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r como una hortensia

수국 같은 사랑

나는 어릴 때부터 수국을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보라색 수국
진심이라는 뜻이 좋아서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초여름이었다
생각해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다 관련이 있었던 것 같다
초여름, 초여름에 만개하는 수국, 수국의 꽃말인 진심, 진심은 너
너는 무엇이든지 진심이었던 사람이었으니깐
진심이라는 말에 너를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걸 지도 모른다

*

너를 처음 만난 건 수국이 만개하는 6월이었어
여느 때와 같이 점심시간에 시끄러운 반에서 나와 한숨을 돌리려고 잠시 학교에서 가장 편한 곳으로 나왔어
학교 뒷마당
나만 아는 공간
수국이 가장 잘 보였거든
근데 그 자리에 네가 먼저 앉아있었잖아
내가 바라보았던 수국을 그 큰 눈으로 다 담아내면서
그러다 네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저 많은 수국을 다 담아냈던 너의 그 큰 눈을 마주했을 때 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 あ、ごめん。もしかして、先客がいたんだ?"
[아, 미안. 이미 주인이 있었나 보네]

"어... 일본어?"

" 今日、転校してきたんだ。…よろしくね。"
[오늘 전학 왔어 잘 부탁해]

"미안, 내가 일본어를 몰라서"

너는 이미 이런 반응을 많이 겪어 봤다는 듯이 그냥 웃었잖아 그때 내가 든 생각은 너의 웃음은 사람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어 그 큰 눈동자가 반달로 예쁘게 접히는 그 웃음이면 이미 너도 모르게 사람을 살렸지 않았을까

곧장 핸드폰을 켜서 번역기를 돌렸어

'나는 김여주야 너는 이름이 뭐야? 처음 봐서 '

'처음 보는 게 당연할 거야 오늘 전학 왔어 강태현이야'

아... 아까 한 말이 전학 왔다는 말이었구나...

'일본에서 왔어?'

'응. 엄마가 한국인이셔'

둘이서 그 작은 내 핸드폰 하나로 대화하는 게 
남들이 보기에는 웃길지 몰라도 나는 아직까지 기억나는 내 작은 폰에 깃든 소중하고 반짝였던 추억이야

*

점심시간이 끝나고 너는 다음 교시에 우리 반에 들어왔어 혼자서 막 아는 척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 하겠더라
동그란 눈에 오뚝한 코 
너는 역시나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많았어
번역기를 돌려가며 아이들이 온갖 질문을 해도 너는 하나하나 맑은 눈으로 아이들에게 답해주었지
나도 너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았지만
네가 너무 바빠 보이길래 그냥 포기하고 조용히 멍 때리고 이었던 것 같아

그다음에 종례 후 집에 가려는 내 손목을 네가 붙잡고 물어봤었잖아

맑은 눈과 호선을 그은 입으로 휴대폰을 보여주면서

'번호 줄 수 있어?'

안 줄 이유가 뭐가 있었겠어 바로 너에게 번호를 주었고 
내게 손을 흔들며 반을 나가는 너를 지켜보다가 이번에는 내가 먼저 너의 손목을 잡았어

너처럼 맑은 눈과 호선을 그은 입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휴대폰을 보여주면서

'일본에서는 안 친하면 성으로 부른다는데, 너를 강 군이라고 불러야 해?'

그 질문을 보고 푸핫- 하고 웃던 널 기억해
그때 그 학교 뒷마당에서 봤던 웃음이었거든
형형색색의 수국이 만개할 것만 같은 웃음

'상관없어 태현이든 강 군 이든 태현 군 이든 여주가 편한 대로 불러'

" 私の名前が完全な日本の名前だったとしても、普通に呼び捨てでよかったのに。"

사실 그때 네가 혼잣말로 뭐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게 무슨 뜻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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