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一場春夢]

10.




한참을 예준을 지켜보던 하민.

예준은 잠을 자다 눈을 떠보니 옆에 아직도 하민이 있는것을 보고 놀랐다.



“과장님..? 대체 아직까지 여기에 계세요..”



예준의 말에 하민은 능글맞게 웃으며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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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준씨 간병해줄려고요.”


예준은 하민의 행동이 부담감을 느꼈지만 그래도 자신을 생각해주는 하민에게 고마웠다.


“ㅎㅎ..그래도 계속 있으면 힘드니깐..”



하민은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는 예준을 도와주며 말한다.

“전혀 안힘들어요. 밥 먹어야죠. 뭐 먹고싶어요?”


“하하..! 저 배가 안고파서 안먹어도 ㄷ…”


꼬르륵-




예준의 배에서 우렁찬 소리가 나자 순간 정적이 흘렀다.
하민은 예준의 꼬르륵 소리에 웃으며 말한다.



“푸하하! 배가 안 고파도 밥은 먹어야겠네요. 먹고싶은 거 말해요, 사드릴테니깐.”



예준은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진 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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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상관 없습니다.”


하민의 예준의 반응에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아무거나라.. 그럼 제가 고를게요.”



하민은 배달앱을 키고 초밥 돈까스 등 각종 음식을 담는다. 그 모습을 본 예준은 당황해 말리려고 한다.


“ㅁ..뭐하시는거에요..!”

“네? 예준이 형이 아무거나 고르라해서 고르는 중인데?ㅎ“


”ㅇ..아니..“




예준은 하민의 당당한 말에 어이없었다. 하민의 태도에 벙쪄 있던 예준은 하민을 쳐다보았고 그런 예준의 반응에 하민은 빵 터졌다.



”ㅋㅋㅋ 장난입니다, 돈까스 어때요?“

”네..“




하민이 돈까스를 주문시키고 폰을 내리자 병원 복도에서 하민의 직원이 들어와 말한다.


”유하민 과장님, 전화 왔는데 받으시겠어요?“

”누군데요?“

”…김희서입니다.“




하민은 이름을 듣자 한숨을 푹 쉬었다. 예준은 딱 봐도 여자이름에 당황했다.


”희서..? 여자인가? 왜 한숨 쉬는거지..“




하민은 직원에게 폰을 건네받은 뒤 예준에게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손짓을 하고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자마자 이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하민이 오빠~ 왜 전화 피해용? 저랑 데이트 하기로 했잖아요~“



하민은 애교스러운 여자 말투에 최대한 사무적으로 대답한다.


”응, 내가 좀 바빠서. 용건은 뭐야?“


”헐~ 너무해 우리 언제 만나냐고요 하민이 오빠!“

”미안, 나 지금 뭐 해야할 거 있어서 끊을게.“





하민은 단호하게 말한 후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예준을 보자마자 다시 다정한 목소리와 표정을 지으며 아무일도 없었다듯이 말한다.


“미안해요 형.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아 밥 왔다! 제가 가지고 올게요.“



밥을 가져온 하민은 웃으며 예준의 앞에 차려준다. 하지민 이미 전화내용을 다 들은 예준은 내심 속상했다. 하지만 티를 낼 순 없어 자연스럽게 물어보았다.



”여..친이신가봐요?…ㅎㅎ“



예준이 오해하는 것 같아 하민은 다급하게 해명한다.


”네? 아니에요. 여친 아니에요. 그냥.. 아는 사람이에요..“

”아..아는 사람..”
’아는 사람? 아는 사람은 무슨.. 아는 사람이 저렇게 행동한다고???‘



하민은 예준의 반응을 보고 더 오해할까봐 겁이 나 한숨을 푹 쉬고 말한다.


“형, 나는 다른 여자들에게 관심 전혀 없습니다. 내가 오직 관심 있는 사람은..”




하민은 말끝을 흐리며 예준을 바라보다 결국 말 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아무튼 그래요, 형.”




예준은 생각지못한 하민의 반응에 당황해 손을 저으며 말한다.

“네? 아니 전 그냥 그 분이 하민씨 엄청 좋아하는 거 같아서..ㅎㅎ”




하민은 예준의 말을 듣고 단호하게 말한다.

“아니요? 절대 아닙니다. 저도 관심없고 이 놈은..좋아한다고 했는데 이어질 일 전혀 없습니다.”



예준은 하민의 말에 자기도 모르게 안심을 하였다

‘…나 지금 안심한거야? 미쳤구나 남예준..’





“하하..! 저는 그냥.. 저도 뭐 여자였으면 하민씨 같은 사람 좋아했을 것 같아요..! ㅎㅎ” 

’미친, 남예준 뭐라고 하는거냐..?’





하민은 예준의 대답에 설렜다.

“네? 하하.. 예준이 형도 참..”


“ㅋㅋㅋ하민씨는 잘생기고 성격도 다정하잖아요. 회사에서 인기도 많고..”


예준의 칭찬이 귀가 새빨개진 하민은 목소리가 한 옥타브가 올라가며 고개를 살짝 돌렸다. 그리고 평소와 달리 말을 버벅거리며 어디 한 곳이 망가진 것 같았다.

“하하..하..아니, 뭐, 제..제가 잘.잘생기긴요. 핳.하.”


예준은 고장난 하민을 보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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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하민씨 지금 너무 웃겨요.”




웃는 예준을 보며 하민도 같이 웃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예준이 형 너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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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하민은 예준의 간병을 계속 하며 회사 일도 같이 하였다. 몇일 이 지나고 예준이 퇴원을 하자 하민과 예준은 같이 회사를 출근하였다. 예준을 자리에 앉히고 하민은 자신의 자리에서 그동안 예준의 업무를 해준 것을 들고와 예준에게 건네준다.


“예준씨, 그동안 병원에 계실 때 제가 좀 도왔어요. 그래도 아직 예준씨는 환자니깐 일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오늘을 칼퇴하세요. ”

“감사합니다..!“



예준은 신이 나 하민의 자료를 받았다. 정말 일이 완벽하게 끝나있어 예준이 할 일은 거의 없었다. 예준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하민이 완성해놓은 자료를 구경하였다. 그 모습을 본 하민은 그런 예준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안아주고싶었다.



하민은 예준을 향해 직원들 모르게 입모양으로 말한다.

‘괜찮아요?’


예준을 하민을 보고 활짝 웃으며 손으로 ok표시를 보냈다하민도 똑같은 표시를 보내며 활짝 웃었다. 그 모습을 본 직원들은 처음보는 하민의 행동과 표정에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 강대리는 열이 받아 주먹을 꽉 진 채 말했다.


“…어디서 게이새끼들이 굴러와서는..”


강대리는 제일 만만하고 늘 괴롭힘의 대상이었던 예준에게만 들리도록 비꼬며 말했다. 예준은 강대리의 말을 들었지만 애써 못들은 척 하며 남은 업무를 해나갔다.













점심시간_




점심시간이 되어 예준과 하민은 같이 구내식당으로 내려갔다. 예준은 늘 혼자 먹으니 자연스럽게 구석쪽으로 갈랴고 했다. 그러자 갑자기 강대리가 예준을 붙잡았다.


“야 신입, 밥 혼자 먹나?ㅋㅋ”



강대리는 예준을 비아냥 거리며 말한다. 예준은 화가 났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그저 웃으며 넘겼다.


“ㅇ..아..네..ㅎㅎ”

“뭐, 그럼 내가 같이 먹어줘?”

“네..?”



예준은 늘 자신을 괴롭혀온 직장상사이기에 같이 밥을 먹자는 제안이 너무나 싫었다. 바로 거절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자 뒤에서 하민이 나타난다.


“예준씨 저랑 밥 먹기로 했는데요.”





강대리위 어깨를 잡고 말하는 하민에 놀란 강대리는 뒤를 돌아 하민을 쳐다보았다. 하민의 큰 키와 다부져진 몸. 넓은 어깨로 인해 강대리는 매우 왜소해보였다. 강대리는 식당에서 직원들이 쳐다보자 이때가 기회다 싶어 웃으며 말한다.

“하하, 우리 과장님 너무 예준씨만 편애하시는거 아니에요?”



하민은 강대리의 말에 얼굴을 찌풀었다. 예준은 둘의 모습을 보고 당황해 혹시나 큰 싸움이 날까봐 무서워 말릴려고 한다.


“저..저기.. 두분 진정하시고.. 일단.”


강대리는 예준의 말을 끊고 비꼬며 말한다.


“아~ 나 알겠다.. 혹시 두 분이 사귀시나? 신입 게이라매~”

“ㄴ..네..?”



예준은 강대리의 말에 당황했다. 지금껏 남자를 좋아해본 적이 없는데 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하민은 강대리의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얼굴이 굳어지며 하민의 눈은 강대리를 직시하였다. 평소에 직원들과 예준에게 친절하고 유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싸늘한 표정이였다. 


“강대리님, 할 말 안 할 말 가려서 하세요.”


예준은 말을 버벅 거리며 답한다.


“전..ㄱ..게이..아닙..니다..”




예준이 말을 더듬으며 부정을 하자 강대리는 더욱 신이 나며 비아냥 거렸다.


”에이~ 맞잖아 ㅋㅋ 소문에 의하면 그렇던데?“

”…진짜로..남자 좋아해본 적 없습니다..”





강대리는 예준을 이제 대놓고 비웃으며 조롱한다.


“이야, 그럼 여친은? 너 여친 있어본 적 없다매 ㅋㅋ 생긴것도 기집애처럼 생겨서는.. ㅉㅉ”

“ㄱ..그건…”




계속되는 강대리의 무례함에 결국 하민은 화가 나 나서서 강대리를 제지했다.

“그만하세요 강대리. 지금 월권행위를 넘어선 갑질입니다.”




하미잔 강대리를 멈추지 않고 예준을 계속해서 공격했다. 

“아니~ 과장님. 전 걱정되니깐 그러는거죠 ㅋㅋ게이면..회사에 나쁜 영향이잖아요~ㅋㅋ”


 


강대리의 말을 들은 하민은 목소리가 낮아지고 엄숙해졌다. 평소와 완전 다른 사람처럼 변한 하민은 강대리에게 말한다.



“그만하라고 강대리.”




강대리는 하민의 모습에 겁을 먹어 더 이상 말 하지 못하고 예준을 괜히 째려보고 자리를 떠났다. 예준은 갑작스러운 강대리의 공격에 마음이 아파왔다. 결국 식판을 들고 다시 반납쪽으로 가 하민에게 말한다.


“…죄송해요, 제가 입맛이 없어서“



하민은 예준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말한다.

”괜찮아요 예준씨?“


예준은 하민이 자신을 너무 걱정할까봐 애써 웃으며 말하고 돌아갔다.

”ㅎㅎ..괜찮아요. 밥 드시고 오세요. 전 먼저 올라가있을게요.“






하민은 식판을 든 채 사무실로 올라가는 예준을 지켜보았다. 하민의 얼굴엔 복잡한 감정이 스쳐지나갔다.

”하아..저 새끼를 그냥..“








하민은 밥을 다 먹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밥을 빨리 먹고 온 하민이 사무실을 둘러보니 예준밖에 앖었다.  하민은 예준에게 줄 커피를 같이 사 예준에게 다가가 커피를 내어주며 조용히 말했다.


”예준씨, 이거 마시고 기분전환이라도해요.“



”ㅎㅎ..감사해요.“



하민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예준의 안색을 살피며 조용히 말을 건넸다.

”..점심시간에 놀랐죠? 이젠 그런 일 있으며 제가 지켜드릴테니깐 걱정하지 마요.“




예준은 하민의 말을 듣고 커피를 만지작 거리며 답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하민씨는 왜 저 같은 걸 지켜줄려고 하는거에요?“

  


하민은 예준을 대답을 듣고 망설이다 이내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예준이 형을 왜 같은걸로 쳐요?  예준이형은 나한테 누구보다도 소중한 존재인걸요.“



하민의 대답을 들은 예준은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져왔다. 예준은 쓸쓸하게 웃으며 말한다.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줘서..”




하민은 잠시 고민을 하다 예준에게 말한다.


“…예준이 형, 혹시 바다 좋아해요?”

“바다요?”

“네.”


”좋아하긴 하는데..안 간지 좀 돼서..“


“그럼 저랑 가실래요?”


“네? 언제요?”


“이번 주 토요일에.”



평소의 예준이였다면 선약이 있다며 거짓말을 치고 도망갔을텐데 이번의 하민의 제안을 거절하고싶지 않았다.

”…좋아요. 가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