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명이 아니더라도 - 한국어 Ver.

제4장:너는 예쁘다

"밤비, 오늘 밤에 시간 있어? 지난번 일 만회하고 싶어서."

출근하자 프리가 다가와 양손에 든 커피 중 한 잔을 건네며 물어왔다.

"웅, 아무 일도 없어. 하지만 오늘도 약속 취소되면 나 삐질지도 몰라."

커피를 받아 들며 밤비가 짓궂게 웃었다.

"진짜 미안해, 오늘은 미리 그 사람한테 제대로 말해 뒀으니까."

이번에는 정말로 데이트다. 근무 시간 내내 밤비의 마음은 다시 한번 행복으로 가득 차 있었다.

퇴근 시간이 지나 둘이서 사무실을 나오자, 하늘이 물색과 핑크색의 그라데이션을 만들며 주변을 온통 물들이고 있었다.

"예쁘다."

여기서 아무 생각 없이 사랑을 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해 버린다면 이 관계는 끝나 버리겠지.

그런 것쯤은 알고 있다. 너에게는 그 녀석이 있고 연인이 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이런 식으로 마음을 숨기지 않으면 곁에 있을 수 없는 이 관계는 도대체 무엇일까.

친구라는 말은 하기 싫다, 어떤 단어로도 표현하고 싶지 않다.

그럼 대체 정체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모르겠지만…….

"너는 예쁘다."

나도 모르게 밤비가 중얼거렸다.

"아, 아니, 프리가 나한테 자주 귀엽다고 해 주니까, 그 보답이랄까."

황급히 변명을 덧붙였다.

"고마워, 빈말이라도 기쁘네."

프리가 활짝 피어나듯 미소를 지었다.

바람이 살랑이며 프리의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밤비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지만, 노을의 붉은빛이 그것을 감춰 준 덕분에 프리가 눈치채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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