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노키오
가면을 쓴 피노키오_
1
" 여기야?? "
" 응, 이 근처에 빨간색 문으로 된 가게는 이곳뿐이야. "
" 후... 떨린다. "
pm. 12 : 00부터 문을 연다는 가게가 있다. 무슨 가게냐고? 소문에 따르면 소원을 들어준데.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믿는 거냐고? 나도 처음에는 안 믿긴 했어. 그런데 주변에서 정말 소원이 이뤄졌다는 얘기가 나오니 호기심이 생겨서 가고 싶어지네?
그 가게는 정말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는데... 더욱더 궁금해지잖아? 그래서 친구와 함께 찾아갔지.
그 유명한 '피노키오' 가게로
딸랑 -
" 어서와요. "
" 깜짝아!! "
문 앞에 서있는 가면을 쓴 여자에 여학생 2명 소스라치게 놀랐다.
" 후후, 귀여운 꼬마 아가씨들이네? "
" ㅇ, 안녕하세요? "
" 이리로 와서 앉아보렴. "
빨간색과 검은색만 가득한 가게 안은 시선을 거두려야 거둘 수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며 소파에 앉았다. 앉은 소파는 이때까지 앉아 본 소파 중 제일 푹신했다. 당장이라도 잠에 빠져들 것 같았다.
" 무슨 소원을 이루고 싶어서 왔을까나~? "
" 늘 전교 1~ 2점 차이로 전교 2등을 하는데... 이번에는 꼭, 무슨 일이 있어도 1등을 하고 싶어요. "
" 그 소원,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어. "
" 어떻게요...!? "
" 대가를 치르면 돼. "
" 대가...요? "
" 그래, 대가 없이 어떻게 소원이 이뤄지겠니? "
" 아... 무슨 대가를 치뤄야 되는데요...? "
" 글쎄? 사람마다 다 달라서 "
" 그... 일단 돈은 지불해야 되죠? "
" 나한테 제일 필요 없는 게 돈이란다. "
" 네...? "
" 네 수명만 주면 돼. "
" 그게 무슨... "
" 이 작은 공병에 네 피 한 방울만 넣어주면 되는데... 어쩔래? "
여학생은 황당한 표정으로 여자를 쳐다봤다.
" 다들 그렇게 이상하 다듯이 쳐다봐~ 네 소원이 그렇게 간절한 소원이 아니라면 그냥 지금 바로 이곳에서 나가면 된단다. "
" ...할게요! "
씨익
" 좋은 선택이야. "
여자는 작은 공병과 바늘을 건냈다. 그러자 그 학생은 잠시 머뭇 거리더니 바늘로 손가락을 찔렀다. 그리고 조금씩 나오는 피를 곧바로 공병에 넣었다.
" 이제 네 소원이 이뤄질 거야. "
" ...정말이죠? "
" 소원이 정말 이뤄지는지는 나중에 알게 될 거야. "
" 네... "
" 이제 가봐도 된단다. "
" 아, 안녕히 계세요...! "
" 야, 여기 무섭다... 빨리 나가자. "
" 후후, 잘가렴. "
학생들은 가게 밖으로 나갔다. 찝찝함을 가진 채로
" 오늘도 잘 끝냈네. "
여자는 가면을 벗어 내려놨다. 그리곤 여학생의 피가 든 병을 들어 지하로 내려갔다.
어두컴컴한 지하엔 수많은 병들이 놓여 있었다. 여자가 들고 있는 피가 든 작은 병과 똑같은 병 말이다.
"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되겠군. "
여자는 들고 있던 병을 탁자에 올려뒀다.
" 바보 같은 인간들. 수명을 가져간다고 말해도 피를 주다니, 그깟 소원이 뭐라고... 쯧;; "
.
.
.
.
" 아, 긴장돼. "
시험 당일이 된 학생은 잔뜩 긴장했다.
드르륵 - !!
" 야!! 반장 오늘 학교 안 온다는데?! "
" 뭐...? 그게 무슨... "
" 지금 병원에 있다는 얘기를 교무실에 들었음. 어디 아픈가 봄... "
" 하필 오늘...? 시험인데... "
" 내 말이... "
" 그럼 이번에 1등은 부반장인가. "
" 야, 넌 반장이 아픈데 그런 얘기가 나오냐? "
" 아니 뭐... 맞는 말이긴 하잖아. "
교실에 있던 학생들은 부반장을 힐끔 쳐다봤다. 그러자 부반장은 입을 열었다.
" 내가 1등을 하든, 2등을 하든 무슨 상관이야... 반장이 아픈데... 우리 시험 끝나고 병문안 가는 거 어때? "
" 그래, 좋다! "
부반장은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다
" 아, 나 화장실 좀... 긴장했더니 배가 아프네... "
" 같이 갈래? "
" 아냐ㅋㅋ "
.
.
.
.
" ..... "
부반장은 아무도 없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와 거울을 쳐다봤다. 거울에 비치는 부반장의 모습은 소름이 끼쳤다.
입꼬리가 찢어질 듯 미소를 짓고 있는 부반장의 모습은 괴물과 같았다.
" 이번엔 내가 1등이야... 반장ㅎ 이번만 병원에서 신세 좀 지고 있어. "
.
.
.
.
시험이 끝나고 종례시간
" 자, 얘들아. 너희에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었단다. 반장인 지수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하네... "
" 네...? "
" 그게 무슨...! "
" 갑작스럽다는 거 알지만, 모두 삼가의 고인 명복을 빌어주길 바란다. "
" 이건... 이건 아니야...!!!! "
부반장은 소리쳤다. 잔뜩 겁 먹은 표정으로 말이다.
" 부반장!? 왜 그래??? "
" 아냐...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니야.... "
부반장은 교실을 뛰쳐나갔다. 그리곤 저번에 갔던 그 가게로 향했다.
" 뭐야... 분명 여기가 맞는데...? "
분명 가게가 있어야 할 자리엔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낡은 건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 말도 안 돼!! "
부반장은 그대로 주저 앉았다. 부반장은 성적표를 받는 날, 절대 웃을 수 없게 되었다.
대가가 이런 거였어...?
.
.
.
.
어느날 밤 12시
오늘도 어김없이 새빨간 가게의 문이 열렸다.
딸랑 -
" 어서 와요. "

" 뭐야 "
뭐지, 이 싸가지 없는 새끼는?
" 이 칙칙한 곳에서 가면은 왜 쓰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 "
" 몰라도 돼 "
" 허? "
" 여기에 앉을래? "
털썩
남자애는 소파에 앉았다. 그리곤 여자를 흘겨 봤다.
" 소원이 뭐야? "
여자는 빨리 저 녀석을 내보내고 싶었다.
" 진짜로 소원을 들어주나 보지? "
" 못 믿겠으면 나가면 되고 "
" ...내 소원은 "
남학생은 뜸 들였다.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저 녀석을 괴롭히는 것 같았다.
" 내 여동생을 죽여줘 "
" 그ㄹ... 뭐??? "
수년 동안 별의별 소원을 다 들어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물론 누군가를 죽여 달라는 소원은 많이 들어 봤고, 들어줬다. 하지만 그건 대부분 복수를 위해서다.
저 애는 자기 동생을 복수를 위해 죽여 달라는 게 아니다. 표정이 말해주고 있다. 당장이라도 눈물을 터트릴 것만 같았다.
" ...이유는? "
" 동생이 아파. 투병 중인데... 살 희망이 없어. 언제 죽어도 이상할 거 없는 상태지. "
" 동생은 하루하루를 고통과 싸워야 해. 어차피 죽을 텐데 하루 빨리 죽고 싶어하지. 너무 아프니까. 괴로우니까. "
" 하지만 부모님은 동생을 어떡해서든 목숨을 붙여 놓고 있어. 이유가 뭔지 알아? 동생이 죽어 버리면 부모님이 이때까지 세워둔 계획이 다 무너져 버리거든. "
" 우리는 부모라는 사람 밑에서 인형 노릇을 하고 살아왔어. 돈, 명예, 권력을 위해 우리를 이용하는 거지. 내가 어젯밤에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알아? 내 동생을 대체할 수 있는 애를 구할 때까지는 어떡해서든 살려둘 거래. "
" 씨발, 애가 살려 달라는 게 아니라 죽여 달라고 애원을 하는데... 병문안 조차 가지 않는 부모라는 새끼들이... 죽지 못하게 수를 쓰고 있다고!!! "
" 그 좆같은 인간들한테서 내 동생은 이제 벗어나게 해주고 싶어. 편히 쉬게 해주고 싶다고... "
부르르 떨리는 저 남자애의 손은 주먹을 세게 쥐어서 빨갛다 못해 하얗게 질려갔다.
" 고객이 원한다면 뭐든지 들어줘야지. "
" 내일 오후 6시. 그때 네 동생은 편히 쉴 수 있게 될 거야. 그때까지 작별 인사는 해 둬. "
" 정말이지? "
" 당연하지. 난 이뤄주지 못 할 소원을 이뤄준다고 하지 않아. 절대로 "
" 좋네, 돈은 얼마면... "
" 나 돈 안 받는데~? "
" ...? "
" 난 네 피 한 방울이면 돼~ㅎ "
여자는 공병을 흔들어 보였다.

" 넌 내가 장난하는 것 같냐? "
" 표정 피지? 내가 너 같은 애송이랑 장난이나 칠 여유 따위는 없거든? "
" 내가 너에게 가져가는 건 수명이야, 너의 수명. "
" 수명;;? "
" 무슨 소원이냐에 따라 가져가는 수명의 길이는 다르지. 네가 언제 죽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소원을 이뤄주는 즉시 네가 원래 죽는 날은 앞당겨질 거야. "
" 어때? 나쁘지 않은 조건일 텐데? 너도 어차피 죽었으면 죽었지, 살고 싶다는 의지는 하나도 없잖아 지금. "
" ...... "
" 네 손으론 차마 못 죽이겠는 동생, 내가 고통 없이 죽여준다고 "
" 수명을 가져 간다는 게 말이 되냐고;;"
" 못 믿겠으면 나가. 난 손해 보는 거 없어. "
" .... "
" 난 절대 장난 안 쳐. 이딴 거로 "
" 꼭 이뤄줘야 된다. "
" 나 이때까지 못 이뤄준 소원 없어ㅎ "
남자애는 바늘을 집더니 바로 손을 찔렀다. 세게도 찔러서 피가 흘러 내렸다. 하지만 눈 하나 깜박 안 했다.
" 이 정도면 충분하지? "
" 충분하고도 남아. "
여자는 병을 받았고, 남자를 쳐다봤다.
" 이제 가봐도 돼. "
" 내 이름은 전정국이야. 혹시나 해서 "
" 그래, 잘 가. 전정국. "
전정국은 여자를 빤히 쳐다보더니 가게를 벗어났다.
" 내일은 좀, 기분이 안 좋을 것 같네. "
여자는 병을 만지작거렸다.
어차피 다시는 만날 일은 없을 텐데, 이름을 알아선 뭐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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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주는 대신 수명을 가져가는 가게 '피노키오'
시험 일주일 미뤄져라...제발...🤦🏻♀️
(손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