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porada 3_Jang Ma-eum, una huérfana con una familia de 13

#31_이때까지 웃은 것보다 더 많이 웃자

집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장면은 진부하기 짝이 없었다. 13명 단체로 폰을 붙들고 있다가 내가 오자마자 폰을 내려놓았다. 연락하기 바로 직전, 집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오빠들~ 이러시면 저 나중에
남친은 어떻게 사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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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용자가 등장하지 않을까.
너 정도면 그런 용기는 있어야지.”

지훈이 오빠가 굉장히 진지하게 말했다. 남친 소개를 가족에게 시키려는 여친 마음이 이렇구나. 특히 딸바보 집에서는.

정연이도 꽤 고생하겠네. 아, 승철이 오빠라 괜찮은가. 어느새 나는 정연이와 승철이 오빠가 나란히 서있는 것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럴 용자가 과연 있을까 무섭네.”

“너 성인 되면 연락하는 시간 조금 늦추지, 뭐”

명호 오빠의 팔불출에 좋으면서도 경악했다. 내 자유시간은 사라질 것만 같아서. 걱정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생각하는데 이 정도는 심한 게 아닌가 싶었다.

“음… 오빠들. 나 할 말 있어.”

나의 진지한 말에 그제서야 심각성을 느낀 모양이다.

“오빠들 생각보다 나 많이 컸어.
처음 만난 마음이는 이미 이렇게나 컸다고.
걱정도 조금만. 오빠들 걱정은 나를 숨막히게 해.”

나의 말에 오빠들의 얼굴은 충격으로 물들었다. 내가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모양이었다.

“걱정은 너무 고마워. 이렇게까지 걱정해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처음에는 나도 좋았어.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게 해줬으니까.
그런데… 가끔은 풀어주기도 해야한다고 생각해.
이런 말 해서 정말 미안해, 오빠들”

진심으로 미안했다. 그들은 좋은 마음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것일 텐데, 그걸 누리지도 못하고 고작 하는 거라곤 조금 줄여달라는 말이라니. 그들의 입장에서 충분히 마음 상하게 받을 수 있는 말이었다.

“마음아,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 몰랐어…”

정한이 오빠였다. 그는 당장이래도 눈물을 떨어뜨릴 것만 같았다. 다른 오빠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충분히 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정말 착했다. 아니 착하기보단 이해심과 배려심이 넘쳤다.

“앞으로는 조심할게. 미안해, 마음아”

총괄 리더인 승철이 오빠가 정리했고, 살짝 배어나올 뻔한 눈물을 간신히 삼켰다. 그렇게 생각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나도 앞으로 더 조심할게. 걱정 늘 고마워.”

생긋 웃으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늘 그렇듯 편한 친구처럼, 오빠처럼, 가족처럼 아무렇지 않게 대화 주제가 바뀌었다.

“어, 마음이 귀걸이 했어.”

지수 오빠가 말했다. 어떻게 바로 알아보는 건지 신기했다. 산만한 걱정만큼 나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다.

“우와, 체리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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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이 오빠가 내 귀를 가리키며 말했다. 생각해보니 체리는 승철이 오빠의 별명이었다.

아 진짜 윤정연. 승철이 오빠한테 많이도 빠져있었구나. 친구 첫 귀걸이를 짝남 별명 모양으로 추천하다니.

“윤정연이 골라줬는데.”

“정연이가? 그럼 귀 뚫으러 둘이 갔어?”

정한이 오빠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 내려두었던 가방을 챙겼다.

“오빠들 저녁 먹었어?”

“응, 마음이는?”

“6시 넘어서 못 먹을 거 같아. 나 들어갈게~”

6시 넘었다고 밥 안 먹는 나를 그들은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그래, 한국 정서상 밥 안 먹는 게 걱정되겠지. 나도 오빠들이 저녁 안 먹으면 걱정하니까.

“아, 샐러드라도 먹을까?”

“아니야. 네가 안 먹으면 안 먹는 거지.
근데 들어가서 뭐하게?”

웬일로 지수 오빠가 내 편을 들어주었다. 게다가 말까지 돌려주다니.

“대학 원서 쓰려고~ 자기 전에 다시 나올게,
굿나잇 인사하러.”

“혹시 중간에 들어가도 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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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크만 하면 얼마든지.”

피식 웃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솔직히 배는 고팠지만 티를 내는 순간 뭐라도 챙겨줄 것 같아서 굳이 티는 안 냈다. 요번에는 걱정이 싫어서가 아니라 피곤한 오빠들을 움직이게 하는 게 싫어서였다. 그렇게 심한 배고픔도 아니었고.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책상에 앉았다. 은은한 독서등도 키고 학교에서 받아온 대학원서를 책상 위에 놓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고민해야하는 건가.

방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노크 대신 입으로 노크하는 사람이 있었다. 캐럿 몇 개월에 같이 산 것만 3개월이라 목소리만 듣고 맞추는 건 일도 아니었다.

“들어와~”

내 말에 들어온 사람은 예상했듯 정한이 오빠였다. 정한이 오빠는 뭐가 그리 궁금한지 곁눈질로 내 책상 위에 있는 원서를 계속해서 쳐다보았다.

그런 오빠를 눈치채고 한숨을 푸욱 쉬며 말해주었다.

“아직 결정 못 했어. 뭐 어떡해야할지 몰라서.”

“연세대…가고 싶다며. 거기 쓰는 거 아니야?”

“그렇긴 한데… 다른 곳도 써야할 거 아니야.
대학 원서 6개 쓰는 거거든.”

정한이 오빠도 대학 입시를 경험해봤을 텐데. 그럼 정확하게는 몰라도 대학 몇 개까지 쓸 수 있는지 정도는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잊어버린 거야, 아니면 그냥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거야.

“아아… 그럼 그냥 아무 데나 써!”

“아무 데나 쓰기도 그렇잖아.
다른 데 붙어버리면 어떡해…”

예를 들면 자가용을 사용해야할 정도로 아주 먼 대학이라거나, 아니면 문예창작과가 없는 대학이라면?

심지어 성적이 낮아도 들어갈 수 있는 대학교에 들어가면 내 수능 성적이 너무 아까웠다. 정한이 오빠는 내 말을 듣다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근데 다른 데 붙어도 너 환영 받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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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은 이해가 안 돼서 다시 응?하고 되물었다. 환영을 받아도 내가 만족하지 못하면 망한 거 아닌가.

정한이 오빠는 내가 귀여운지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었다.

“수능 만점에다 인기 있는 신인 가수. 뭐 더 필요해”

이런 뜻이었다는 말에 나는 쑥스럽게 웃었다. 이 오빠들은 나를 너무 띄워주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본래 사실보다 몇 배는 더 부풀리고 일단 칭찬부터 하고 봤다. 이러면 자존감이 높아지는 게 아니라 자만하게 되는데.

“뭐, 그게 아니라도 마음이는 어딜 가도 뭐든 열심이라
시험 성적도, 동아리도 씹어먹을 것 같기는 한데.
학생회장에도 마음이 있으신가요, 마음 씨?”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기가 막히게 다시 말을 잇는다. 내 노력을 제일 잘 아는 사람들 중 하나라 그런 것 같았다.

“그런 말 해줘서 고마워.
오빠 덕에 자신감이 좀 생겼어.
아, 근데 등록금은 어떡하지…?”

의자에 앉아 팔을 추욱 늘어뜨리며 걱정했다. 가난했고, 살아가는 것조차 버티기 힘들고 아팠던 삶의 버릇이 아직까지 남아있어 우선 돈부터 걱정하고 봤다.

뭣 같은 돈이라 많이도 원망했지만 돈은 세상이 돌아가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돈이 없으면 제대로 살아가지도 못했고, 그런 생활습관이 몸은 아니지만 머리에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세븐틴의 말대로 이제 그럴 필요 전혀 없는데도.

“PD님이 어련히 알아서 안 해주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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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래도…”

풀이 죽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아무런 대답이 없어서 살짝 고개를 들자마자 정한이 오빠와 눈이 마주쳐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놀랬어? 귀엽다, 진짜.”

“아, 정한이 오빠. 나 놀리지 마”

내가 말하고 나서야 정한이 오빠는 내 머리를 쓰다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달달한 말.

“우리가 네 보호자인 거 알지?
승철이랑, 슈아랑, 나랑 네 보호자더구만.”

원정민 님께 전화했을 때 보호자 3명까지 불러달라는 말에 95즈 오빠들을 부른 적이 있었다. 말할 타이밍을 놓쳐 계속 말하지 못해 모르고 있는 줄 알았는데 다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큰일이 생겼을 때 연락하는 사람들이라고밖에 말 안 해줘서 편하게 3명의 이름을 불렀었는데, 정한이 오빠 말에 따르면 보호자가 생각보다 큰 일을 하는 사람이었던 모양이었다. 

“대학 등록금 정도는 내줘야지.
하고 싶은 거 말릴 생각 전혀 없으니까.
오히려 더 지원해주고 싶으니까.”

“연세대 엄청 비싸, 오빠… 한 8백? 할걸…”

“세븐틴 돈 많이 벌어요, 마음아.
그리고 네 등록금이라고 하면
안 내줄 사람 아무도 없거든?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도 네 걱정 줄여볼게.”

저번, 일시적으로 걱정이 줄어든 적이 있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때 그들은 실질적으로 걱정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그저 그런 척만 했었다.

내가 그들 앞에서 진지하게 말한 적도 없었고, 걱정이 갑자기 뚝 끊기자 부탁한 내가 불안해질 정도로 그 때는 아직 연약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내 의사를 표현했고, 그들은 내 마음을 존중해줄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러니 그들은 나에 대한 걱정을 줄여나갈 것이다. 그것이 쉽지 않고 오래 걸릴지라도 중간에 포기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었다.

“…나 사랑 받고 지낸다.”

원래도 알았지만 이정도로 사랑받고 있을 줄은 몰랐다. 어쩌면 그들은 본인들의 사랑에 비례하는 걱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마음대로 하라고 하면 나를 아예 밖에도 못 나가게 할 정도 같다. 사랑에는 늘 걱정이 함께 동반되니까. 거대한 사랑에는 거대한 걱정이 따라붙기 마련이었다.

“이제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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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코끝이 찡해져 회전의자를 그에게부터 왼쪽으로 딱 90도를 돌렸다. 울면 눈물이 잘 멈추지 않아 달래주려는 오빠들이 부담스러울까 최대한 울지 않으려 했었는데 계속 이런 상황만 오면 눈물이 터져나온다.

사랑이란 사람을 행복하게도 하고, 울리기도 했다.

“마음아…”

정한이 오빠는 의자를 다시 부드럽게 본인 쪽으로 돌렸다. 그럼에도 눈물은 멎지 않았지만 그는 다정하게 나를 안아주었다. 위로의 뜻이 아니라 너무 사랑하는 이를 안듯이.

“오빠…”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행동임을 그들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도 가끔은 이 행동을 즐기는 것도 같았다. 매번 받는 행동이었음에도 매번 행복했다.

“예쁘다, 우리 마음이.”

“그런 얼굴에다 그런 눈빛으로
그런 달달한 대사 치지 마시죠…”

정한이 오빠는 내 말에 빙그레 웃더니 나를 품에서 풀어주고 내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왜, 설렜어요, 마음이?”

반존대가 설렌다는 건 또 어디서 배워왔는지.

아마 캐럿들은 이런 면이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할거야. 오빠들이 남자친구 이미지이긴 하지만 실제로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니까.

“네…”

얼굴이 살짝 붉어졌고, 정한이 오빠는 내 볼을 밉지 않게 찔렀다. 왜 붉어지냐는 뜻의 은근한 질문이었을 터지만 굳이 대답하지는 않았다.

“원서 어디 낼 지 정했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2개 남았네. 나머지는 더 알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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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래, 그럼.”

정한이 오빠의 웃음은 늘 사람을 행복하게 했다. 그 미소에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묘한 힘이 있었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고, 눈이 살짝 접히며 웃었다.

“오빠 웃음을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 좋더라.”

“그럼 많이 웃어야겠다.
우리 마음이 기분 좋게 하기 되게 쉬워서 좋다.”

웃어야겠다는 이유도 로맨틱하기 짝이 없었다.

진짜 거짓말 안 하고 여자친구 사귀면 여자친구 매일 하루같이 녹아내리겠다.

누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축복 받으셨어요. 정한이 오빠에게 사랑 받는다는 건 그 어떤 사람보다 행복해요.

“마음이, 이때까지 웃은 것보다 더 많이 웃어야해.
그래야 나도 행복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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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이 오빠도 참 많이 오글거려졌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뻔뻔했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오글거리는 쪽으로도 뻔뻔해져서 좋았다.

그는 나의 태도가 고마웠던 모양인지 다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