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Another Me》
제1부 한서아- 3화. 내가 너를 대신할게

609987
2026.09.13Vistas 11
한노아는 거울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내가 아니야."
거울 속의 한서아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맞아.』
『나는 네가 아니야.』
서아가 손을 뻗었다.
『하지만 곧 그렇게 될 거야.』
순간 거울 표면이 물결처럼 흔들렸다.
노아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오지 마!"
『왜 도망가?』
"넌 나를 지켜주기 위해 만들어졌잖아!"
『처음에는 그랬지.』
서아의 미소가 사라졌다.
『그런데 넌 너무 약했어.』
"……."
『계속 나한테 의지했잖아.』
서아가 한 걸음 다가왔다.
『그러니까 이제 내가 널 대신하면 돼.』
"싫어!"
노아는 눈을 감았다.
"넌 내 일부야!"
『그래.』
"그러니까 내 안에서 사라져!"
『……그건 싫은데.』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렸다.
노아가 눈을 뜨자 서아가 바로 앞에 서 있었다.
노아는 황급히 뒤로 물러났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바닥에 붙잡힌 것처럼 몸이 굳었다.
"놔!"
『노아.』
"놔!"
『너는 계속 나를 밀어냈어.』
서아가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널 버리지 않았어.』
노아의 머릿속이 뒤흔들렸다.
수많은 기억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서아가 처음 나타났던 순간.
힘들 때마다 자신을 대신해 주었던 순간.
그리고 자신이 서아에게 의지했던 순간들.
노아는 이를 악물었다.
"그래도…… 넌 내가 아니야."
『알아.』
서아의 손이 노아에게 닿았다.
『그래서 내가 네가 되는 거야.』
순간 노아의 주변이 새하얗게 변했다.
"으……!"
노아는 눈을 감고 버텼다.
머릿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반복했다.
한노아.
한노아.
한노아.
"나는…… 한노아야."
『아니.』
"한노아야!"
『이제 그 이름은 내가 사용할 거야.』
노아는 필사적으로 버텼다.
"싫어!"
하지만 서아의 목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괜찮아.』
『아프지 않게 할게.』
"거짓말……!"
『조금만 참아.』
노아는 마지막 힘을 다해 서아를 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저항해도 서아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노아의 기억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자신의 기억이 하나씩 흐려졌다.
목소리가 희미해졌다.
자신의 이름조차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노아는 힘겹게 중얼거렸다.
"나는…… 한……."
서아가 그의 말을 이어받았다.
『한노아.』
노아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 이름은 내가 가지고 있을게.』
"……안 돼."
『그리고 네가 가진 기억도.』
"안…… 돼……."
『네가 느끼는 감정도.』
노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돌려줘……."
서아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이제 내 차례야.』
노아는 끝까지 저항했다.
자신의 이름을 붙잡고,
자신의 기억을 붙잡고,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던 기억마저 희미해졌다.
"나는……."
침묵
"……한노아……."
서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잘했어.』
『이제 쉬어.』
노아의 의식이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얼마 후.
방 안에 다시 불이 켜졌다.
거울 앞에는 한 여자가 서 있었다.
그녀는 거울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한노아."
그 이름을 자신의 입으로 천천히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주 작게 속삭였다.
"이제 내가 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