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민과 대화를 마친 예준은 회의실에서 나와 눈이
퀭 한 채로 업무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업무를 하던 중 커피를 다 마신 예준은 커피를 타러 탕비실로 향했다.

“하암…졸려…”
탕비실에 들어서니 예준에게서 커피향이 니는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민은 그런 예준에게 말을 걸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말을 걸었다.

“예준씨 커피 마시게요?”
예준은 갑자기 말을 건 하민때문에 놀라 대답한다.
“ㅇ..으악..! ㄴ..네..! ㅎㅎ…”
하민은 예준의 놀란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터질 것 같았지만 꾹 참으며 말한다.
“아, 놀래킬 생각은 없었어요. 저도 커피 마실려고 온거라.”
‘여기서 커피 마시지 말고 나랑 나가서 단 둘이 먹자 형. 예를 들면 내 입술이라던지.“
예준만 보면 자꾸만 음침한 생각이 드는 자신을 탓하며 커피를 타는 예준이 옆으로 다가온다. 커피머신에서 커피가
내려오는 소리가 조용한 탕비실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둘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커피를 타는 예준의 뒷모습을 바로보는 유하민. 별로 작지 않은 키에 마른 몸. 뒷목으로 보이는 새하얀 피부. 이쁘장한 외모에 그와 어울리는 커피향을 맡으며 음미를 하였다. 그런 예준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며 속으로 생각한다.
‘귀엽고 이쁘다. 뒤에서 안아주고싶을 정도로.‘

“ㄱ..과장님..?”
하민은 예준의 부름의 자신의 속마음이 들킨 줄 알고 당황한다.
“ㄴ..네? 왜요?”
“아니..멍 때리시길래.. 제가 커피 타드릴까요?”
하민은 자신의 커피를 대신 타주겠다는 예준의 말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대로 계속 남예준과 있으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버릴 것 만 같아 정신을 차릴려고 애쓴다.

“아, 아니에요. 제가 타겠습니다.”
하지만 하민의 마음은 이미 ‘응, 형이 타줘. 형이 탄 커피 마시고 싶어.’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예준 씨. 오늘은 칼퇴하시나요?”
“하하… 오늘도 실패네요..ㅎㅎ”
하민은 예준의 대답에 속으로 화가 났다.

‘하, 대체 어떤새끼가 자꾸 우리 형 힘들게 야근 시키는거야?‘
하지만 하민은 속마음을 말하지 못하고 만다.
“그렇군요. 그럼 수고해요 예준씨.”
-오후 11시
드디어 할일을 끝낸 예준은 기지개를 피며 멍을 때린다. 지금 이렇게 내가 하는게 과연 맞는 행동일지.

“으악..이제야 끝났다.”
예준은 기지개를 피며 피곤에 찌든 상태로 회사 밖으로 나가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한 예준은 작고 허름한 집에 들어서니 아무도 없는 이 공간이 더더욱 외로워졌다. 가방을 두고 침대에 몸을 던진 예준은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을 한다. 오늘 아침에 유하민과장이 자신에게 귀엽다는 말을.
자신의 속마음이 나온건지 아님 정말 실수인건지 모르겠지만 예준은 그런 하민을 어떻게 생각해야할 지 고민이 되었다. ‘유하민 과장님은 게이인걸까..? 아님 나를 누구랑 헷갈리신걸까..??’
그렇게 깊은 고민을 하는 예준은 피곤함에 기절하듯이 잠에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