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문 앞에서 머리를 붙잡고 있었을 때, 문 앞에 있던 계단에서 털석 앉아버렸다. 그 소리가 꽤 컸는지 앉은지 얼마 되지 않아 문이 열렸다.

“… 크… 클리엔트(고객) …?너… 너가 왜 여기 있어?”
*고객: (스페인어)고객, 손님
“하..아… 클리.. 뭐?아, 천사야, 아무튼 나좀 안으로 보내줄 수 있니…?”
“당연하지. 얼른 들어와. 몸도 차갑게 시리…”
천사는 부르르 떨리는 내 몸을 조심스레 안고는 오두막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두막은 외관과 다르게 매우 고급스러웠고 넓었다. 이게 바로 마법인가 싶었을 때, 입에서 피를 뚝뚝 흘리는 악마를 만났다.

“하… 씨 천ㅅ…”
“악마. 얼른 들어가. 추한 꼴 보이지 말고"
“너 뭐야…?너가 왜 상처를…”
“… 시발"
악마는 날 보고 굉장히 놀랬다. 뭔가 들키면 안 될 것처럼. 내 답변을 피하고 정체모를 눈으로 자그만 눈물을 흘리는 것도봤다. 천사도 봤으련지 모르겠지만, 그는 남의 악을 빨고 지내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깊은 생각을 하니 머리와 몸은 점점 무거워졌고 중심을 잃어 천사에게 기댔다. 천사는 바로 눈치를 채고 내 몸을 팔로 지지 해주더니 안되겠다 싶어 잠시 나를 들고 주변을 둘러보더니 제일 가까운 방에 들어가 침대에 나를 눞혀줬고 테이블 위에 있는 성냥을 들고 거기에 불을 붙이더니 앞에 있는 모닥불에 불을 붙였다.
“곧 있으면 따뜻해져. 걱정마. 여태까지 추워서 그런거였을 테니까"
“고… 마워. 침대엔 처음 누워보네. 하-.포근하다. 이렇게 편한 곳이 있었으면 진작에 죽을 껄 그랬나봐. 나 지금 너무 좋아… 행복해… 근데 내가 이렇게 팔자 좋게 있어도 될까?”
“그런 말 하지마, 괜찮으니까. 너가 지금보다 더 빨리 죽었다면 이 곳은 없었을 수도 있어. 너가 죽는 걸100년 전 쯤 예측해서 약90년 동안 만든거니까. 그럼 행복하게 편히 쉬고 있어. 내가 나가줄게"
“으응, 고마워 천사야. 나 이승에서 좋은 역할 한 거 맞지?”
“당연하지ㅎ 그래서 저승에선 편히 쉬고 있잖아. 이승 관련된 생각 하지 말고 미래에 있을 행복한 상상을 해. 얼마나 좋아?앞 날이 행복하다는데. 아 나간다고 했는데 너무 오래 이야기 했네. 내가 방해된 것만 같다. 얼른 나갈게"
“… 잠깐, 나 하나도 너 때문에 방해되지 않았어. 그, 오후 쯤에 날 혼자 냅두라고 한건 그냥 혼란스러워서 잠시 막말 한거야. 난 네가 곁에 있는게 좋아… 여태까지 내 옆에 사람이 있다?말도 안 되는 거였었는데… 지금 미래를 생각해 보니 너가있는게 좋아… 혹시 시간만 된다면 내 곁에 머물러 줄 수 있니?… 아 안되면 말고. 굳이 피해 끼치게 하는 건 싫거든…”
천사는 내 말을 듣고 작은 웃음을 지었다. 웃을 때 볼에 나타나는 보조개. 보조개는 너무 예뻤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천사인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줬다. 천사는 천사구나. 딱 이 느낌이다.

“난 너를 위해… 아 아니야. 물론 곁에 있어 줄 수 있지. 나 은근 시간 한가한 사람이여서 말이야"
천사는 당연한걸 말하듯이 말 하곤 내 옆에 있는 작은 흔들의자 위에 앉았다. 천사가 의자에 앉을 때 작지만 따뜻한 바람이 솔솔 불었다. 그 뿐만 아니라 기분 좋은 향기 까지 느껴졌다.
아, 내 곁에 사람이 한 명 생겼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