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you again,
Forty-seven. It's a beautiful night.


화장실에서 나온 여주가 자연스럽게 예전에 지내던 방으로 들어가 누웠다.

남준은 싱크대 앞에서 음식물쓰레기와 쓰레기 분리중이었고, 윤기와 제이홉은 베란다에서 얘기중일 때였다.

폭신한 이불 안으로 들어온 여주가 히죽 웃으며 눈을 감았다.




민윤기
여주씨는?


김남준
아까 화장실 갔는데 나왔나?모르겠네요.

아직도 화장실이라고?

윤기가 닫혀있는 화장실 문을 조심스레 두드렸다ㅡ


민윤기
여주씨, 안에 있어요?

대답이 없는 조용함에 제이홉도 윤기의 옆에 와 섰다.

스위치가 꺼져 있는 걸 본 제이홉이 한번 더 노크를 하고는 조심스레 문을 열어본다.

역시나 불이 꺼져 있는 화장실에는-

아무도 없다.



제이홉
뭐야? 어디갔어?

놀라서 두리번거리던 제이홉이 예전 여주가 지내던 방문을 열었다.

역시나 캄캄한 방안에 무심코 문을 닫으려던 그가 활짝 문을 열어 본다.


민윤기
여깄어?


김남준
여주씨 여기서 뭐..

옹기종기 방문앞에 모인 세명의 남자들의 입이 순식간에 다물어졌다.

새근새근 잠든 여주의 모습에 제이홉이 피식 웃었다.


제이홉
자는데.


김남준
아....안되는데. 아. 여주씨... 아.....



민윤기
그러게 김남준, 맥주는 왜 더 따라서...



김남준
잠들거라고는 생각못했죠.

머슥해져서 머리를 긁적이는 남준과 윤기를 끌고 거실로 돌아온 제이홉은 자꾸 올라가는 입꼬리를 손으로 눌러 내렸다.



제이홉
일단 재워야지 뭐.


민윤기
깨워서 데려가야 하지 않겠어? 아버님 기다리실텐데.


제이홉
일어나면 내가 데려다줄께. 내일 주말이고.

윤기는 제이홉을 쳐다보았다.

마주친 시선을 피하지 않는 제이홉과 그런 둘의 눈치를 안절부절하며 살피는 남준이었지만. 곧 윤기가 피식 웃으며 핸드폰을 꺼냈다.


민윤기
아버님한테 연락드리자 그럼.


제이홉
........

전화를 걸었는데 화면에 세 남자의 얼굴이 뜬다. 영상통화다.


김남준
에?? 형, 이거.


민윤기
쉿, 쉿.


신구현회장
[민쌤. 무슨일인가? 아이쿠, 다같이 무슨 일이지?]


민윤기
아, 아버님 안녕하세요.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제이홉
안녕하십니까.


김남준
안녕하세요..

얼떨결에 핸드폰에 대고 꾸벅꾸벅 인사한 제이홉과 남준이 차렷자세로 윤기에게 바짝 붙어섰다.


민윤기
저기 아버님, 진짜 죄송한데요.

윤기가 핸드폰을 손에 든채로 빙 돌아 여주가 자고 있는 방으로 향했다.

화면에 비친 여주의 모습에 구현이 "허....!" 하고 탄성을 내뱉는 소리가 들린다.


민윤기
여주씨가 취했는지 잠이 들어서요.


신구현회장
술 많이 마셨나?


제이홉
맥주만 조금...


김남준
죄송합니다!!

남준이 꾸벅 허리를 숙이자 윤기와 홉이도 차례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인다.


신구현회장
......거기 제이홉군 집인가?


제이홉
아, 네.


신구현회장
마이너스 10점이네.



제이홉
윤기형도 같이 있었는데요?!

제이홉이 억울하다는 듯 항의하자 구현이 마지못해 대꾸한다.


신구현회장
민쌤도 마이너스 5점이야. 안 말리고 뭐 했나.


제이홉
저 그럼 마이너스 받은김에, 여주씨 잘 재우고 내일 보내겠습니다.


신구현회장
허, 이 사람 보게....

기 막혀하는 구현의 표정에 제이홉이 윤기에게서 핸드폰을 받아들고 말했다.



제이홉
마이너스 20점 받겠습니다.

구현은 의자에 기대 앉으며 말없이 화면을 쳐다보았다.

괘씸하긴 한데, 또 옹기종기 모여서 화면을 보고 있는 그 청년들이 귀엽다.

굳어있던 구현의 입에서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신구현회장
요즘 청년들 참 당돌하구만.



민윤기
죄송합니다.



제이홉
죄송합니다!



김남준
죄송합니다!


신구현회장
감기 안걸리게 잘 재워. 해장도 잘 해주고.


제이홉
네!

전화가 끊겼다.



김남준
아....진짜 제이홉......야, 그냥 기사 내자 연애중이라고.

겉옷을 찾아 입으며 남준이 반은 포기한 어조로 말했다.


민윤기
맘 편히 쉬어라.

제이홉의 등을 두드리고 윤기도 옷을 챙겨 남준과 함께 현관으로 걸어나갔다.


제이홉
형.


민윤기
왜.



제이홉
....미안해요. 고맙고.

윤기가 웃었다.



민윤기
간다.



모두가 돌아가고 혼자 남은 제이홉이 여주의 방문을 열었다.

탁, 하고 불을 켜자 여주의 감은 눈이 움찔한다.



제이홉
여주씨, 자요?


신여주
.......

제이홉이 들어와 침대 앞에 앉아 눈감고 있는 여주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제이홉
진짜 자요?


신여주
......네.


제이홉
....풉.

제이홉의 웃음에 여주의 입술도 움찔하더니 여주가 눈을 뜬다.

잠기운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눈동자.

부시시 일어나 앉는 여주를 제이홉이 바닥에 앉은채로 올려다보았다.


신여주
....어떻게 알았어요 나 안자는거?


제이홉
맥주 마시고 취할 사람은 아니거든. 소맥이면 몰라도.


신여주
......근데 왜 잔다고 했어요. 아빠한테 마이너스까지 받고.



제이홉
보내기 싫어서요.

가만히 올려다보는 제이홉을 바라보다 여주도 침대아래로 내려와 바닥에 앉았다.


신여주
나 잘했죠?

옆에 바짝 붙어앉으며 묻는 여주를 보던 제이홉이 손을 들어 그녀의 턱을 잡고 입을 맞췄다.


제이홉
잘했어요.


신여주
오늘 많이 삐졌잖아요. 그쵸?


제이홉
삐질거 알면서 그랬어요?


신여주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제이홉
나 오늘 완전 유치했는데.

여주는 웃음을 가득 머금은 눈으로 제이홉을 보았다.

귀여운 사람.


신여주
질투하는거 좋아요.



제이홉
일부러 그러나?


신여주
음......솔직히, 윤기씨한테는 일부러 그런것도 조금 있고.

새초롬하게 말하는 여주를 보며 그가 고개를 돌리고 웃는다.


신여주
정회장님이 무슨 얘기했어요? 물어봐도 되나?


제이홉
그냥- 미안하대요. 지난 세월.


신여주
......기분, 어때요?


제이홉
생각했던 만큼. 응... 딱 그만큼, 이상하고 딱 그만큼 괜찮아요.

물끄러미 바라보는 여주와 시선을 맞추며 제이홉이 여주의 어깨위로 손을 올려 끌어안았다.


제이홉
이제 그만 위험해요.


신여주
.......


제이홉
이제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더이상 엮이지 말아요. 이런일. 여주씨가 할 일 다 했어요.


신여주
......그런가요.


제이홉
이제 그런거 말고, 아버님한테 마이너스 받은거나 만회할 수 있게 좀 도와줘요.

제이홉의 말에 여주가 작게 웃었다.


신여주
걱정마요. 우리아빠 나한테 약해. 내가 이겨요.


제이홉
그래도.


신여주
나 저쪽 세계에서 계속 고아로 살았어도 괜찮았거든요? 근데, 여기서 신여주로 살았던 아미한테 부러운게 딱 하나 있어요ㅡ


제이홉
.......


신여주
너무 좋은 아빠를 만났어. 진짜 좋은 분이예요.



제이홉
........


신여주
그래서 가끔, 신여주인척 하고 있는게 아빠한테 죄송하고. 또 내가 진짜 신여주면 좋겠다- 가끔 생각해요.


제이홉
신여주예요


신여주
.......


제이홉
아미가 당신한테 넘기고 갔잖아.


신여주
......그런걸까요....? 내가 이렇게 다 가져도 되는 걸까요? 당신도. 아빠도. 여주가 가졌었던 모든거. 너무 당연하게.

여주의 뺨에 제이홉의 손이 따듯하게 와 닿았다.


제이홉
난 당연한거 아닌데.


신여주
......


제이홉
당신이라 마음 연 거예요.


신여주
.......



제이홉
신여주 당신이어서. 좋아하는건데.

여주가 뺨을 덮은 그의 손을 잡으며 입을 맞췄다.

부드러운 입술이 맞물렸다.

너무 좋아서.

이제는 정말 당신이 너무 좋아서.

적극적으로 제이홉에게 파고드는 여주를 그가 말리듯 멈췄다.


제이홉
오늘 되게 적극적인데?


신여주
.....그래서 싫어요?


제이홉
싫은게 아니라.....

제이홉이 그녀를 잠시 떼어내며 침대위로 올려 앉혔다.


제이홉
내가 오늘은 아버님한테 정식으로 허락맡았거든요ㅡ 그래서 거리낄게 없는데.


신여주
나돈데. 나 작정하고 여기 남은건데?



제이홉
......그거 되게 위험한 말인데.

여주의 두 팔이 제이홉의 목에 감겼다.

제이홉이 그녀를 당겨오며 침대위로 여주를 안고 쓰러졌다.

또 한번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입술이 섞였다.

단번에 후끈하게 달아오른 방 안에 깊고 진한 키스를 나누던 제이홉이 여주의 허리를 감으며 단번에 위로 올라왔다.

열에 닳은 그의 눈빛을 올려다보며 여주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신여주
오늘은 브레이크 걸지 마요.



[작가의 말] 어...그...저...이게 전체 관람가거든요....ㅎ 자세한 상황은 각자 상상하시기 바랍니다 ㅋㅋㅋㅋ 작가가 브레이크 걸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