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一場春夢]

6.

다음날.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하민은 예준에게 갔다. 예준의 책상엔 커피가 잔뜩 쌓여있었고, 얼굴이 퀭 한 채 엎드려 잠들어있었다. 예준의 옷차림을 보니 어제 결국 퇴근을 못하고 밤를 샌 것 같았다. 하민은 예준에게 다가가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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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준 씨, 일어날 시간입니다.”



예준은 하민의 목소리에 침을 닦으며 일어난다.

“ㅇ..아 네…”



피곤해보이는 예준의 얼굴을 본 하민은 한숨을 쉬며 말한다.


“어제 몇시에 퇴근했어요?”

“하하..까먹고 퇴근을 놓쳤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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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준의 말을 들은 하민은 속이 타 들어갔다. 실수가 아니라 강대리 때문에 퇴근 못한거면서. 눈치를 보던 예준은 머쓱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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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과장님 커피 마시러 갈래요..?ㅎㅎ”





하민은 얘준의 챡상에 쌓인 커피를 보며 말한다.

“예준씨는 이미 충분히 드신 것 같은데요..”



하민은 자신의 가방에서 오렌지 음료수를 꺼내 건넨다.

“오늘은 커피 대신 이거 드세요.”





예준은 하민이 건네준 음료를 받고 속으로 생각한다.

‘하..과장님은 천사인가..‘



그렇게 회의 시간이 되었다. 회의 하는 내내 예준은 너무 피곤해 졸음을 참을려고 애썼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졸고 있었다. 조용한 회의실 안에 예준의 고개가 떨궈질 듯 말듯 위태롭게 흔들렸다. 그 모습을 본 하민은 회의를 진행하며 예준의 향해 미소를 지었다.

회의가 끝난 후 예준은 힘 없이 얼아나며 회의실 밖으로 나갈려고 했다. 그러자 강대리가 문앞을 막아서며 예준을 불렀다.


“야 신입, 어제 내가 시킨 거 다 했어?”

“네..! 다 했습니다.”




강대리는 피곤에 쪄든 예준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본다.


“제대로 한 거 맞지? 뭘 믿을 수가 있어야지 원.“

”하하.. 제대로 했습니다..ㅎㅎ“



예준은 강대리의 말에 웃으며 넘겼다. 그리고 어디선가 하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준씨!“



예준은 자신의 이름에 듀리번 거리다 하민이 예준의 앞까지 다가와 말했다.


”예준씨, 어제 밤새 일 하느라 고생 하셨어요.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집 가서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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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래도 되나요..??“
‘개나이스!!! 집에서 푹 자야지..’




하민은 예준에게만 들리도록 귓가에 속삭였다.

”물론이죠. 이틀동안 고생했는데 얼른 집 가서 쉬세요.“

”네..!“



하민의 말을 들은 예준은 신나하며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강대리는 짜증이 나 직원들 쉬는 시간에 같이 나가 무언가를 얘기한다. 퇴근 준비를 하던 예준은 휴게실에 들어갈려고 하는 순간 강대리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것을 듣고 문 여는 것을 멈칫했다.



”하씨, 나만 남예준 그새끼 거슬리냐?“


직원들은 강대리 말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그냥.. 유 과장님이 유독 챙기기 하시지.”
“아 난 그새끼 존나 거슬려. 게이처럼 생긴게 ㅅㅂ”
“ㅋㅋㅋ 게이처럼 생기긴 함 ㅋㅋ”
“야 그래도 유 과장님이 저렇게 챙겨주는데 일이라도 잘해야지.. 일도 못하는데 뭘”
“에휴, 저렇게 태어난 것도 불쌍하다 불쌍해.”








예준은 휴게실 문 뒤에서 조용히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내가 이 말을 들으면서까지 하는게 맞는걸까? 왜 다들 날 싫어하는걸까. 내가 뭘 잘못했는데..”



예준은 잘 버텨왔다고 생각했는데 직원들의 말을 들으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자기도 모르게 울컥할 것 같은 마음을 부여잡으며 중얼거린다.

“..열심히 했는데”





그러자 다른 문에서 하민이 들어온다.

“여기서 뭐하세요? 일들 안하시고.”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하민의 등장에 당황하며 횡설수설하였다. 그리고 강대리가 말한다.


“아 유과장님 ㅎㅎ 그냥 남예준 사원에 대해 말 좀 하고 있었습니다.“


”남예준씨요? 무슨 얘긴데요.“

”에휴 그냥 뭐..이런 저런 얘기요.. 과장님은 모르셔도 됩니다 ㅎㅎ“

”하.. 강대리.“

”네?“

”여기서 직원 욕이나 하고 할 짓이 없나 봅니다? 월급 루팡처럼 행동하시네요. 일이라도 더 드릴까요?“

”ㄴ..네..?“



하민의 말에 다른 직원들은 재빨리 자리를 피해 나갔다. 강대리도 눈치를 보며 자리를 벗어났다. 그렇게 처리를 하고 하민은 휴게실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휴게실 문 뒤에 주저 앉아 울고있던 예준을 발견한다. 하민은 눈시울이 붉은 예준을 발견하고 놀라 말한다.




“예준씨, 왜 퇴근 안 하시고. 울었어요? 무슨 일이에요.“


예준은 갑자기 마주친 하민의 등장에 놀라 얼굴을 가리며 화장실로 도망간다.

“ㅇ..아무것도 아닙니다.”


“ㅇ..예준씨..!”






하민은 화장실로 도망간 예준을 따라간다. 예준을 화장실 칸에 들어가 울었다. 너무나 힘들었다. 열심히 버텨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런 취급까지 당해야하는지. 하지만 예준의 다른 마음 한 쪽에서 다른 말도 생각난다. 지금까지 버텨온 걸 저런 말로 인해 무너져버리면 뭐가 되냐고. 그것도 못버티는 거냐며 자신에게 채찍질을 했다. 그렇게 쭈그랴 앉아 울던 예준. 하민은 예준이 걱정되어 화장실 칸을 조심스럽데 두들기며 불렀다.



“..예준씨..?”



예준은 하민의 목소리를 듣고 당황해 눈물을 급히 닦으며 말한다.

“ㄴ..네..?”


“…문 좀 열어주실 수 있어요?”


예준은 눈물을 닦고 화장실 칸 문을 열었다. 예준의 눈시울은 붉었고 딱 봐도 운 자국이였다. 하지만 예쥰은 최대한 티를 안낼려고 애써 웃으며 말한다.

“하하.. 너무 오래 있었죠..? 죄송해요..ㅎㅎ”




예준의 모습을 본 하민은 마음이 아팠다.

“무슨 일 있어요?”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니에요..ㅎㅎ”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말해요. 제가 도와 드릴 수 있는 건 도와드릴테깐.“




예준의 하민의 말을 듣고 멈칫했다. 아까 직원들의 말 중 유과장님이 자신을 유독 챙겨주신다는 말. 예준은 고민했다. 이걸 말하는게 맞는건지 아닌지. 하지만 말을 안하기로 한다. 어린 애도 아니고 굳이 자기보다 어린 애한테 말 할 이유는 없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준은 그런 하민을 두고 자리를 먼저 떠난다.


”아니에요..ㅎㅎ 아 저 먼저 퇴근해보겠습니다.“





자리를 먼저 떠난 예준의 뒷모습을 보는 하민은 걱정스러웠다. 그리고 멀리서 강대리가 있는곳을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한다.

‘아, 저새끼 때문이구나.’


하민은 속으로 강대리를 욕하며 자리로 돌아가 업무를 마저 했다. 





-오후 6시 10분



하민은 퇴근을 하고 밖으로 나와 예준에게 먼저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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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은 예준과 밥을 먹기 위해 차를 타고 예준의 집앞으로 갔다. 예준은 하민이 도착하고 집에서 나와 하민을 만났다. 하민은 차에서 내려 예준을 보고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밥 드실래요?”





하민의 말에 예준은 거절을 한다.


“아..제가 이미 밥을 먹어서..”


“아, 그럼 카페라도 가실래요?”


예준은 하민의 부탁이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자신을 잘챙겨주기에 이런것쯤이야 라고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차를 타고 근처 카페로 갔다. 카페의 분위기는 매우 아늑하고 조용했다. 그렇게 음료를 시킨 후 받은 뒤 하민은 예준에게 먼저 말을 건다.


“아까 있었던 일.. 다 들었습니다.”

“아..하하..사실인데요 뭐..”

“…..”



예준의 말에 하민은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 그런 말을 듣고도 이렇게 반응할 수가 있는거지? 
하민은 예준의 말에 진지하게 답한다.


“예준씨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요. 그니깐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예준은 하민의 말에 또 울컥했다. 이런 위로를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받아봤을까. 예준은 울컥하는 마음을 최대한 잡으며 웃으며 말했다. 

“ㅎㅎ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줘서.”





그렇게 둘은 시간을 보내고 하민은 예준을 집에 데려다 주었다.


“조심히 들어가고 낼 봐요.”


“네..! 오늘 감사했어요”




하민은 집으로 들어가는 예준의 뒷모습을 보고 혼자 작게 중얼거렸다.


“내일 봐요, 예준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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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종종 사적인 만남을 가지며 같이 밥을 먹거나 카페에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