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상혁 시점)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태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다시 내 품에 안겨 있었다.
"... 꿈인가?"
아니, 꿈이여야만 해.
나는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재빠르게 내 침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진짜 내일 얼굴 어떻게 보지...
(다음 날 / 태리 시점)
"으아... 머리 깨지겠다..."
어제 얼마나 마셨는지 지독한 숙취와 함께 잠에서 깼다.
옆을 보니 상혁이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자마자 움찔하며 몸을 돌렸다.
귀는 새빨개져서.
"... 잘 잤어?"
"응. 너는?"
"나도."
... 나 어제 뭐 했나...?
왜 이렇게 어색하지?
기억나지도 않는 어젯밤 일을 천천히 더듬어보았다.
'돌겠네 이거... 필름이 그냥 끊겨버렸어...'
그때 한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지나치게 가까운 두 얼굴, 겹친 두 시선, 그리고...
입술에 닿은 말랑한 촉감...?
"...!!"
얼굴이 화끈해졌다.
정신을 차리려고 무작정 씻으려 화장실로 들어갔다. 아무리 찬물을 맞아도 잊어지긴 커녕, 더욱 선명해졌다.
어떻게 하필이면 해도 내가 할 수가 있냐고!!
씻고 나와 침대로 가는 길, 상혁과 눈이 또다시 마주쳤다.
"... 나 어제 너한테 뭐 했어?"
"아무것도 안 했어..."
"얼굴 시뻘건 거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데?"
상혁은 끝까지 입을 꽉 다물었다.
저러면 내 기억이 맞는지 틀린지 알 수가 없잖아...!!
다행히 방에는 술 냄새라고는 나지도 않았고, 흔적도 말끔히 없앴다. 이게 바로 완벽범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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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혁이가 맞는데 상혁이가 아닌 것 같은 상혁이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