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riage Blue”

Episode 43 | Accusation (2)

고발. 박 회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그 역시 같은 생각을 하는 지, 당혹스러움이 얼굴에 가득 묻어있었다.

박 회장. 그러니까, 지민의 아버지는 자신의 스캔들을 끊임없이 손수 관리해왔다. 조금이라도, 터질 기세가 보인다면 돈으로 입막음을 해댔지.

원래라면, 이번 스캔들도 조용히 넘어갔어야 한다. 무성한 소문들이 빛을 바라지 못 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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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스캔들이 이렇게 커진건, 고발한게 역시…

…대표님이 직접 나서서인거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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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맞아, 누나가 직접 개입했기 때문일 거야.

말을 끝맺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여주가 말하고자 하는 사람이 제 누나. 민영을 가르키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은 아버지와의 직접적인 트러블이 있던 사이였기에 마찰이 있었다고는 하나, 민영은 달랐다. 민영은 지민이 돌아오자마자, 관계 계선을 위해 식사자리를 마련한 사람이니까.

아버지. 그러니까, 박 회장과는 그리 좋은 사이는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나쁜 사이도 아니였다. 민영이 아버지 곁에 남아있던 건 그저, 부모에 대한 도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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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런 사람이… 고발이라니.

지민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결론을 내리려 했다. 그런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갔다면… 분명 있었을 것이다. 민영이 더이상, 눈 감아주지 못 할 사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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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괜찮아?.

제 일인 마냥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입을 오물거리는 여주가 시야에 들어왔다. 지민은 아무말 없이 손을 뻗어 그녀를 품에 안았다.

여주는 아버지가 고발당했다는 대목을 걱정하는 듯 보였으나, 지민은 반대였다. 오히려, 잘된 일이라 생각했다. 어머니를 그렇게 만든 값을 이제서야 치루는 거라고.

하지만, 민영은 걱정되었다. 자신은 진작에 아버지와 연을 끊었다만. 민영은 달랐다. 끝까지 아버지의 옆을 지킨 누나였기에, 속이 얼마나 비틀어질까… 걱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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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우리 누나, 괜찮겠지?.

품에 안은 여주의 손이 등으로 슬며시 올라왔다. 그리고, 일정한 박자로 토닥이는 손길이, 마음을 알고있다는 듯이 달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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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괜찮을거야. 우리 대표님 강한 분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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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응, 알아. 아는데…

걱정되는 마음은 숨겨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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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럼, 우리 대표님 찾아가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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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누나를?…

고개가 얕게 끄덕였다. 대표님이, 괜찮은지 확인도 할 겸. 자신을 올려다보는 또랑한 눈빛에, 또 다시 마음이 괜시리 따뜻해졌다.

남의 집 일이라, 왜 이리 복잡하냐며 짜증을 내도 이해할 텐데. 이런 상황에서 조차 다정한 여주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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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후,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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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응?.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여주의 눈 위로, 숨을 내뱉은 지민은 끌어오르는 무언가를 간신히 짓누른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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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런 예쁜 말, 그만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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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누나 찾아가야하는데, 널 여기 찬 바닥에서 안을 순 없잖아.

지금, 안고 있잖아?… 동그랗게 뜨인 눈이 토끼처럼 끔뻑거렸다. 말의 뜻을 이해못한 모양인데. 곧 여주의 두 뺨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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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미, 미쳤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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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이런 상황에서도…

재빨리 자신을 끌어안은 지민의 가슴팍을 밀어냈다. 얼굴이 다 화끈해져, 온 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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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러니까, 가자. 지금은 이 일부터 해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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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널 안는 건 다음에.

말은 농담을 하면서도 얼굴은 전혀 장난스럽지 않은게. 꼭, 지민을 처음 만난 그때의 얼굴같았다. 너무 차가워서, 멀리서부터 냉기가 느껴질 것 같은. 그런 얼굴이였다.

진짜 많이 걱정 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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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후, 저질렀어.

모니터 앞에 앉은 민영은 책상 위로 손 깍지를 낀 채 고개를 떨구었다. 옆에는 따르릉, 하고 시끄럽게 울려대는 핸드폰이 있었다.

민영이 이렇게까지 한 이유에는, 얼마 전 있었던 이 기사와의 만남이 있었다.

이 기사에게 만남을 요청했고, 끝까지 거절하던 그 때문에 민영이 직접 미국까지 나섰다. 그날의 진실을 알기 위해.

생활하던 집 근처에 자리잡은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한참을 아무말 않고 서로를 바라보다… 민영이 입을 처음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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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많이 늙으셨네요.

“…그럴 수 밖에요, 막내 도련님이 서른 살이 되었으니.”

막내 도련님은 지민을 말하던 것이였다. 지민이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쫒겨나던 그날로 부터 20년이 지난 상태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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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억하시네요. 지민이 나이.

“…그럼요. 비록, 떨어진지 10년이나 되었지만. 스무 살 때까지는, 제가 옆에서 모셨는 걸요.”

어렴풋 하게 이 기사도 눈치 챘을 것이였다. 민영이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와, 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민영의 입이 천천히 다시 한 번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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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제가 뭘 묻고자 하는지도 아시겠구요.

“……”

이 기사의 입이 또 한 번 굳게 다물렸다. 말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하는지 고민하는 얼굴이였다.

“…아가씨께서 생각하시는게 맞습니다.”

이 기사의 입에서 대답이 흘러나왔다. 간단하고 명확한 대답이였지만, 이미 예상하고 왔슴에도 심장은 짓눌리는 것 같았다.

“아가씨께서도 아시다싶이 주희 아가씨네와, 사모님이 친하셨던 건 아시지요?. 그래서, 지민 도련님과, 주희 아가씨가 마당에서 뛰어놀곤 하였죠.”

“저는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답니다. 지민 도련님과, 주희 아가씨가 노는 모습을 보면 이 가슴 한 가운데가 따뜻해지는 것 같았거든요…”

제 심장에 손을 가져다댄 이 기사의 모습은 초라해보였다. 죄책감을 가진 얼굴로, 민영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모르셨겠지만. 회장님은 주희 어머님을 마음에 두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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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

“정확히 말하자면, 좋지 않은 의도였죠. 사랑이 아니라… 타락한 마음이였습니다.”

“회장님은 끊임없이 주희 어머님께 구애를 해왔습니다. 당연히 주희 어머님은 단호하게 끊어내셨죠. 자신의 남편이 친구에게 마음을 품었다는 것을 알게될까, 사모님께 말 한 마디를 꺼내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그 집착은 무서웠습니다.”

그 당시를 회상하는 듯한 이 기사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잔뜩 서려있었다. 두 손을 가냘프게 떨던 모습이, 그날의 공포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 같았다.

“…회장님은 주희 어머님이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것은, 전부 사모님 때문이라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더욱 다른 여자를 집에 들이셨습니다. 사모님의 가슴이 대못을 박기 위해서.”

“회장님을 진심으로 사랑한 사모님은 꼬꾸라지는 자존감에,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선택하셨고. 회장님은 두려워하셨습니다.”

“사모님이 주희 어머님께, 자신에 대한 치부를 모두 털어놓고 간게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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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

“그래서, 지민 도련님을 미국으로 쫒아내듯 보내고. 회장님은 그날… 차로 주희네 차량을, ”

말을 제대로 마치지 않았지만 민영은 알 수 있었다. 그 침묵이 어떤 것을 뜻하는지. 일그러진 민영의 위로 눈물이 천천히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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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말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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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어떻게 사람이 그래?,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전 그것을 알고있음에도 묵인했습니다. 그 당시 사정이 좋지 않아, 돈이 필요했고. 그래서… 묵인의 대가로 거액을,”

쾅, 하고 테이블을 거세게 내려친 민영의 눈물이 테이블 위로 마구 떨어졌다. 아무리 사정이 있었다고 한 들, 죄는 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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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그딴 걸 지금 말이라고해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벌은 모두 받겠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벌을 모두… 흐윽,”

테이블에 얼굴을 묻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이 기사를 내려다보니 알겠더라. 무엇이, 그리도 이 기사를 비참하게 만들었는지.

그것은 바로, 죄책감이였다.

알면서도 모든 것을 묵인한 것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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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난 당신도 절대로 용서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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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꼭 죗값 치르게 할거야!!.

“…네… 흑, 네에…”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뒤틀린다. 이 기사는 그날 이후로 곧 바로, 죗값을 치루겠다며 한국으로 귀국했지만. 민영은 그걸로 만족되지 않았다.

한 가족을 그렇게 망가뜨려놓고, 죗값 치루겠다고 하면 단가?!. 거칠게 머리를 쓸어넘긴 민영은 목을 뒤로 젖혀 천장을 바라봤다.

…여주가, 이 사실을 알면 지민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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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하.

상상만 해도 싫었다. 이제 겨우 행복을 찾은 지민인데. 또, 아버지를 들먹거리며 둘을 멀어지게 한다고?. 이건 말도 안 돼.

여주에게 알려야되는 건 당연하지만, 민영은 그 당연한 것이 어려웠다. 민영에게 지민은 아픈 손가락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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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차라리, 내가 이기적이면 어떄.

그러면, 지민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고. 나중에 여주가 알게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모두 자신의 탓일테니까.

똑똑 ㅡ

노크 소리가 두 어번 울리고, 고개를 문 쪽을 향해 고개를 내렸다. 곧 바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최 실장의 목소리였다.

“대표님, 도련님이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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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지민이가?.

민영의 사고회로는 최 실장의 뒤이어 온 말에 멈추었다.

“아, 그리고 여주씨도 함께 왔다 전해달라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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