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툭 떨어지고 나서 큰 버스가 나를 치고 쌩 가버렸다. 바닥에서 뜨거운 액체가 느껴지고 여태까지 있었던 모든 일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데 난 기뻤던 일이 없었나보다. 신께서는 죽기30초 전에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화양연화'같은 인생을 돌아보게 해준다는데 왜 나는 오늘 꾼 꿈이 생각났을까. 그렇게 나도 내가 그냥 가버린 줄 알았다. 근데 눈에 힘이 들어가고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와… 당돌한데…?어떻게 바로 육교로 뛸 생각을 하냐"
“누구… 세요?”
“으응, 그냥 이 꿈의 주연들"
내가 꾸고 있는건 꿈은 맞는 것 같다. 아니면 내가 뛰어들어간게 꿈일 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주연들이라고 하는 두 사람이 보였다. 전 꿈처럼 달콤하지만 끝은 나락인 악마 같은 사람과 고통스럽지만 끝은 행복인 천사 같은 사람이 내 앞에 서있다.
생각 하고 있는 도중,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왔다. 살랑거리면서 은근 시원하고 따스운 온기가 내 주변에 맴돈다. 아, 난사람에게만 집착했나보다. 두 사람 사이를 문 열듯 손으로 벌려 이 곳을360도 둘러보았다.

“와 여긴 또 어디야. 낙원이네. 파라다이스. 아니 유토피아"
낙원, 파라다이스, 유토피아. 셋 다 같은 뜻이지만 이 세 단어가 같이 섞여진게 매우 어울렸다. 낙원이라 불리는 곳, 내가지금 서 있는 곳은 싱싱한 작은 푸른 풀들과 중간 중간 나비들이 짝을 짓고 앞에서는 초록 빛과 푸른 빛이 섞이고 햇빛으로 흐르는 물을 포인트 잡아줬다. 이 곳엔 천사와 악마와 나 밖에 없다.

“하하, 마음에 드나봐?내가 정성 들여 만든 곳인 에덴이란 곳인데"
이렇게 도시와는 다르게 회색 빛이 아닌 알록달록한 색이 맴도는 낭만 적인 곳인 에덴을 누가 안 좋아하겠어?저 천사도참, 나란 사람을 참 모르는 것 같네. 이 꿈, 깨고 싶지 않아. 다시 깨어나서 차가운 바닥을 마주하고 싶지도 않고 매연 냄새를 맏기도 싫고 그냥 썩어 빠진 도시 자체가 싹 다 싫어.
“당연하지. 이런 데를 누가 싫어해?저기 저 악마는 싫어하나 보지?”

“무슨 소리야, 난 그냥 다 좋지~”
저 악마, 진짜 말로만 듣던 악마랑 똑같네. 사람들의 악과 고통같은 새빨간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저기, 나 파란만장십팔 년 스토리 갖고 있는 사람이야. 어디 내 앞에서 구라를 치려고 작정을 해?할 거면 티 안나게 할것이지.
“나야 말로 무슨 소리, 썩은 얼굴로 좋아한다는데 뭐가 좋다는지. 쯧"
“하…하하 그냥 분위기는 좋다는 거지. 시끌벅적 하지 않…”
“여기 내 마음대로 둘러봐도 돼?어짜피 꿈이니 그냥 간다?”
나는 악마와 천사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둘을 밀치고 곧장 앞으로 달렸다. 오랜만에 신나는 마음으로 뛰는 것 같다. 넓은풀밭을 가로 질러 강가 쪽으로 향했다.

졸졸졸- 파란 물이 흐르는 소리도 들으며 한번 손을 담갔다 뺐다. 그리고 물을 봤다. 다른 나무, 구름, 새, 등등 자연은 다비쳤지만 정작 나는 비치지 않았다. 난 내가 방향이 이상해서 비치지 않은 줄 알았다. 근데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봐도 물에는 내가 보이지 않았다.
아, 나 죽은게 맞구나. 죽어서 저 악마와 천사가 이 낙원 같은 꿈속에 데리고 왔구나. 그래 그거였네. 아…아하하!그래!난죽은거야. 죽은 거라고. 여긴 죽어서 온 저승일 뿐이야. 이승에 있는 나는 그냥 죽어버린 것이야. 허무하네. 그냥 모두 다. 그냥 빨리 죽어서 올 걸 그랬나보다.
난 작은 충격에 눈을 감고 털석 주저 앉아버렸다. 그때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손이 내 어깨에 살포시 앉혀졌다.
“좀… 신기하지?네가 보이지 않는게"
“천사, 그냥 나 혼자 냅둬"
“혼자?혼자서 마음 정리가 가능하겠어?”
“너는 모르겠지만 난 항상 혼자였어. 태어날 때부터 이승에서 벗어나려 할 때까지"
천사는 한2초간 고민하더니 어디론가 떠나갔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더 공허해졌다. 참, 악마는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얼른 마음을 정리하고 손과 마음을 한 번 훌훌 털고 어디인지 모르지만 다시 한 번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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