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

새빨간 거짓말과 새하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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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거짓말

上 (상)



















" 뭐라고...? "



여주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정국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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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다시는 아는 척 하지 말라고 "



정국과 나는 중학생 때부터 친한 사이였다. 정국이는 어느날 갑자기 마주친 애였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아서 자주 마주쳤고 어쩌다 등하교를 같이 하게 되었다.



날이 지날수록 정국이와 나는 친해져 늘 같이 다녔고, 고등학교도 같은 학교로 붙어서 계속 붙어 다녔다. 남들이 오해할 만큼



남들이 뭐라고 하든 우리는 정말 둘도 없을 소중한 친구로만 바라봤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정국이와는 평생 친구를 할거라고 생각했다. 오늘 정국이가 나에게 건낸 말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 왜, 왜 그러는 건데...? 내가 뭐 잘못했어? "



" 너 싫어, 꼴도 보기 싫다고 "



" 정국아, "



" 내..이름, 부르지 마 "



" 어떻게 갑자기 그럴 수가 있어...? "



" 난 애초에 너를 친구로 생각한 적 없으니까 "



쿵 -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진 것만 같았다. 거짓말이 아닌 진심 가득한 눈빛이 내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 다시는 아는 척 하지마 "



정국이는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렸다. 난 오늘, 내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던 사람을 잃었다. 소중한 사람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사실이 너무나 괴로워서, 다른 사람도 아닌 정국이가 저렇게 되통수를 칠 줄은 몰라서... 더욱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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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 지났다. 수능을 치고 어영부영 원하던 대학교에 붙어 평범한 대학생의 생활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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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과제 제출 없지? "



여주의 친구인 예은이는 강의든 과제든 그냥 집 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는 여주에게 물었다. 여주는 귀찮다듯 없다며 얘기했고 교수님이 강의실에 안 들어 왔으면 좋겠다고 빌 뿐이였다.




" 야, 근데 호석이는? "



" 걔 과방에 책 두고 왔다고 과방 감 "



" 도대체 정신 머리를 어디에 두고 다니는지... "



" 네가 할 말은 아니거든? "



여주와 예은이은 서로 낄낄 거리며 웃었다. 그러다 전공책을 들고 허겁지겁 뛰어온 정호석이 보여 놀려댔다. 강의가 끝나고 공강이라 친구들과 카페로 향했다.



그러다 호석이가 꺼낸 말에 여주의 미간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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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여주 니 단톡 봤나? "



" 단톡? 나 그딴거 안 본다. "



" 오늘 신입생 환영회 하잖아;; 다 모이래 "



" 압..씨발...왜... "



" 아오, 진짜 술 먹는게 질리지도 않나;; 대학 왔더니 술만 배우고 앉아 있다니까 "



" 아, 내가 과를 잘못 선택한 걸까... "



" 후회는 해봐야 소용 없다는 거^^ " 예은



" 아, 그리고 오늘 우리가 가는 술집에 다른 과도 환영회 하는것 같던데 "



" 무슨 과?? "



" 체육교육과 라던데? "



" 나이스!! 몸 좋은 사람들 좀 보겠는데~? "



" 염병;; 걍 가서 눈치 보다가 빠져 나오자 "



" 지이랄ㅋㅋㅋ 맨날 술 먹으면 끝까지 마시는 년이ㅋㅋㅋ 너 술 취하면 고생은 우리거든? " 예은



" ...사랑해ㅋㅋ "



" 너에게 빅엿을 주고 싶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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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 시끌



두 과가 모여서 그런지 정말 시끄러웠다. 벌써부터 피곤함이 느껴졌다. 파릇파릇한 신입생들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한때 나도 저렇게 기운이 넘쳤을 거라는 생각에 웃겼다.



" 정여주ㅋㅋ 너 도대체 얼마나 마시는 거냐 " 호석



" 뭐래? 나 아직 안 취했어. "



" 그러다 훅 가겠지... "



호석이와 예은이는 여주를 보고는 혀를 찼다. 곧 자신들이 업고 가야할 애를 쳐다보니 말이 안 나왔다.



" 헐, 왔다!! "


" 미친, 존잘... "


" 헉!! 저기! "



" 뭐야...? "



갑자기 소란스러워 졌다. 대단한 누가 오기라도 했는지 다들 한 곳만 바라보며 수근 거렸다.



" 아, 쟤가 걔야...? 그 유명한? " 예은



" 전정국 이랬나? 이제 복학 했다더라 " 호석



멈칫 -



" 뭐...? 누구? "



" 저기있네 "



호석이가 손으로 가르켰고, 여주는 풀린 눈으로 호석이가 가르킨 곳을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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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씨발 "



육성으로 뱉은 말이 다 들렸는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여주에게로 향했다.



양 옆에 있던 호석, 예은이는 왜 그러냐고 속삭였다. 하지만 그 속삭임이 내게는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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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과 눈이 마주 쳤으니까



" 어이ㅋㅋ 정여주, 갑자기 왜 그래? "



동기가 분위기를 풀어 볼려 물었다. 아차 싶은 여주는 이무것도 아니라며, 마시던 술 쏟아서 그랬다며 대충 넘겼다. 다행히 분위기는 금방 뜨겁게 올라왔다.



짜증나게도 체육교육과랑 합석을 하게 되었고, 운이 없는 건지 신이 날 버린 건지 모르겠지만 내 앞에 전정국이 앉았다. 남들은 주위에서 말 걸기 바빴지만 정작 앞자리에 앉은 나는 술만 죽어라 퍼부어 마셨다.



" 얘 취한것 같은데...? " 예은



" 안 취해써... "



" 아니... 너 취했어... "



여주는 다 풀린 눈으로 혼자서 웅얼 거리기 바빴다. 그러곤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더니 입을 열었다.



" 개새끼ㅎㅎ "



정국을 쳐다보고 하는 말에 예은이는 기겁을 하며 여주의 등을 때렸다. 하지만 전정국은 그런 여주를 쳐다 보기만 할 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헤실헤실 웃던 여주는 표정을 싸늘하게 굳히며 말했다.



" 전정국, 꼴도 보기 싫어. "



그 말에 또 다시 주위는 싸늘 해졌고, 정국은 입을 꾹 다물곤 여주를 쳐다봤다. 알 수 없는 표정으로



" 미쳤냐..?? " 예은



" 아뇹? 안 미쳐써여... "



" 여주야, 정신 좀 차려봐 " 호석



" 어? 호서기당~ "



여주는 또 다시 헤실헤실 웃으며 호석이에게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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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씨구? "



" 나 자고시퍼... "



" 못 산다. 진짜ㅋㅋ "



" 우리 먼저 일어날게요. 애 상태가 이래서... " 예은



여주는 호석에게 기대어 술집에서 나왔다. 전정국은 여주가 술집에서 나가 안 보일때까지 굳은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그걸 본 주위 동기는 여주가 술에 취해서 아무 말이나 한거라며 정국을 타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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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석은 여주를 업고 물었다. 도대체 전정국한테 왜 그랬냐고 말이다.



" 나도 쟤 시러어! 꼴보기 싫고오! 친구 였던 적... 업써 "



" 미쳤나 얘가;;? 네가 언제부터 걔랑 친구였어...? 헛소리 말고 걍 자라..자... " 예은



" 아닌데에... 헛소리이... "



호석이와 예은이는 여주를 자취방에 데려다 주고 돌아갔다. 다음날 잠에서 깬 여주는 숙취에 죽어 나갈라 했다.



" 으... "



여주를 이마를 짚고 생각했다. 자신이 술을 마시고 사고를 친게 없는지 말이다. 그러다 떠올렸다. 어제 술집에서 본 전정국을



" 아, 이 미친년이... "



술만 먹으면 자아가 하나 더 생기는지 감당 하지도 못 할 말을 뱉은 자신이 원망스럽다.



여주는 자신을 욕하며 일어나 씻고 준비했다. 강의를 듣기전 해장이 시급했다.



혼밥은 죽기보다 싫지만, 이러다 정말 숙취로 죽을것 같아서 근처 해장국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 어? 여주? 어제 그렇게 술을 퍼 마시더만ㅋㅋ 해장하라 왔나보네? "



" 아...어..ㅋㅋ "



" 혼자 온 것 같은데 우리랑 같이 먹자. 우리도 이제 옴 "



진짜 어이가 없는게 뭔지 아니? 왜 동기가 다른 과인 전정국이랑 같이 앉아 있냐고!! 숙취 하려다가 체하게 생겼다.



여주는 거절 하기도 그래서 결국 같이 먹기로 했다. 



" 그런데 너네 둘이 아는 사이야? "



절교한 사이다. 이 시벌롬아



입 밖으로 내 뱉고 싶은걸 속으로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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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몰라 "



아는 척 안 하기로 했지만, 괜히 울컥했다. 



" 아, 뭐야ㅋㅋ 난 또 어제 정여주가 한 말 때문에 무슨 친구인가 했네 "



" 뭔 솔ㅋㅋ 나 쟤 어제 처음 봐. 내가 왜 쟤랑 친구 사이야. 난 저런 친구 없어. "



" ..... " 정국



정말 유치한 복수 같다. 하지만 난 전정국이 양심에 찔리길 바랬다.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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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러를 위한 선물 투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