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utor next door who is younger than me

#3_Dark History

서애빈

"목 말라..."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리던 애빈이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토요일의 절반 이상이 지나있었다.

침대 옆에 놓인 1L 짜리 생수통을 들고 바로 입으로 가져갔다.

서애빈

"크으.."

목을 축이고 나서야 방 문 옆에 거울이 자신을 비추고 있단 걸 알아차렸다.

어두워진 낯빛, 16시간 동안 포니테일을 하고 있다가 푼 것 같은 사자 머리, 후줄근한 옷. 아주 술에 찌든 모습의 표본이었다.

서애빈

".,나 집 어떻게 들어왔지."

기억을 하나하나 되짚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바로 여주에게 걸쳐져있는 처음 보는 카디건이 실마리였기 때문이다.

서애빈

"이거 동현이 옷..."

한마디를 읊자 갑자기 갇혀있던 물고기들이 바다로 풀려나듯 기억이 마구 들어왔다.

서애빈

"너 금연해애애... 금주해...."

뒤에서 어깨를 붙잡고 흔들거리며 동현에게 재잘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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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아아... 저 토 나와요, 흔들지 마요..."

서애빈

"힉, 미안.."

급 점잖아진 애빈은 손을 떼고 그의 옆으로 가 걸었다.

터벅터벅

서애빈

"나 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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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

카디건 끝자락을 잡고 펄럭거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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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그러게 왜 반팔을..."

서애빈

"아침엔 더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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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하이고..."

동현은 애빈의 간절한 당김을 이기지 못하고 카디건을 벗어 그에게 줬다.

서애빈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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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추우니까 빨리 가죠."

서애빈

"피톤치드 냄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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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 술 냄새 지우려고 좀 뿌렸거든요."

서애빈

"근데 너한테는 술 냄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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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진짜요?"

서애빈

"장난이야."

애빈은 혼자 헤헤 거리며 그를 제쳐 걸었다.

그는 자신이 아는 사람 중 술 취하면 제일 바뀌는 사람이 애빈이라고 생각하며 따라 걸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 애빈이 동현의 팔을 부여잡고 고개를 숙였다.

서애빈

"어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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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조금만 참아요, 제발! 얼마 안 남았는.."

.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시답잖은 개소리가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허벌나게 늦은 거다. 다른 뜻 없다. 그냥 늦은 건 늦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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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선생님..."

동현은 살짝 울먹였다. 그의 시선은 그저 천장만을 향했고 입술을 악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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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저 이 셔츠... 처음 입은 건데..."

소용없는 말을 하며 애빈을 끌고 집 안에 던져 넣었다.

온몸을 바쳐 복도의 청결을 지켜낸 본인에게는 박수를 쳤다. 그리고 첫 신고식 제대로 치른 셔츠를 욕실 바닥에 놓고 물을 뿌렸다.

서애빈

"..헐..."

서애빈

"나 동현이한테 토한 거야..?"

.

서애빈, 인생 처음으로 흑역사를 만들다.

서애빈

"아아아악!!"

소리를 지르며 빗을 집어 들어 머리를 빗었다.

그리곤 재빨리 머리를 묶고 세수를 한 뒤 간단히 옷을 갈아입었다.

이제 그녀가 향한 곳은,

서애빈

"하핫,.. 해장했니...? 해장국 때리러 갈까?"

동현의 엄마

"쟤 술 먹은 뒤 아침에 그거 뭐라 하니, 액괴? 맞아, 액괴 상태야. 늦게까지 못 일어나.."

둘은 동현의 방 문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재잘댔다.

동현의 아빠

"깨어나면 부를 테니까 그때 얘기할래? 언제 깰지도 모르는 마당이니까."

서애빈

"아.. 그래야겠네요, 좀 이따 꼭 좀 부탁드려요..!"

애빈은 포기하고 방 문에 등을 돌렸다.

끼익

아주 천천히 열리는지 문에서 끼익 소리가 났다.

그녀는 화색 하며 고개를 돌렸다.

서애빈

"..아..?"

동현의 엄마

"야이 자식아!"

동현의 엄마는 확장된 동공으로 동현을 바라보고는 애빈의 눈을 가렸다.

동현의 아빠

"미친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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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왜 또..."

억울하게도 아직 눈도 제대로 못 떴는데 나오자마자 양쪽에서 욕을 처먹었다.

간신히 실눈을 뜨고 본 그곳에는 눈을 가리고 얼음이 돼 있는 애빈이 있었다.

그제야 자신의 상태를 자각했다.

아무것도 없는 상체, 자칫 트렁크 팬티로 보일 수 있는 반바지.

빠르게 백스텝으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서애빈

"..아.. 저.. 그..."

애빈이 어버버하는 사이 잠이 빠르게 깨버린 그가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채 거실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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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 무슨 일이시죠..?"

서애빈

"해.. 장.. 하러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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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아, 그러죠.. 그래요.."

무슨 데이트 신청하는 것도 아닌데 붉어진 얼굴을 푹 숙이고 해장 신청을 했다.

옆에서 동현의 부모만 내적 폭소를 터뜨리며 죽을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