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rras hormonales: Superpoderes en la escuela secundaria

Episodio 5

    

호르몬 전쟁 시즌1

​005.이면의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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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기대.. 하게 만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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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초이스들 중 매력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을 가진 김태형 다음으로 많은 팬클럽 보유. 내가 평범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팬클럽이 많은 이유는.. 김태형이 그렇듯 나 또한 내가 가진 호르몬 때문이다. 어떤 말이라도 달달하게 만들어버리는 능력. 무슨 말을 해도, 무슨 행동을 해도 모든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으면서 자란 나는 내 능력이 내가 가진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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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행동은 날 늘 비참하게 만들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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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평범한 중학생 여자아이 였다. 초이스인 나와 다른 논초이스였고 외모도 성격도 다 평범했지만 나한테만은 누구보다 특별한 그런 여자아이였다. 그 여자아이에게만은 특별하게 대해주고 싶었다. 다른 아이들 보다 친절하게 다른 아이들에게보다 다정하게.. 하지만 모든 말을 달달하게 만들어버리는 내 호르몬은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효과를 낼 수 밖에 없었고 그런 나를 지켜보던 그 여자아이는 누구보다도 상처받았고 나를 좋아하게 된 것을 괴로워했다. 그 여자아이가 나 때문에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게 싫었던 나는.. 아니, 그보다 그 아이가 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던 나는 결국 그 아이를 놓아주기로 결정했다. 나보다 좋은 사람. 나보다 더 평범하게 그녀를 사랑해줄 사람을 만나길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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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부터였다. 내 관심과 사랑이 닿는 곳에 있는 사람들이 상처받고 괴로워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 누구에게도 나의 이 저주받은 사랑을 주고 싶지 않아진 것은.. 그저 미움 받지 않는 정도만 하면서 사는 생활도 나쁘진 않을 거란 생각. 그런 생각으로 지내온 것이 어느덧 고등학생인 나에게도 변함없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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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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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드는 옛날 생각에 멍- 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런 내 소매 쪽 옷깃을 붙잡으면서 나를 부르는 ㅇㅇ. 뭐야. 오빠는 그렇다 치고 슈가는 또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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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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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말하면 모든 말이든 달달하게 들린다면서요? 논초이스들은 오빠를 그렇게 부른데요- 슈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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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야-"



내가 그런 명칭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투덜대자 그런 나를 돌아보더니 헤실헤실 웃으며 말하는 ㅇㅇ.



"하긴. 저는 무효화 호르몬을 가져서 오빠의 달달한 호르몬을 느껴본 적은 없지만~ 윤기 오빠는 굳이 호르몬이 없어도 다정한 사람 같달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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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사람이라... 그러고 보니까 호르몬이 없는 상태의 나의 모습은 나도 잘 모른다. 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았을 때의 나는 초이스반 녀석들 이외에 다른 녀석들을 만나본적이 없었으니까. 어쩌면 두려웠을 지도 모른다. 호르몬이 억제된 상태의 내가 과연 사랑받을 수 있는지 인기 있을 수 있는 건지에 대한 자신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까 이 녀석한테는 내 호르몬이 통하지 않으니까 진짜 내 모습을 보고 있는 건가? 버릇처럼 내 옷깃을 잡고 있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여동생이 있었다면 이런 기분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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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호르몬이 없는 나는 괜찮아 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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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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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질문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ㅇㅇ이. 하긴 이해가 안 될만도 하지. 누구보다 많이 사랑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건 아무도 모를테니까 말이야. 내가 그런 ㅇㅇ에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웃어 보이고 다시 창가로 시선을 돌리자 그런 나와 같이 창가로 시선을 돌리며 말하는 ㅇ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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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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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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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태형오빠나 윤기오빠 같이 사랑받는 호르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호르몬에 의해서 생기는 사랑이나 감정이 아닌 순수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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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로 향해있던 내 눈은 어느새 자연스럽게 ㅇㅇ에게로 향해있었다. 생긴걸 보면 전혀 진지해 보이는 구석도 예리해 보이는 구석도 없는데 이렇게 예리하게 상처를 찌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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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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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방심했나보다. 동글동글 맑은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이 녀석한테 왠지 한방 먹은 느낌이랄까.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가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내 상처를 알아준다는 건. 눈치 채 준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 녀석한테 더 의지하고 싶게 됐다. ㅇㅇ이 앞으로 다가가 존댓말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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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라고 불렀으면 말도 좀 놔- 왠지 엄청 안 친해 보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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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오빠랑은 오늘로 이틀째보는 걸요? 아직 친하진 않은..."



ㅇㅇ이가 무슨 말을 더 하기도 전에 ㅇㅇ이의 어깨에 내 얼굴을 묻었다. ㅇㅇ이는 더 이상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냥 그대로 서있을 뿐이었다. 그래 겨우 이틀본 내가 이렇게 친근하게 행동하는 게 넌 이해가 안 되겠지. 하지만 초이스란 존재는 늘 그래.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그 만큼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야. 인간적인 감정에 메마른 사람들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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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호르몬이 없는 나를 보고 있잖아. 그러니까 넌 나한테 진실하고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줄 수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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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그렇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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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의 어깨에 기대있던 고개를 들어 다시금 ㅇㅇ의 얼굴을 마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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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한테 좀 알려주라. 그 인간적인 감정이 어떤 건지. 사람들이 날 미워하는 게 어떤 건지. 나한테 상처받았을 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무조건적인 사랑과 관심같은 건 말고 진짜 사랑과 관심 같은 거 네가 좀 알려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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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몰라도 사랑 같은 거나 관심이라던가 하는 건 저도 아직 잘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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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에 무척이나 곤란해 하는 ㅇㅇ이의 표정이 귀여워보여서 피식- 웃어버렸다. 나도 참 아직 어린 녀석한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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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윤기오빠를 도우기 위해서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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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한 의도는 잘 알고 답하는 건지 의지에 찬 표정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말하는 ㅇㅇ이. 이 녀석 확실히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왠지 철컹철컹 해야 할 것 같은 죄책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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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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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찌됐든- 도와주기로 결정한 건 이 녀석이니까- 조금, 아주 조금 기대해본다- 헤실헤실 별 생각 없이 웃고 있는 ㅇㅇ의 모습을 보며 환하게 미소 짓는 윤기였다.

   

 

"언제까지 거기 혼자 있을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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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오빠가 교실을 잠시 빠져나간 틈에 교실에 들어왔을 때부터 쭉 반대편 창가 쪽에 숨죽이고 앉아있던 지민을 향해 묻자 그런 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내 쪽을 보는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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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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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알고 있죠! 제일먼저 교실에 와계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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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기 전이라.. 당연히 아무도 내 존재를 모를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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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단 건 내가 오기 전엔 늘 이렇게 혼자 교실에 앉아있었단 이야기 인가? 초이스 반에서도 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기 전에는 늘 혼자 있었겠구나. 왠지모르게 지민이 안쓰러워져서 지민에게 다가가자 자신을 두 눈 가득 담고 지켜보고 있는 내 모습이 기쁜지 환하게 웃는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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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친구들 중에 이렇게 날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 내 상상보다 좋은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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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 선생님이랑 택운 선생님은 오빠를 볼 수 있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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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 반은 딱히 수업이 따로 없으니까 택운 선생님은 주사를 맞을 때나 보는 거고 대현 선생님은 조례시간이나 종례시간이 아니면 볼일이 딱히 없달까. 가끔가다 정국이의 랜덤호르몬이 무효화 호르몬으로 발동하면 그녀석이나 날 알아볼까..? 그 외에 시간은 나 혼자서 보내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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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지민오빠는 생각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구나. 근데 존재감이 없는 호르몬을 가지고 있다면 가족들은 지민오빠를 알고 있는 걸까..?



"근데 지민 오빠는 가족들을 만날 땐 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고 가는 거에요?"



내 질문에 한동안 말이 없던 지민은 다소 슬픈 눈으로 나를 보면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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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부모님은 없는 거나 다름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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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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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보다- 날 알아봐주는 친구가 생기면 꼭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같이 해줄 수 있어?"



지민이 나의 질문에 더 이상 답하기 곤란한 듯 내 손을 붙잡고 신이 나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초롱초롱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보는 지민. 그런 눈빛으로 저를 보면 누가 그 부탁을 거절 할 수 있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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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하고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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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질문에 내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어 깍지를 끼워 꽉 잡더니 나를 보며 씽긋- 웃으며 말하는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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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손잡고 내가 혼자 걷던 거리를 같이 걸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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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혼잣말이 아니라 서로서로 대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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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일상적인 일들이잖아. 내가 가만히 지민을 보고 있자 자신의 손과 꼭 맞잡고 있는 내 손을 보더니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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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까 하고 싶은 거 ㅇㅇ이가 다해주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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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고 싶은 게 이게 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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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질문에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멈칫하고는 다시 내 쪽을 돌아보는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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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야.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하고 싶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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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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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질문에 그건 비밀이라는 듯 살짝 웃더니 맞잡은 손을 만지작만지작 대면서 부끄러운지 눈을 나에게 두지 못하고 말하는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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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같이 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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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의 말에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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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죠-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라면요~"



내 대답이 아주 마음에 드는 듯 나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지민. 그렇게 좀처럼 커질 줄 모르던 지민의 즐거운 목소리가 교실 안을 가득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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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 전용 연구실에 앉아 오늘 초이스 반 아이들에게 투여할 주사를 준비하던 택운이 ㅇㅇ의 얼굴을 떠올리고는 멈칫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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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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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운이 ㅇㅇ의 얼굴과 함께 겹쳐지는 누군가의 얼굴을 기억해내고 오랫동안 손길이 닿지 않은 책장의 맨 위 칸에 놓인 있는 앨범을 꺼내든다. 앨범을 한장 한장 넘기는 택운의 손길이 조심스럽다. 잠시 뒤 무표정한 택운과 그런 택운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있는 여자의 사진이 보인다. 앨범 곳곳에 그 여자와 택운, 그리고 대현, 명수의 모습이 가득히 담겨있다. 사진 속의 여자의 모습이 다시금 ㅇㅇ의 모습과 겹친다. 택운의 희고 긴 손가락이 그 여자의 얼굴에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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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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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이 양 손에 커피가 든 종이컵을 들고 연구실 안으로 들어온다. 대현의 등장에 택운이 몸을 대현 쪽으로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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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옛날 앨범을.. 그러고 보니까 안 꺼내본지도 오래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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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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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운의 불음에 대현이 택운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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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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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이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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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의 물음에 택운이 뭔가를 말하려다가 말고 아니라는 듯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뭐야- 뭔데 말 안하는데- 정택운."



택운이 더 말할 생각이 없어보이자 택운을 더 이상 조르지 않는 대현. 그렇지만 대현도 택운이 그 사진을 보면서 한 생각이 뭔지 대충 짐작하고 있는 듯 조금 씁쓸한 표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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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주사 효력 시간이 한 시간 밖에 안 남았어."



택운의 말에 대현이 잊고 있었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빠르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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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정국이 데리고 올 테니까 내가 오기 전까지 초이스반 애들 좀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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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현의 말에 택운이 고개를 끄덕이고 대현이 그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 연구실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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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ㅇㅇ이라는 녀석을 보면 네 모습이 떠올라. 이건 단지 우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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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에 있는 사진 속의 여자를 보며 뭔가 그리운 표정이 되는 택운. 그런 택운의 그리움의 깊이를 말해주듯 사진을 어루만지는 택운의 손길이 조심스럽다.

   

 



"전정국- 학교가야지-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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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이 자신의 룸메이트인 정국을 깨우기 위해 정국이 덮고 있는 이불을 덜어내자 식은 땀을 흘리고 있는 정국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 정국의 모습을 발견한 태형의 표정이 심각해진다.



"전정국! 전정국 정신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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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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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선생님을 불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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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이 대현에게 연락하려고 하는 순간 정국의 눈빛이 변하더니 태형에게 달려들어 태형의 목을 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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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죽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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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전정국.. 정신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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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태형의 손을 뿌리쳐내려고 애쓰지만 살인 호르몬이 극대화된 정국의 힘을 태형이 당하내기엔 태형의 힘이 너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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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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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의 목이 정국의 손아귀 힘에 의해 시뻘겋게 물들고 태형의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정국아! 정신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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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에게 달려와 정국을 태형에게서 떼어놓는 대현. 대현의 무효화 호르몬 덕분인지 정국이 정신을 차린 듯 이마에 손을 얹더니 자신의 눈앞에 상황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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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켁...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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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이 목이 시뻘겋게 변한채로 자신의 앞에 쓰러져 있고 대현이 자신을 감싸 안고 있다. 이 상황을 설명할 것은 단 한 가지 경우 밖에 없다. 자신이 또 다시 살인 호르몬에 흔들려 태형을 해친 것이다.



".. 또.. 내가... 태형이 형한테 상처를 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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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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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억제 주산가 뭔가 맞으면... 일정 시간 동안은 괜찮아 진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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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정국의 질문에 대현이 해줄 수 있는 답이 없다. 초이스 반 중 정국만이 호르몬 억제 주사의 효력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언제 주사의 효력이 떨어질지 모르는 정국이었기에 대현이 더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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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정국아. 다 선생님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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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 이게 왜... 선생님 탓이야..? 이성을 잃고 태형이 형을 죽이려고 한건 난데..? 왜 선생님이 미안하다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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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의 얼굴에 상처받은 표정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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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아. 형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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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정말.. 미안 태형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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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자꾸만 이성을 잃는 자신이 한심하다는 듯.. 그런 자신이 견디기 힘들다는 듯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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