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on Jungkook, el punk que vino a arruinarme

05. Jeon Jungkook, el matón que vino a arruinar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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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망치러 온 양아치 전정국














내 안 좋은 습관들 중 하나가 어딜 가도 눈치를 보는 것이었다. 눈치를 보며 자연스럽게 그들이 원하는 내가 되어주고, 나라는 존재는 점점 작아져 갔다. 물론 자연스럽게 내 주장을 펼치는 것도 불가능해졌고 말이다. 나는 모두에게 인형과 같은 존재였던 거다. 본인들 마음대로 다루고, 본인들 감정을 표출하는.

하지만 난 인형이 아니다. 여태 내 세상이 그들 뿐인 줄 알고, 버티고 참아준 것 뿐이지. 내 인생을 되찾아줄 사람이 내게 온 이상, 나는 모두에게 인형으로 남을 필요가 없었다.





“여주야, 이번 수학 경시 대회도 기대해도 되는 거지? 우리 학교를 대표해서 나가는 건데… 쌤이 적극적으로 밀어줄게.”

“괜찮아요, 그런 대회 이제는 안 나갈 거니까.”

“어…? 무슨 소리야. 이거 대학 입시에 중요한 가산점인 거, 너도 잘 알고 있잖아. 그리고 네가 안 나가면 우리 학교 대상은…!”





선생이라는 자의 표정이 달라진다. 그럴 만도 했다. 교내, 교외의 대회라면 전부 나가서 상을 쓸어오던 나니까. 학교는 그 뒤로 무슨 대회가 있다 싶으면 나를 내보냈다. 그리고 나는 매번 대상, 아니면 최우수상이라는 성과를 보였다.

그들도 학생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내가 매번 훌륭한 성과를 가져오니 이제는 그것조차 당연한 건 줄 알고 있다. 결국 이 사람한테도 나는… 인형이라는 거다.





“쌤, 설마 저를 인형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다, 당연히 아니지!”

“그런 게 아니면, 제가 왜 학교를 위해서 며칠간 머리를 부여 잡아야 해요? 대회 한 번 나가면 학교, 학원은 물론 집에서까지 돌아가면서 닦달을 해대요. 그거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장도 꼬여봤고, 탈모도 경험해 봤거든요? 저 더이상 그렇게 살기 싫어요.”





나를 인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던 선생의 얼굴은 꽤나 볼만 했다. 애가 갑자기 왜 이러나 싶은 그 뚱한 표정. 금방이라도 내 어깨를 부여잡고 정신 차려라, 이거 꼭 나가야 한다 나를 가스라이팅 할 것만 같은 느낌.





“저한테 뭐든 강요하지 마세요. 교권이란 게 학생들 가스라이팅 하라고 있는 것도 아니고… 쌤이 저한테 그럴 권리는 없어요.”

“김여주, 똑바로 생각해. 이건 너한테도 도움 되는 일이야.”

“여태 쌤들 인형처럼 산 덕분에 생기부 꽉꽉 채웠는데요, 뭐. 더 필요하다 싶으면 제가 알아서 할 거니까, 쌤 이득을 위해, 학교 이득을 위해 저 이용하지 말아주세요.”

“배은망덕한 년. 내가 이제껏 해온 게 얼만데!”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교권을 빙자한 가스라이팅. 여기에 내 고등학교 시절 절반 정도를 쏟았다는 게 화가 날 지경이다. 대체 본인이 뭘 했다는 건가 싶었다. 머리도 내가 썼고, 대회도 내가 나갔고, 상도 내가 탔는데. 본인이 뭘 했다고!





“푸흡… 쌤이 해온 게 대체 뭔데요?”

“그거야…!”

“아, 대회 뭐 있다고 알려준 거? 그것도 아니면 제 어깨 치면서 무조건 대상 타오라고 압박한 거요? 그것 말고는 뭐… 머리도 제 머리고, 대회장에도 제가 나갔고, 상도 제가 탔는데. 대체 쌤이 해온 게 뭐예요?”

“……”

“쌤, 여기서 쌤이 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전부 다 제가 온전히 스스로 한 일이거든요. 그러니까 멋대로 생각하지 마세요. 저 좀 기분 나쁘려고 그래요.”





억울한 마음에 가슴 속 깊은 곳에 있던 모든 것을 털었다. 학교에 내 소문이 퍼져가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도, 선생들 사이에도. 배은망덕… 할 건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좋다. 싸가지가 없다 해도 좋다.

나는 지금 쌤을 비웃 듯 한쪽 입꼬리를 씨익 올려보이고서 그대로 뒤돌아 지나가는 내가 좋으니까. 그리고 그 앞에 미소로 화답하고 있는 전정국이 좋으니까.

쌤과 교무실 바로 앞 복도에서 얘기를 나눈 덕분에 학생들도, 선생들도 지금 우리의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개의치 않았다. 움츠러들어있던 내 작은 어깨가 조금씩 펴져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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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서 또 한방 터뜨린 나는 나를 기다리고 있던 전정국에게 활짝 웃는 얼굴로 달려갔다. 전정국은 나를 따라 웃어주었을 뿐 아니라 본인의 주머니에서 아몬드 사탕을 하나 꺼내어 내게 건넸다.





“이게 뭐야?”

“아몬드 사탕.”

“설마 내가 그걸 몰라서 묻겠어? 이걸 주는 이유가 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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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네가 좋아하는 것 같길래.”





전정국과 나란히 서서 복도를 걸었다. 전정국이 내미는 아몬드 사탕을 의심스럽게 본 것도 잠시, 난생 처음 들어보는 말에 발걸음이 멈췄다. 나는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내가 좋아하는 걸 받아본 적이 없다. 그게 부모든, 친구든. 그들은 내 삶을 별로 중요시 여기지 않았기에, 나에게 관심을 준 적도 없었다.

그런 와중 전정국은 유일하게 내가 좋아하는 걸 알아줬다. 나를 주의깊게 봐줬다는 거고, 나에게 관심을 가져줬다는 거였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눈물이 차올랐다.





“김여주, 울어?”

“… 안 울어.”

“누가 봐도 우는데?”





눈물 마저 눈 감아줄 만큼의 눈치는 전정국에게서 기대하면 안 되나 보다. 나에게 얼굴을 가까이 하며 손가락으로 내 눈을 가리키는 전정국에 그만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려 보냈다.





“왜 울고 그래. 옆에 있는 사람 마음 괜히 이상해지게.”

“… 처음이라서.”

“응?”

“네가 처음이야, 내가 좋아하는 걸 알아주고 챙겨준 사람. 그게 이 자그마한 사탕 하나일 뿐인데도.”





눈물이 났다. 처음에는 그저 감동인 느낌으로 한두 방울 뚝뚝 흘렸다면, 전정국에게 이유를 말한 다음에는 나 자신이 안쓰러워서 끅끅거리며 울었다. 차마 밖으로 소리는 내지 못하고서 말이다.





“내가 처음이라니까 좋긴 좋네. 근데 울 거면 좀 시원하게 울던가. 지금 못 털면 그거 평생 남는다.”





전정국의 팔에 이끌려 그대로 전정국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었다. 전정국은 한 손으로 내 뒷 머리를 감싼 채, 그대로 나를 껴안았고, 나는 전정국의 품에 안겨 울음을 쏟아냈다.

다행인 건, 종이 친지 꽤 돼서 복도에는 우리 둘 뿐이었다는 거였다. 나의 우는 모습을 본 게 전정국 뿐이라서 왠지 안심이 되는 느낌이었다. 전정국은 몇 분을 그 자세 그대로 있어줬다. 오직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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