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네 집은 서하네 집보다 좀 더 먼 곳에 있어서, 둘은 갈림길에서 헤어졌다. 그렇게 혼자 남은 여주는 버스를 기다렸다.
그리고…
ㅈ됐다.
비가 쏟아진다.
하필 버스 정류장은 수리 중이라 천장은 허름했고, 버스를 탄다고 한들 내려서 집까지 십 분은 족히 걸어야 했다.
“ 아오, 진짜 하늘도 내 인생 조지려고 작정했냐 .. ”
투덜거리며 가방으로 머리 위를 가린 순간,
” 학생. “
” ..? “
낯선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웬 할머니 한 분이 한복 차림으로 우산을 들고 서 계셨다.
‘ 뭐지 .. 행사 끝나고 집 가시나 ? ’
” 비 맞으면 감기 걸린단다. “
” 아, 괜찮아요! 버스 금방 와요. “
” 늦었구나. “
” …네 ? “
” 아직 늦진 않았어. “
” 예 ? “
이상한 소리만 늘어놓는 할머니였다.
솔직히 좀 무서웠다.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슬쩍 자리를 옮기려던 그때.
데구르르 -
어디선가 굴러온 공 하나. 그리고 그 공을 따라 차도로 뛰어드는 어린 여자아이가 있었다.
” 어 ?! 야 !! 위험해 !! “
끼이익 -
• • •
” 으 .. 머리야 .. “
비 냄새가 났다. 분명 차에 치였어야 했는데.
몸은 멀쩡했다.
여주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 .. ? “
주변은 처음 보는 산속이었다.
아니, 산속이라고 하기엔 ..
저 멀리 이상하게 생긴 집들과 한복 입은 사람들이 보였다.
” 뭐야 ? “
” 민속촌 ? “
잠시 뒤, 장에 가던 백성 하나가 여주를 발견했다.
” 허어억 !!! “
교복.
운동화.
젖은 후드집업.
처음 보는 괴상한 차림.
” 사람 살려 !!! “
” 수상한 자다 !! “
” 어 ?! 아저씨 ?! “
” 아니 잠깐만요 !! “
잠시 후 ..
” 끌고 가거라 !! “
” 아니 왜요 !!! “
” 저 학생인데요 ?! “
” 고삼이라고 !! “
아무도 알아듣지 못했다.
” 고삼 ? “
” 고삼이 어느 고을이더냐 ? “
” 아니 그게 아니라 .. “
결국 포졸들에게 끌려간 여주.
포졸들은 수군거렸다.
” 오랑캐의 첩자가 분명하다. “
” 저 이상한 옷 좀 보게. “
” 아니라고 !! “
” 나 한국인인데 ?! “
” 한국 ? “
” 그런 나라는 처음 듣는데 .. “
여주는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 망했다 .. '
' 진짜 감옥 가게 생겼네 .. '
그때,
방 안으로 한 선비가 들어왔다.
” 네 이름이 무엇이냐. “
” 엄 .. 김여주인데요 .. “
” 김씨라. “
” 어느 집안이더냐 ? “
” 아 몰라요 !! “
” 저도 제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고요 !! “
선비는 한숨을 내쉬었다.
” 미친 것이 아니라면 첩자겠구나. “
” 잠깐 !! “
” 저 안 미쳤어요 !! ”
“ 나 안미쳤다고 !! ”
“ 미친건 내가 아니라 그ㅉ .. “
” 뭐라고 하였느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