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2] I'll always support you
Labyrinth (6)


TH 회장
하하하!!! 통쾌하구나, 통쾌해!

여주와 정국이 갇혀 있는 폐공장의 가장 꼭대기 층은 여느 5성 급 호텔과 다름 없을 정도로 호화로운 인테리어가 된 곳이었다.

TH 회장은 그 꼭대기 층의 소파에 앉아 커다란 모니터 속에 담긴 여주와 정국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며 통쾌하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TH 회장
어때요, 이사님?

TH 회장
근사하지 않아? 우리의 작품이?

옆의 다른 의자에 앉아 함께 모니터를 바라보던 네이든에게 회장이 넌지시 물었다.


Nathan
네, 뭐....

네이든은 잠시 뜸을 들이다 다시 씨익 웃으며 말했다.


Nathan
멋지긴 하네요.

TH 회장
하하하하하!! 정말, 그렇지?

TH 회장
이 미궁은 정말로 걸작이야!

???
당연히 걸작이어야겠죠, 얼마나 많은 자본이 들어간 건데.

그리고... 이 둘을 못마땅하다는 듯이 삐딱하게 쳐다보고 있는 한 사람.


태형
안 그렇습니까, 아버지?

TH 회장
응? 넌 또 왜 그러는 거냐?

TH 회장
어차피 너한테도 꼴 뵈기 싫은 둘을 처리하는 셈이니, 좋은 것 아니냐?



태형
........

TH 회장
결혼까지 약속했던 이여주는 전정국이랑 눈이 맞아 버리고,

TH 회장
그리고 그 전정국은 이여주랑 만나서 잘 지내고 있다니, 나 참.

TH 회장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거냐?

태형은 가만히 서서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무언가 깊이 생각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저 아무런 생각도 없이 있는 건지 그의 표정으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태형
...... 래도.......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태형
당신들이... 사람이라면.....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Nathan
만약 그런 논리를 가지고 계신다면...


Nathan
저희가 사람이 아닌 걸로 하죠, 도련님. ㅋㅋㅋㅋㅋㅋㅋㅋ

네이든 역시 태형을 조롱하듯 비아냥 거리며 웃었지만, 태형의 눈시울은 붉어져만 갔다.


태형
그래요... 나, 여주가 전정국이랑 사귀고 난 뒤로...


태형
그동안..... 정말 쓰레기처럼 살았어요.


태형
하는 것 없이 술만 퍼 마시고..... 삶의 의미도 찾지 못한 채 하루하루 살아가는.


태형
하지만... 여주랑 그 자식....



태형
이제... 행복해도 되는 애들이잖아요........


태형
그동안.... 우리 때문에 힘들었으니까........

점점 갈라져 가는 목소리였지만, 태형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태형
그냥.... 이젠 놔줘요, 그 애들을.....


태형
제발... 이제 나한테 뭘 시키든 다 할 테니까.......


태형
더 추악해지는 짓..... 그만하자고요.

그 후로 꽤 긴 시간 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 긴 침묵을 먼저 깬 사람은, TH 회장이었다.

TH 회장
이해가 가지 않는군....

TH 회장
난 정말, 네 생각을 당최 모르겠구나.


태형
..................

TH 회장
어리석은 것.

TH 회장
그런 정신으로 살아가다간 득 보는 게 없을 거다. 평생.


태형
득?

태형이 코웃음을 치며 자신의 아버지에게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



태형
상관 없어요, 그런 건.


태형
당신들처럼 인간 답지 못하게 살아갈 바에는.

그때, 두 부자의 대화를 듣고만 있던 네이든이 조용히 웃었다.


Nathan
그런데... 도련님.


Nathan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여주 선배가 도련님께 아주 소중한 사람이었나 봅니다?


Nathan
아직까지.. 이렇게 집착하는 걸 보면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


태형
............

그때, TH 회장이 소파에서 일어나, 모니터 밑에 있던 리모컨을 들어 어떤 버튼을 꾹 눌렀다.

그와 동시에 모니터 속에 비춰지던 정국과 여주의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 이제 정신력으로 겨우 버티던 것도 지쳐만 가는 것 같았다.

TH 회장
네가 아무리 반대한다 해도 너는 내 아들일 뿐.

TH 회장
정작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 말이다.

태형은 여전히 한 손에 리모컨을 들고 웃는 자신의 아버지가, 그 때만큼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더럽고 끔찍한 인간으로 보였다.


태형
멈춰!

이제 더 이상 이성의 끈을 잡고 있을 필요는 없었다.

태형은 무작정 자신의 아버지와, 그 옆에 있는 네이든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성을 잃은 그의 눈은 사냥감을 잡으려 드는 맹수와 비교한다 해도 더 날카롭고 분노에 가득 차 있었다.

거침없이 달려드는 태형에 비록 둘이었지만, 네이든과 회장은 힘도 써보지 못한 채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네이든은 모니터의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정신을 잃은 것 같았고, 회장은 바닥에 쓰러진 상태로 숨을 헐떡였다.

그러던 말던, 태형은 계속해서 달려들었다.

지금까지 맺혀 왔던 한과 모든 감정들을 다 떨쳐 버리듯, 회장이 힘을 잃고 바닥에 축 늘어질 때까지 계속 주먹을 내리쳤다.

TH 회장
그, 그만......... 제발.......

신기하게도 회장의 말과 동시에, 태형이 멈추고 가만히 섰다.

그리고 멈춘 태형의 눈에서도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태형
꼭.... 그럴 필요는.... 없었잖아요......

TH 회장
........ 난.......

TH 회장
난.... 그저 네가 손해 보지 않고........... 잘 살아갔으면 했다.

TH 회장
어떤 수단과 방법을 필요로 하든.....

TH 회장
그냥 내 기업을 물려받고, 승승장구하면서 살았으면.....

TH 회장
그래서 네 앞길을 막는... 장애물들은 모두 치워주고 싶었다...

그렇게 말하는 TH 회장의 목소리도 떨려왔다.


태형
.............


태형
하지만..... 그 방법이... 잘못됐다는 거, 알잖아요....

태형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회장의 손 주변에 놓여진 리모컨을 들어, 모든 함정과 미궁을 해제 시키는 버튼을 눌렀다.

모니터를 통해 정국과 여주가 무사히 빠져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태형이 말했다.


태형
그러니까.... 전 아버지를 신고할 겁니다.


태형
마음 같아선 그냥 저 사람들에게 복수를 맡기고도 싶지만,


태형
마지막 정으로.... 법으로 해결해 드릴게요.

TH 회장
................

태형은 혼자 소파에 앉아 모니터로 정국과 만나 그에게 안겨 울며, 안도의 웃음을 짓는 여주를 바라보았다.


태형
이제....



태형
드디어.... 해피스토리가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