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어 죽을 로맨스
점심시간에 박지민과 친구들이 온 이후로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 건지, 코로 들어가는 건지… 밥맛도 떨어져서 그냥 조용히 급식실을 빠져나와 교실로 갔다. 그리고는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종이 쳤고, 반 학생들이 들어왔다. 당연히 그 중에는 박지민도 있었다.
“아까 왜 먼저 갔어?”
“거기에 있을 이유가 없어서.”
박지민은 나의 말이 웃기다는 듯이 살짝 웃으면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도대체 아까부터 계속 뭐가 웃기다고 지 혼자 웃어대는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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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끝나고 수업을 시작한 뒤로 뭐 때문인지 한 번도 말을 걸지 않는 박지민이었다. 덕분에 오후 수업은 조용히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찜찜함은 덤…
“왜 자꾸 따라오는 건데?”
“따라가는 거 아닌데.”
“존X 어이없어.”
“근데 아까부터 말이 거치네, 난 그런 여자는 별론데.”
“허, 꺼X.”
“근데 너는 매력 있어.”
학교에서 좀 조용하다 했더니, 교문을 나서자마자 어디선가 나타나서는 계속 따라온다. 그래서 따라오지 말라고 하니 지는 따라오는 게 아니라고 하는데, 그 말을 믿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박지민을 째려보면서 “존X 어이없어.” 하고 말하니, 말이 거친 여자는 싫단다. 그 말에 욕 한 번 더 날려주면, “매력 있어.” ㅇㅈㄹ.
“근데 번호 좀 주라.”
“네 친구가 다른 건 다 알려줘도, 번호는 안 알려줘.”
“내가 왜?”
“내가 궁금하니까.”
집 앞까지 따라온 박지민은 내 전화번호를 물었다. 김슬아가 다른 건 다 알려줘도 내 전화번호는 죽어도 안 알려준다고. 하지만 나는 알려달라고 알려주는 그런 호락호락하고 쉬운 여자가 아니다. 내가 끝까지 번호를 주지 않자, 박지민은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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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햇빛이 쨍쨍하고 새들이 지저귀는 상쾌한 날씨에 저절로 눈이 떠진 여주는 학교를 갈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분명 문을 열 때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고 상쾌한 아침이었는데, 분명히 그랬는데… 도대체 왜, 어째서… “니가 왜 거기서 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