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

덜 착한 내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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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팅...












"...누구세요."

"말하면 알아?"

"..."



이상하다. 난 분명 바다 안에 들어왔는데, 왜 내 바로 뒤에 있는 거지?



태형은 고개를 숙였고, 순간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다.



"이제 눈치 챘니?"



그녀는 웃어 보였다. 그 웃음은 눈길이 저절로 갈 정도로 예뻤다.



"이젠 헛것이 다..."

"헛것 아니고. 귀신도 아니야."



둘 다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바다 위를 둥둥 떠있는 건데? 영화도 아니고 무슨 공중 부양을...



"물놀이하겠다고 들어온 건 아닐 테고. 왜 이러고 있어?"

"...죽으려고요."

"뭐?"



그녀는 표정을 찌푸렸다. 그리곤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시체가 둥둥 떠다니는 꼴은 보기 싫다며 다른 곳으로 꺼지라고 한다.



"..."

"...어려 보이는데, 죽으려는 이유가 뭘까나."

"..."

"얘, 잠깐 눈 감아 봐."



정체가 뭔지도 모르는 그녀의 말을 따르는 내가 웃겼다. 그녀의 정체가 어떠하든 이제 죽어버릴 거라 그런지, 그냥 별생각 없이 행동하고 있는 기분이다.



"흐음..."



그녀는 자신을 손으로 내 눈을 덮더니 얼마 안 돼 입을 열었다. 아까와는 달리 괴로워 보이는 표정이었다.



"...아팠겠다."

"...?"

"이 어린애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무슨..."

"잘했어. 꿋꿋하게 잘 버텨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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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뭐야."



그녀는 말없이 태형을 끌어안았다. 이제는 괜찮을 거라는 듯. 수고했다는 듯. 위로하듯이 안아줬다.



"순수한 영혼을 가진 너의 영혼이 검게 물들어 가고 있구나. 이제 그만 원래 색으로 돌아가자."



그녀의 말이 끝나는 동시 정신을 잃었다.




.
.
.




"여긴..."



눈을 떠보니 낯선 곳이다. 그리고 기분 좋은 꿈을 꾼 것 같은데... 좋은 꿈을 한 번도 꾼 적이 없는 내가 악몽이 아닌 기분 좋은 꿈을 꿨다.



"깼니?"

"...!"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해."



집이라고? 믿기가 어려웠다.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것 마냥 창밖은 아름다웠고, 집 안도 아기자기 하게 예뻤다.



"제가 여길 어떻게 왔죠...?"

"내가 데리고 왔는데?"

"아니 그게 아니라···."

"아, 순간 이동으로 옮겼지. 그 덩치를 내가 업으리?"



이건 또 무슨 소리지? 뭘 해? 순간 이동...?



"혼란스럽지? 갑작스럽게 데리고 와서 미안하긴 하네."

"저를 왜 여기로..."

"색이 변해버린 너의 영혼의 색을 돌려놓으려고."

"네...?"



사람마다 영혼의 색이 다르다고 한다. 나는 신기하게도 투명색. 그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가진 거라고 한다.



하지만 나의 색은 검은색으로 거의 물들어졌고, 색이 원래대로 돌아올 때까지 자신과 함께 지내자고 한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뭘 그렇게 깊게 생각해? 여기서 쉬었다 간다고 생각해 그냥."

"여태까지 힘들었잖아."

"....."

"배고프지? 이거 먹어 봐."



내 앞에는 스튜가 놓여 있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나는 안 먹으면 가만 안 둘 거라는 그녀의 말에 먹기 시작했다.



"맛있네요."

"그치? 내가 한 요리 실력 해ㅋ."



태형은 다른 말없이 스튜를 다 먹었다. 지켜보고 있던 그녀는 뿌듯하다는 듯 그릇을 치워줬다.



"고마워요."



태형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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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역시 너무 다짜고짜 데리고 왔나."

"알고 계시네요."

"흥, 나 아니었으면 넌 살아있지도 못해!"

"살아갈 생각 없어요."

"인간들은 왜 자꾸 착각을 하는 거지."

"얘, 너 네가 죽으면 엄마를 만날 수 있을 거 같니? 그거 절대 아니다? 죽어도 각자의 길이 있는 거야. 죽으면 서로 만나지도 못할 거, 네가 오랫동안 살아서 엄마라도 널 지켜볼 수 있게 해줘야 될 거 아냐."



태형은 또다시 눈물을 터트렸다. 이젠 죽어서도 만나지 못할 엄마. 괴로워하다가 떠난 우린 엄마. 해준 거 하나 없는데...



태형이 한참을 울었을까. 조용히 옆에 있어주던 그녀에게 물었다. 우리 엄마가 돌아가신 걸 어떻게 알고 있냐고.



"난 쩔거든. 모르게 없어ㅋ."

"....."



오늘 처음 본 그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녀가 불편하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나를 잘 아는 것처럼 익숙함이 보일 정도다.



"아무튼 넌 나한테 감사해 하렴."



도대체 그녀의 정체가 뭘까.



나를 구하온 구원자인 걸까?

아님

날 망치러 온 구원자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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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