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연(氷煙)의 성채

6화: 불씨

이 세계 전체의 시공간 법칙을 완벽하게 거스르는 거대한 힘을 훈련한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내 훈련 기지가 오직 찬연 오빠의 개인 석조 방이라는 사방의 벽 안에만 철저하게 한정되어 있을 때는 더더욱 그랬다.

두꺼운 벨벳 이불은 이미 침대 위에서 깨끗하게 걷혀 있었고, 가구들은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일제히 벽면 쪽으로 밀려나 있었다. 박현진의 어두운 연기 뭉치가 방의 경계선을 따라 짙고 소용돌이치며 가득 매달려 있었는데, 이는 내 마법의 단 한 자락 속삭임조차 성채의 복도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가로막는 완벽한 방음 및 방마 장벽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좋아, 다시 한번 해보자.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억지로 힘을 밀어 넣으려고 하지 마."

평소 대원들의 분위기 메이커였던 그는 마법 코치라는 자신의 역할을 꽤나 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안절부절못하는 특유의 강아지 같은 넘치는 에너지는 여전히 온 신경에 가득 충전되어 있었다. 그가 내 바로 앞에 서는 순간, 그의 오른쪽 귀에 착용된 청각 보조 장치와 왼쪽 귀의 인공 와우 장치 위로 내 손에서부터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은빛 황혼의 광채가 날카롭게 번쩍이며 반사되었다.

"너는 지금 이 마법을 마치 적대적인 적을 대하듯 강제로 명령 내리려 하고 있어."

"하지만 네 마법은 천상의 우주 그 자체잖아, 서하야. 그건 이미 네 신체의 일부분이야. 그저…… 깊고 부드러운 숨을 들이쉬는 것처럼 생각해 봐. 네가 우리한테 장난치듯 편하게 말을 건네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넘치도록 내버려 두는 거지. 바로 그렇게 말이야."

나는 눈을 가만히 감고 깊은 숨을 들이쉬며, 내 가슴속 깊은 곳에서 고동치는 따스한 맥박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 나는 두 손을 앞으로 길게 뻗어, 중앙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울퉁불퉁한 별의 유리 파편을 향해 천상의 공허 마법 줄기를 가만히 조준했다. 하지만 내가 그 에너지를 전방을 향해 밀어내는 바로 그 자찰 마법은 너무나도 눈이 처리될 정도로 하얗게 작열하며 폭발하듯 타 올랐다. 순식간에 우주 먼지로 이루어진 자줏빛 충격파가 방안을 거칠게 뒤흔들며 사방으로 일렁였고, 그 기세에 밀려 장식장 위에 놓여 있던 은제 잔 하나가 요란한 파열음을 내며 바닥 위로 쾅쾅 소리를 내며 나뒹굴었다.

갑작스럽게 폭발한 마법의 불꽃은 현진의 머릿속 사고 회로를 완벽하게 단숨에 단락시켜 버렸다. 그가 문장 한가운데에서 단숨에 굳어 멈추어 섰고, 제멋대로 튀어 나간 작은 불씨들이 그의 가죽 소맷자락에 아무런 해 없이 가볍게 스치며 지나가는 동안 그의 눈동자가 완벽하게 충격으로 크게 치켜떠졌다. 순간 그의 뺨 위로 깊고 짙은 부끄러운 홍조가 폭포수처럼 번져 나갔고, 그는 어색하게 자세를 고쳐 잡으며 가쁘고 헉하는 부끄러운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아, 진짜로……."

현진이 뒷목을 가만히 훑어내리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그의 귀 끝은 이미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너 항상 이러더라. 꼭 내가 진중하게 연설을 늘어놓는 바로 그 정중앙 타이틀의 순간까지 기다렸다가 내 평정심을 사정없이 산산조각 내놓는다니까."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내가 웃음을 터뜨렸다. 몸을 팽팽하게 조여매고 있던 긴장감이 순식간에 공기 중으로 녹아내려 가라앉자, 내 어깨도 편안하게 툭 내려앉았다.

"정말 잘했어, 서하야. 저 녀석 말은 그냥 한 귀로 흘려버려."

지석의 깊고 따스한 목소리가 방안의 정적을 깨끗하게 베어 넘기며 흘러들었다.

그가 서리 무늬가 내려앉은 유리창가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고, 특유의 자랑스럽고 거대한 미소가 그의 얼굴 가득 환하게 피어올랐다. 지석은 차분하면서도 든든한 접지력이 느껴지는 단단한 신뢰감을 온몸으로 풍겼고, 그 존재감만으로도 사방을 순식간에 훨씬 더 가득한 안전함으로 채워주었다. 그가 탁자를 완벽하게 우회하여 내 바로 앞까지 발걸음을 옮기더니, 이내 내 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부드럽고 따스하게 감싸 쥐었다.

그의 손가락은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으며, 바깥 설산에서 몰아치는 잔인한 산바람 소리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내 맥박을 안도시켰다. 나를 똑바로 내려다보는 그의 눈동자는 헤어날 수 없을 만큼 깊고 달콤했으며, 완고한 결연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현진이 형은 평소에 말이 너무 많단다."

지석이 나직하게 중얼거리며, 옆에서 툴툴거리며 입술을 삐죽거리고 있는 형을 향해 장난스럽게 윙크를 가볍게 툭 던져 보였다.

"마법은 머리로 복잡하게 생각하는 영역이 아니야. 나를 보렴. 지금 네 손을 붙잡고 있는 내 손아귀의 힘이 얼마나 흔들림 없이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지 그 맥박을 느껴봐."

지석은 지극히 서두르지 않는 조용한 정밀함으로,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움직여 내 손바닥 정중앙 위로 안심시키듯 예쁜 하트 모양을 가만히 그려 나갔다. 그 단순하고도 직관적인 터치가 선사하는 다정한 맥박은 순식간에 내 가슴속으로 곧장 흘러들어 거친 파도처럼 요동치던 천상의 공허 불꽃들을 고요하게 가라앉혀 주었다.

"별의 유리가 네 목소리에 복종하도록 억지로 힘의 기세를 밀어 넣을 필요는 없단다."

지석이 속삭이는 목소리는 나를 다독이는 편안하고 확실한 무언의 약속이었다.

"그 결정은 이미 네가 자신들의 여왕이라는 절대적인 확실성을 온전히 알고 있단다. 그러니까 그저, 네 심장박동의 리듬에 녀석의 주파수를 가만히 동기화해 맞추기만 하렴."
나는 그를 올려다보며 미소를 지었고, 마침내 내 가쁜 숨소리는 그가 내뿜는 흔들림 없는 일정한 리듬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고요하게 평형을 찾아갔다.

방의 가장자리 끄트머리에서, 찬연 오빠가 얼굴 가득 자랑스러우면서도 소중함이 고스란히 녹아내린 깊은 표정을 지은 채 우리를 가만히 주시하고 있었다. 성채의 최고 사령관이 성큼 발걸음을 옮겼고, 그의 다부지고 넓은 어깨는 순식간에 이 혼란스러운 방안의 나머지 모든 비주얼을 단숨에 차단해 막아서듯 내 앞을 든든하게 호위했다. 사령관으로서의 수줍으면서도 내성적인 겉모습은 그가 우리 사이의 거리를 완전히 지워내는 그 바로 그 자찰 완벽하게 완전히 봄눈 녹듯 증발해 버렸고, 그 자리를 얼굴 가득 집어삼킬 듯 피어오르는 거대한 태양 같은 미소가 대신 채웠다.

그는 내가 도움이 필요한지 구태여 묻지 않았다. 그의 직관은 아무런 마찰 없이 언제나 매끄러웠다. 그가 커다랗고 따스한 한 손을 내 허리 뒤편으로 매끄럽게 밀어 넣어,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는 단단한 강인함으로 내 몸바탕의 무게를 든든하게 지탱해 주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지석이와 내 손가락이 촘촘하게 맞물려 잠겨 있는 손등 위를 다정하게 덮어 감싸 쥐었다.

"지석이 말이 전적으로 옳단다."

찬연 오빠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 깊게 가라앉으며 가슴속을 감미롭게 적시는 묵직한 중력을 뿜어냈다. 그 떨림이 닿는 순간 가슴 깊은 곳이 부드럽게 조여드는 기분이었다. 그가 내 뺨 근처로 상체를 한층 더 가깝게 숙였고, 그의 호흡은 내 살결에 가만히 닿으며 하얀 입김이 되어 흩날렸다.

"왕좌의 절대적인 기세는, 네 안에 흐르는 힘과 사정없이 사투를 벌이며 싸워낸다고 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란다. 오직 네 바로 곁에 서서 널 수호하는 사람들의 맥박을 온전히 믿고 의지할 때, 비로소 완벽하게 네 손끝에서 길들여지는 법이지."

"한 번만 더 해보자, 서하야. 우리가 널 완벽하게 지탱해 주고 있으니까."

찬연 오빠가 내 몸바탕의 중심을 단단히 붙들어 매어 주고, 지석이가 내 손끝의 촉감에 흔들림 없는 접지력을 더해 주며, 현진이가 커다랗고 다정한 눈빛으로 우리를 든든하게 엄호해 주는 가운데, 나는 메인 탁자 위의 별의 유리 파편을 향해 다시 한번 시선을 고정했다. 이번에는 내가 손을 뻗는 그 순간, 내 살결 밑바닥에서 피어오른 자줏빛 우주 광채는 결코 날카롭게 폭발하거나 일렁이지 않았다. 그것은 부드럽고, 눈부시며, 온전히 우리의 통제 하에 완벽하게 순종하는 다정한 불꽃이 되어 디스플레이 위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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