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넥도 잏링/이한 리우] 주장님, 저 좀 봐주세요

[보넥도 잏링] 주장님, 저 좀 봐주세요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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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는 아침부터 운동장 주변이 선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한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경기장을 바라봤다.

생각보다 컸다.

관중석도 있었고, 다른 학교 선수들도 하나둘씩 몸을 풀고 있었다.

리우가 옆으로 다가왔다.

"긴장돼?"

"조금요."

"너도 긴장하는구나."

"저도 사람이니까요."

리우가 웃었다.

"그럼 다행이네."

"뭐가요?"

"너무 아무렇지 않아 보여서 오히려 걱정했거든."

이한이 리우를 바라봤다.

"선배는 안 긴장돼요?"

"나?"

리우가 잠시 경기장을 바라봤다.

"나도 긴장되지."

"그런데 왜 티가 안 나요?"

"주장이 긴장한다고 하면 애들이 더 긴장하잖아."

"그럼 저한테는 말해도 되겠네요."

리우가 이한을 바라봤다.

"너한테는 괜찮아."

이한이 작게 웃었다.

"그럼 오늘은 제가 선배 긴장 안 하게 해줄게요."

"어떻게?"

"제가 골 넣을게요."

"그건 네가 긴장 안 하게 해주는 거고."

"선배도 좋아하잖아요."

"……그건 맞지."

두 사람은 웃으며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첫 경기는 생각보다 거칠었다.

상대 팀은 이한을 집중적으로 막았다.

공을 잡으면 두 명이 붙었고, 돌파하려 하면 한 명이 더 따라왔다.

전반 15분.

이한은 공을 잡자마자 세 명에게 둘러싸였다.

"이한!"

리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한은 순간 리우가 있는 쪽으로 공을 내줬다.

리우가 받아냈다.

그리고 다시 이한에게 패스했다.

이번에는 수비가 한쪽으로 몰린 틈이 생겼다.

이한이 그대로 돌파했다.

"뛰어!"

리우가 앞쪽으로 달렸다.

이한은 순간 고민했다.

직접 슈팅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리우가 더 좋은 위치에 있었다.

이한은 공을 밀어줬다.

리우가 슈팅했다.

골.

"나이스!"

선수들이 달려왔다.

리우가 이한의 어깨를 잡았다.

"방금 패스 좋았어."

"제가 골 넣을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나한테 줬잖아."

"선배가 더 잘 넣을 것 같아서요."

"그게 팀플레이야."

이한이 웃었다.

"알아요."

리우가 잠시 이한을 바라봤다.

"진짜 많이 달라졌다."

"뭐가요?"

"너."

"좋은 쪽으로요?"

"응."

"그럼 칭찬이네요."

"엄청난 칭찬이지."

후반전.

경기 점수는 1대1이었다.

상대 팀의 공격이 계속 이어졌다.

리우는 수비까지 내려가며 팀원들을 지휘했다.

"왼쪽 막아!"

"한 명 더 붙어!"

"이한, 뒤!"

이한이 급하게 돌아섰다.

상대 선수가 골문 앞으로 돌파하고 있었다.

이한이 달려가려는 순간, 리우가 먼저 몸을 던졌다.

강한 태클이었다.

공은 밖으로 튕겨 나갔지만 리우는 그대로 넘어졌다.

"선배!"

이한이 달려갔다.

"괜찮아요?"

리우가 일어나려 했다.

"괜찮아."

그런데 일어나려던 순간 얼굴이 굳었다.

"……잠깐."

이한이 리우의 팔을 잡았다.

"발목이에요?"

"조금 삔 것 같아."

"그럼 나가요."

"아직 시간 남았어."

"선배."

"괜찮아. 뛸 수 있어."

이한의 표정이 굳었다.

"못 뛰잖아요."

"뛸 수 있어."

"선배가 아까 저한테 뭐라고 했어요?"

리우가 이한을 바라봤다.

"다치면 빠져야 한다고 했잖아요."

"그건 네가 다쳤을 때고."

"똑같아요."

이한의 목소리가 떨렸다.

"선배 몸도 똑같아요."

리우는 잠시 말이 없었다.

"이한아."

"안 돼요."

"……."

"이번에는 제가 할게요."

이한이 리우를 바라봤다.

"선배가 저한테 해줬던 것처럼."

리우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리우가 교체된 뒤.

이한은 경기장 안에서 계속 리우가 있는 벤치를 바라봤다.

코치가 소리쳤다.

"이한! 집중해!"

"네!"

경기 종료까지 5분.

점수는 1대1.

이한에게 공이 왔다.

상대 수비가 두 명 붙었다.

이한은 한 명을 제치고, 다시 한 명을 제쳤다.

그리고 골문 앞까지 들어갔다.

슈팅.

골.

2대1.

경기장이 크게 떠들썩해졌다.

하지만 이한은 세리머니도 하지 않았다.

곧바로 벤치를 바라봤다.

리우가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이한도 그제야 웃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다음 경기 준비를 위해 이동했고, 리우는 벤치에 남아 발목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한이 다가왔다.

"선배."

"왔어?"

"왜 웃어요?"

"네가 골 넣었잖아."

"선배가 다쳤는데 제가 웃을 수가 있어요?"

"그래도 이겼잖아."

이한이 리우 앞에 앉았다.

"발목 보여줘요."

"괜찮아."

"보여줘요."

"이한아."

"빨리요."

리우가 결국 발목을 내밀었다.

이한은 조심스럽게 붕대를 확인했다.

"많이 아파요?"

"조금."

"거짓말."

"진짜 조금이야."

"……."

이한은 아무 말 없이 붕대를 다시 정리했다.

리우가 조용히 말했다.

"너 아까 나 다쳤을 때 많이 놀랐지."

"네."

"미안."

"왜 선배가 미안해요."

"걱정시켰잖아."

이한은 한참 동안 리우를 바라봤다.

"저 선배가 다치는 거 싫어요."

리우의 표정이 굳었다.

"……."

"축구 때문에 그런 게 아니에요."

이한이 천천히 말했다.

"선배가 다치면 그냥 싫어요."

리우는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 때문에 경기 집중 못 한 거 아니야?"

"조금요."

"미안한데."

"그래서 골 넣었잖아요."

리우가 웃었다.

"그건 인정."

이한도 따라 웃었다.

그러다 리우가 조용히 말했다.

"나도 네가 다쳤을 때 똑같았어."

"……."

"경기고 뭐고 아무것도 안 보이더라."

이한이 리우를 바라봤다.

"그럼 이제 알겠죠?"

"뭘?"

"제가 왜 선배 걱정하는지."

리우는 대답 대신 이한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알겠어."

잠시 후 리우가 덧붙였다.

"그러니까 나도 하나만 약속해줘."

"뭔데요?"

"네가 위험한 상황이면 무조건 나부터 생각하지 말고 네 몸부터 챙겨."

"싫어요."

"왜."

"선배도 안 그러잖아요."

리우가 웃었다.

"그럼 우리 둘 다 고쳐야겠네."

"네."

이한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 경기까지 얼마 안 남았어요."

"응."

"그러니까 선배는 여기서 쉬어요."

"너는?"

"저는 이기고 올게요."

리우가 웃었다.

"그래. 기다리고 있을게."

이한은 몇 걸음 걸어가다가 뒤돌아봤다.

"선배."

"응?"

"이번에는 진짜 약속이에요."

"뭐가?"

"제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 있어요."

리우는 잠시 이한을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

이한은 그제야 다시 경기장으로 향했다.

리우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생각했다.

이한이 자신을 걱정하는 만큼, 자신도 이한을 잃고 싶지 않다는 걸.

대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마음은 이미 이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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