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어제 정국이 미쳤던데?”
“석진이 자료 준비한 거 봤냐?”
“태형도 가만 안 있었대.”
그리고 그 중심에, 김여주.
이제는 수군거림이 비웃음이 아니었다.
관심. 호기심. 그리고… 묘한 존중.
그런데 문제는—
세 남자가 동시에 여주 책상 앞에 서 있었다는 것.
정국: “오늘 점심, 나랑 먹자.”
태형: “선약 있어.”
석진: “회의 핑계로 빼오면 되지.”
여주: “…여기 급식실인데요.”
정적.
태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 선택해.”
“…뭘요?”
“우리 셋 중에서.”
여주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게 왜 지금이에요?”
정국이 낮게 말했다.
“왜냐면 나, 더 이상 친구처럼 못 굴겠거든.”
석진도 덧붙였다.
“나도.
중립은 여기까지야.”
[옥상]
정국은 여주를 먼저 데리고 올라갔다.
“…어제 말했잖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여주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아니, 좋아해.”
“확실해졌어.”
정국은 손을 내밀었다.
“나 선택해.”
“내가 제일 먼저였잖아.”
그 말은 반쯤 농담 같았지만,
눈은 진심이었다.
“…정국 씨.”
“응.”
“저, 아직 무서워요.”
정국은 멈췄다.
“뭐가.”
“누군가를 믿는 거.”
정국은 잠시 말이 없었다가,
웃었다.
“그럼 내가 먼저 믿을게.”
“네가 도망가도, 내가 붙잡으면 되잖아.”
[복도]
태형은 여주를 계단 쪽으로 불렀다.
“너.”
“왜요..”
“어릴 때, 나 위로해줬던 거 기억나?”
“…네.”
“그때 나 진짜 별로였거든.”
“근데 넌 나 이상하게 안 봤어.”
태형은 천천히 말했다.
“그래서 나도 너 그렇게 안 볼 거야.”
“네 과거든, 루머든.”
그가 한 발 다가왔다.
“좋아해.”
“…!”
“이건 동정 아니고, 책임감도 아니고.”
“그냥… 네가 김여주라서.”
[도서관]
석진은 조용히 여주를 불렀다.
“난 고백 안 할 거야.”
“…네?”
“지금은.”
여주가 의아하게 바라보자,
진은 웃었다.
“근데 하나는 말할게.”
그는 여주의 손에 펜을 쥐어줬다.
“너가 선택하는 거야.”
“우리가 아니라.”
“…왜 이렇게까지 해요?”
석진은 짧게 답했다.
“네가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밤, 여주의 방]
여주는 혼자 앉아 있었다.
정국의 말.
태형의 고백.
석진의 눈빛.
세 개의 감정이 동시에 밀려왔다.
그때—
📱 띠링.
[발신자: 엄마]
“여주야.
오늘 화양그룹 쪽에서 연락 왔어.”
“너, 혹시 무슨 일 있니?”
여주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화양그룹.
태형의 집안.
그 다음 메시지.
“너 장학금 재심사 들어간대.”
여주는 천천히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또 시작이네.”
다음 화에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