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gaze was always on you.

01 | Do you like Taehyung?

김태형. image

김태형.

하여간 배주현, 느려터졌어.

이른 아침, 새가 우는 소리만 들린다. 짧지만 둘만 있는 이 시간에 혹여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아직도 졸린 정신을 차리려 빱을 두어번 쎄게 때려 잠을 깨워본다.

이지안. image

이지안.

다시 전화 해볼까? 이러다 지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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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저기 오네. 내일부터 늦으면 진짜 버리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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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아, 응..

짧았지만 나에겐 소중했던 시간은 금방 사라졌고, 또 셋이 됐다. 가끔은 셋이서 사귀냐는 소릴 들을 정도로 붙어다니던터라 아마 태형이랑 둘이 남는 시간은 없을 예정이다.

배주현. image

배주현.

뭘 버리고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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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들었냐?

배주현. image

배주현.

아니, 너희 입모양만 봐도 알거든 이젠? 이 정 없는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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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늦은 사람이 말도 많아요, 맨날 뭐하느라 늦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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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래. 너가 늦었지, 우리가 늦었냐?

우리, 주현이를 포함하지 않은 나와 너를 의미했겠지. 내가 널 좋아하지 않았다면, 나도 당당하게 주현이 앞에서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었겠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내가 널 좋아하지 않았다면 작은 거에도 의미부여를 하며 혼자 설레지는 않았겠지.

배주현. image

배주현.

아, 그래. 내가 죄인이다, 죄인이야. 이제 안 늦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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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너 어제도 그래놓고 오늘 또 늦은건 알고 있지?

배주현. image

배주현.

너무하네.. 미안하다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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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그럼 오늘 매점 쏴, 사과는 초코우유를 받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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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좋네, 앞으로 사과는 돈으로 받는다.

김태형을 가운데 끼워 셋이 쫑알쫑알 얘기를 나누다 보니 금방 학교에 도착했다. 학교를 들어가 같은 층으로 올라가고, 같은 곳으로 향했다. 왜냐? 같은 반이니까. 하여간, 떨어질 틈도 없지. 이러니 이상한 소문이 도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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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김태형, 숙제는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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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숙제? 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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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수학 숙제. 모르는거 보니까 안 했네. 수학쌤한테 털릴 거 내가 살렸다.

배주현. image

배주현.

헐, 김태 숙제 안했어? 1교신데 어쩌냐. 자, 내꺼 보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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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와, 존X 땡큐. 수학쌤 망나니라 죽을 뻔 했네.

분명 숙제 했냐고 물었던것도 나였고, 혹여 안 했을까 내 숙제를 건내주려 먼저 숙제를 들고있던 것도 나였는데. 어째서 먼저 숙제를 건내준 건 주현이고, 너가 더 고마워하는 것도 주현이인걸까. 들고 있던 노트를 꽉 쥐며 애써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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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그니까, 수학쌤 완전 망나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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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지안! 김태형 숙제하는 동안 나랑 화장실 다녀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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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아, 응응.

내 심정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른 채 내게 팔짱을 끼며 웃어보이는 주현이에게 비꼬아서라도 별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내가 태형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를테니까.

배주현. image

배주현.

어, 아무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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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안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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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아 거울 좀 보려고 온거야. 그리고 좀 심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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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뭐야, 하여간 배주현 심심한걸 못참아요.

웃으며 내 눈을 마주치는 주현이를 보고 느꼈다. 이렇게 예쁜 애를 두고 어느 누가 안 좋아하겠느냐고. 깨달았다기 보단, 새삼 느껴졌다.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난 여태 애써 외면을 하고 있었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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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주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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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응? 왜 갑자기 분위기 잡냐 이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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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너 혹시 태형이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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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어? 아니? 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주현이는 더러운 걸 봤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정색을 했다. 웃으며 대답을 했더라면 그다지 믿기지 않았을텐데, 정색을 하며 대답을 하는 주현이게 슬프지만 의문의 안도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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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그래?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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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응? 다행이라고? 너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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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응, 나 태형이 좋아해.

대체 무슨 용기인지, 통제할 수 없었다. 혹여 나중에라도 주현이가 태형이를 좋아하게 될까봐 지금 아니라는 확실한 대답에 먼저 선수를 치려는 것일까?

정말 주현이가 이후에라도 태형이를 조항하게 된다면 자신이 한 대답과 내가 한 말을 떠올리며 나에게 미안한 감정이라도 느껴 태형이를 포기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내가 이 말을 내뱉은 이유는 내 이기심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