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단지 내가 태어난 잘못_
4월 19일, 오늘은 부모님의 기일이자 나의 생일이다. 부모님은 내가 8살 때 돌아가셨다.
나 때문에
10년 전, 비가 오늘처럼 미친듯이 쏟아지던 날이다. 우산이 없는 나는 학교에서 부모님을 기다렸고, 부모님이 데리러 오셔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하늘은 어두컴컴 했고, 비는 그칠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부모님과 함께 재밌는 이야기를 나눴고, 학교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 줬었다.
그러다 아빠가 내 얘기를 듣다가 뒤로 돌아보는 순간,
" ㅇ...아빠!! "
덤프트럭이 우리차 정면으로 빠르게 달려왔다.
쾅!!!
아빠는 피하지 못했고, 우리차는 굴렀다. 정신차려 보니까 차는 찌그러져 옆으로 눕혀져 있었고, 이마가 찢어 졌는지 피가 흘러 눈앞을 가렸었다.
" ㅇ...엄마아... 아빠아... "
고통도 잠시, 나는 엄마 아빠를 불렀다. 하지만 아무런 목소리도 듣지 못했고, 엉엉 울었다.
그러자 나지막히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
" 아가, 넌 꼭... 살아야 한다... "
" ㅇ..엄마!! "
"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
" 안돼... 눈 감지마... 엄마!! "
" 사랑...해... "
어린 나는, 눈앞에서 부모님을 잃었고, 눈앞에서 죽어가는 엄마의 모습을 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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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동생과 오빠들이 있다. 하지만 난 그들에게 살인자라고 불린다. 나를 혐오하는 그들의 눈빛이, 내 마음속을 깊게 후벼 팠다.
내 생일이자 부모님의 기일인 오늘은, 웃을수도 울 수도 없었다.
난 오늘도 방에 박혀서 조용히 노래만 들었다. 나보고 무슨 자격으로 부모님을 보러 납골당으로 가냐고 물었다. 난 매년마다 혼자 조용히... 오늘 하루를 보내야 했다.
하필 오늘도 비가 와서 우울했다. 집에 있으니 숨이 막혔다. 이 집에선 난 쥐 죽은 듯 살아야 한다. 밥도 내가 알아서 따로 챙겨 먹어야 했고, 용돈도 알바를 뛰어서 벌어야 했다.
띠리링 -
" 여보세요...? "
" 너 또 방 안에만 갇혀 있지? "
" 아... 예리구나... "
" 하, 니네 남매들 대단하다. 어떻게 매년마다 너한테...! "
" 난 괜찮아... "
" 괜찮기는 무슨... 나와. 그 집구석에서 숨 좀 쉬게. "
난 예리를 만나기 위해 준비하고 밖으로 나왔다. 비가 쏟아지니 기분이 우울했다.
예리를 만난 곳은 다름이 아닌 카페였다.
" 뭐야... "
" 뭐긴, 생일 축하 케이크지. "
" ..... "
가족한테서도 받지 못했던 생일 케이크...
" 생일 축하해. 태어나 줘서 고맙고, 내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워. "
가족한테서도 받지 못했던 축하한다는 말을 친구에게 들었다.
" 고마워... 진짜... "
여주는 펑펑 울었다. 부모님을 그리워 하며
나는 예리와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저녁마저 예리가 다 사줘서 미안하고 고마웠다.
철컥 -
신발을 벗고, 조용히 방으로 들어 갈려고 했다. 그런데

" 방 안에 박혀 있을 줄 알았는데, 어디 싸돌아 댕겼나 보지;;? "
동생 전정국이 앞을 막아섰다. 우리집에서 날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다.
" 누구 좀 만나러... "
" 손에 든 건 뭐냐 "
예리가 선물로 준 캔들. 불면증을 가지고 있는 나를 위해서 준비한 선물이었다.
정국은 캔들 옆에 달린 편지 카드를 가져갔다.
" 생일 축하해? 씨발 지랄한다ㅋㅋ "
" .... "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어야 했다.

" 왜 이렇게 시끄러워;;? "
오빠들이 모였다.
" 형ㅋㅋ 이것 봐. 꼴에 지 생일은 챙기고 싶었나 봄. "

"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네가 태어난 날을 축하 받는다고? 미친년이냐? "
" .... "

" 허ㅋ? 야, 넌 10년 전 오늘을 떠올리며 사죄를 해야지. 너 때문에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 하면서!! "
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하면도 안된다. 난 저들의 말대로 살인자니까.
" 하;; 시끄러워. 각자 방에 들어가. " 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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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3시.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질 않았다. 침대 위에서 뒤척 거리며 지끈 거리는 이마를 짚을 뿐이었다.
난 한 번씩 이런 꿈을 꾼다. 부모님 이 돌아가시지 전, 모주가 화목하게 나날을 보냈던 날들의 꿈을...
솔직히 누가 나보고 괜찮냐고 물어보면 난 괜찮다고 한다. 하지만 난 전혀 괜찮지 않다. 하루하루가 괴롭고, 늘 나에게 비수를 날리는 그들이 무서웠다.
어디 하나 생채기 난 게 아니라, 곪아서 썩어 문들어 져버린 여주의 마음은 오늘도 한 없이 시들어 가는 식물 마냥 하루를 마무리 한다.
차라리 그때, 부모님이 아닌 내가 죽었으면 어땠을까? 그들이 나를 위해서 울어 줄까? 내가 없으니 행복 했을까...
난 매일마다 생각한다. 내가 죽으면 그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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