 불었다.

 

 

“추워요.”

뒤에서 도훈의 목소리.

 

 

 

 

“좀.”

그가 재킷을 벗어 건넸다.

“감기 걸려요.”

 

 

여주는 잠시 망설이다 받았다.

“고마워요.”

 

 

잠깐의 정적.

“여기 오니까 더 선명해졌어요.”

도훈이 말했다.

 

 

“뭐가요.”

“제가 누구한테 마음 있는지.”

여주의 숨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

“그렇게 빨리 확신해도 돼요?”

 

 

“전 빨리 알아요.”

“뭐를요.”

“제 마음.”

그 말은 담담했다.

 

 

과하지도, 가볍지도 않게.

여주는 고개를 숙였다.

“무섭진 않아요?”

“뭐가요.”

 

 

“또 상처받는 거.”

도훈이 웃었다.

 

 

“전 상처보다 후회가 더 싫어요.”

그 말이 오래 남았다.

 

 

—

 

 

한편,

부엌.

민정이 물을 따르고 있었다.

도훈이 들어왔다.

 

 

 

 

둘은 동시에 멈췄다.

짧은 시선 교환.

“잘 지냈어요?”

민정이 먼저 말했다.

 

 

“네.”

어색했다.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느껴졌다.

 

 

“여기 오니까 좀 이상하네요.”

도훈이 말했다.

“왜요.”

“그냥.”

 

 

묘한 공기.

둘 다 먼저 시선을 피했다.

 

 

—

 

 

거실.

재현이 혼자 소파에 앉아 있었다.

여주와 도훈이 테라스에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재현의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여주가 멈췄다.

“왜.”

 

 

 

 

“여기선… 더 헷갈리겠지?”

여주는 그를 바라봤다.

“이미 헷갈려.”

 

 

짧은 정적.

“난 이제 안 늦을 거야.”

 

 

그 말이 생각보다 단단했다.

여주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밤.

✉️ 오늘 당신을 설레게 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여주는 화면을 오래 바라봤다.

도훈.

재현.

 

 

손끝이 잠깐 멈췄다.

도훈.

전송.

 

 

잠시 후.

✉️ 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했습니다.

 

 

 

 

이번엔,

그 문장이 더 무겁게 느껴졌다.

 

 

바다는 조용했지만

감정은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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