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잠깐만요..!!”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렸고 예준은 숨을 고르며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좋은 아침입니다 예준씨”
다정하게 웃으며 예준에게 인사를 건네는 하민.
예준은 어색하게 웃으며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둘 만있는 이 공간이 너무나 어색한 예준은 자꾸만 어제 자신이 한 짓이 생각이 나 미칠려고 했다. 한 편 하민은 예준과 단 둘이 엘리베이터 탄 것이 너무나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다.
둘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각자의 자리로 가 업무를 시작하였다. 오늘따라 더 피곤해 보이는 남예준의 모습을 본 하민은 예준에게 다가가 커피를 건넸다.
“이거 마셔요.”
“아..가..감사합니다..”
“많이 피곤해보이는데 괜찮아요?”
“하하..괜찮습니다..ㅎㅎ”
하민은 예준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지만 자신이 괜찮다고 하니 하민은 뭘 할 수가 없는 상황이였다. 하민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예준이 많이 힘들어하면 도와주기로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고 어디선가 강대리의 짜증난 목소리가 들린다.
“야 신입! 저기 가서 프린트 한 거 가져와.”
“ㄴ..네..!”
예준은 강대리 말에 벌떡 일어나 프린터 쪽으로 향했다. 하민은 그 모습을 보고 강대리를 노려보았다.
“저새끼는 손이 없어 발이 없어? 저딴 걸 왜 시키는건데?”
멀리서 종이 뭉텅이를 가져오는 예준. 종이의 양은 어마어마 했다. 약간 버거워 보이던 예준은 팔을 부들부들 거리며 가져오고있었다.
쿵-!
하민은 쿵 소리가 난 곳을 향해 바라보았다. 예준이 앞이 안 보일정도로 쌓인 종이를 가져오다 결국 넘어진 것이였다. 하지만 직원들은 아무도 예준을 도와주지 않았다. 그저 바라만 볼 뿐이얐고 못 본 척 하는 직원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하민은 화가 났다. 어떻게 사람 하나를 저렇게 무시해버릴 수가 있는거지? 예준이 넘어져 흩어진 종이를 줍는데 강대리는 도와주지도 않고 소리만 지를 뿐이였다.
“아 신입, 그거 하나도 제대로 못 가져와?”
“ㅈ..죄송합니다..”
종이를 줍던 예준의 눈 앞이 핑 돌았다. 며칠 동안 잠을 못 자서 그런건지 너무 어지러웠다. 예준은 정신차리려고 악을 쓰며 종이르 주웠다. 그 모습을 본 하민은 예준과 강대리에게 다가가 말 한다.
“강대리, 직원이 넘어졌으면 그런 말을 하는게 아니라 도와줘야죠.”
강대리는 하민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하민은 열이 받았지만 최대한 참으며 예준과 함께 종이를 주워주었다. 예준은 하민에게 감사인사를 하려고 일어서는 순간 눈 앞이 까맣게 변했다. 그리고 몸에 힘이 빠지면서 쓰러졌다.
“예준씨!!!!”
쓰러지는 예준을 급하게 잡은 하민은 땀이 나기 시작했다.
왜 쓰러진거지? 어디 아픈거야? 잠을 못 자서 그런건가? 대체 왜..
“당장 119 부르세요!!”
하민의 외침에 직원들은 놀랐지만 119에 신고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민은 열이 받아 직원 한 명을 지목해 시킨다.
“119 부르라고.”
직원은 하민의 눈빛에 쫄아 전화를 했다. 하민은 예준을 안아들고 건물 밑으로 향했다. 예준을 자신의 겉옷으로 감싸 안은 하민은 마음이 초조해졌다. 예준의 몸을 최대한 감싸안으며 상태를 계속해서 확인했다.
“형..괜찮은거야? 뭐야 진짜..”
그렇게 구급차가 오고 하민과 예준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예준이 병원에 도착하고 하민은 문 앞에서 기다렸다. 하민은 불안함에 더리를 떨며 손톱을 깨물었다.
‘제발..괜찮아라…제발..‘
하민은 간절히 빌면서 예준을 기다렸다. 시간이 얼마 지나고 의사가 나왔다.
“남예준 보호자 분?”
하민은 의사를 보자마자 달려가 예준의 상태를 물어본다.
“괜찮아요? 뭐 때문인가요? 네? 어디 아픈건가요? 심각해요?”
의사는 많이 불안해하는 하민을 진정시키고 말한다.
“큰일은 아닙니다. 과로로 인해 쓰러지신거고 요 근래 잠을 별로 못 주무신 것 같아요. 수액 맞고 푹 쉬면 괜찮아지실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민은 의시와의 대화를 마치고 예준이 있는 병실로 들어갔다. 예준의 팔엔 링거가 꽃힌 채 눈 밑에 다크서클이 매우 내려와 있었고뭔가 살도 더 빠진 느낌도 들었다. 하민은 그런 예준의 옆에 앉아 예준의 손을 잡으며 중얼거렸다.
”아프지마..응?“
하민은 깊게 잠든 예준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이불을 제대로 덮어주었다.
”…잘 자요 예준씨.“
.
.
.
.
.
.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한참 후에 눈을 뜬 남예준. 옆에서 예준만 지켜보던 하민은 눈을 뜬 예준을 보고 상태를 확인했다.
“예준씨 괜찮아요?”
“과장님…?”
“네, 저 맞아요. 회사에서 쓰러지셔서 제가 병원으로 데리고 온거에요.”
“아..죄송해요..”
”이런걸로 사과하지 마요. 예준씨가 괜찮다면 상관없으니깐.“
하민은 계속해서 예준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어색하게 웃는 예준의 얼굴을 바라보던 하민은 이내 같이 웃으며 말한다.
”…웃을 때 생기는 보조개 귀엽네요“
”ㄴ..네..??“
”네..귀여워요. 아 맞다 아까 예준 씨 집에 좀 다녀왔어요.“
”ㅈ..저희집이요..???“
”네, 몇일은 병원에서 쉬어야할 것 같아서요. 예준씨 속옷이랑 생필품 몇 개 좀 가져왔으니깐 좀 쉬어요.그리고 필요한 거 있으시면 더 말씀하시고.“
”하하..감사합니다…“
‘아니 그니깐 그걸 왜 너가 가져오냐고 ㅠㅠㅠ 남의 속옷을 ㅜㅠㅠㅠ‘
하민은 예준을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계속 쳐다보았다. 그 눈빛이 부담스러운 예준은 고개를 돌려 어색하게 웃을 뿐이였다.
”아 맞다, 예준씨 배고프죠? 뭐 드실래요?“
”네? 아 저 괜찮아요! 자고 일어나서 배가 별ㄹ..“
하민은 예준의 대답에 정색을 하며 진지하게 말했다.
”아니요, 무조건 드세요. 아까 의사가 예준이 형 많이 먹으로 당부하시고 가셨어요.“
”아..“
‘이자식 무섭게 말할 때마다 형 붙이네..‘
”속 좀 편하게 죽으로 시킬게요. 닭죽 괜찮아요? 아님 전복죽? 야채죽?“

“ㅋㅋㅋㅋ 과장님”
예준은 하민의 행동에 웃음이 터졌다. 하민은 예준의 웃음 소리에 시잠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한다.
‘아, 방금 웃음 소리는 천국에서 나는 소리구나.‘
”닭죽 어때요? 맛있어보이는데“
”네네 그걸로 먹죠.“
하민은 그렇게 죽을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 예준과 뭐 할지 고민하였다. 그러다 하민의 눈에 들어온건 예준의 매우 거칠어진 손이였다. 순간적으로 허민은 예준의 손을 잡았고 거친 예준의 손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손이 왜 이리 거칠어요? 예준이 형 고생 많이 했나보네.“
예준은 갑작스러운 하민의 행동에 손을 슬금 빼며 말한다.
”하하..괜찮습니다..ㅎㅎ“
하민은 놓치지 않고 다시 예준의 손을 잡는다.
”전혀 안 괜찮은데.“
하민은 예준의 손을 계속 만지작 거렸다. 하민의 매우 부드러운 손과 진한 남자 향수에 예준은 자기도 모르게 두근거렸다. 예준은 얼굴이 붉어지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리고 하민은 갑자기 손 깍지까지 끼며 잡았다.
”손 이거 다 나을려면 약을 발라야하나. 핸드크림 바르면 나아질려나..“
하민의 행동에 얼굴이 붉어진 예준은 당황했다.
”ㅈ..저기..“
하민은 자신의 행동땜에 당황하는 예준의 모습에 더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들어 놀린다.
”제가 핸드크림 지주 발라드릴까요?“
”ㄱ..괜찮아요..“
하민은 예준의 손을 부드러운 자신의 손으로 감싸며 말한다.
”내가 해주고 싶어서 그래. 응?“
그리고 하민은 예준에게 들릴듯 한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손이 너무 이뻐서 그러는데, 안될까?”
하민의 말을 들은 예준의 얼굴은 터질듯 빨개졌다. 그 모습을 본 하민은 자신도 설렜다.
“예준씨는 참 순수하고 착한 사람 같아요.”
“ㅇ..아니에요..”
하민은 자꾸만 귀여운 예준의 행동에 자신도 모르게 예준의 머리를 쓰담았다.
“귀엽다..”
“ㄱ..과장님..?“
하민은 아차싶어 손을 내리고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를 돌렸다.
”미안해요..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예준은 하민의 손길이 나쁘지 않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손길이라 더 느끼고싶었다. 예준은 부끄러워하며 조용히 말한다.
”ㅎ..해주셔도 되는데…“
”네?“
하민은 자신이 잘못들었나 해서 물어보았다. 예준의 귀는 빨개져있었고 고개도 돌린 채 말한다.

”쓰담는 것 까지는 괜찮다고요…”
예준의 말을 들은 하민은 얼굴이 터질 듯이 빨개졌다. 새빨간 얼굴로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린 채 예준을 빤히 쳐다보았다. 예준은 그런 하민은 보고 당황해하며 어버버거렸다.
“아..아니..싫음 말고…”
하민은 지금이 기회다 싶어 예준을 두 손으로 쓰담았다. 예준은 어이없는 하민의 행동에 웃음을 터뜨리며 말한다.
“푸하하 ㅋㅋ 누가 그렇게 쓰담아요 ㅋㅋㅋㅋ”
“ㄱ..그게..”
처음으로 예준의 앞에서 어버버거리는 하민. 그 모습을 본 예준은 나쁘지 않았다. 그저 더 이렇게 있고 싶을 뿐이였다.
그렇게 서로 장난을 치다 시켰던 닭죽이 왔다. 하민은 예준의 앞에 차려주고 자연스럽게 숟가락으로 떠서 예준에게 준다.
“아 하세요”
”저 혼자 먹을 수 있어요..“
하민은 예준의 반응에 아기 다루듯이 행동하였다.
“쓰읍, 원래 환자는 누가 먹여주는거에요.”
“네..?”
자신이 먹여주고싶어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하민. 예준은 이미 헛소리라는 것을 아지만 져주는 척 먹었다.
입을 벌린 예준에게 닭죽을 넣어줬다. 오물오물 씹는 예준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말한다.

“맛있어요?”
“네 마시네여. (네 맛있네요)”
입에 음식을 넣은 채 옹알이 처럼 말하는 예준을 보니 하민은 귀여워서 미칠 지경이였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떠서 먹여주니깐 더 맛있지?’
”다행이다, 더 먹을래요?”
“하하.. 진짜 저 혼자 먹을게요..”
“쓰읍, 환자는 원래 받아먹는거라니깐?”
“….”
결국 하민이 떠서 주는대로 받아 먹었다. 하민은 자신이 예준을 챙겨주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옳지, 잘먹는다. 더 먹어요.“
밥을 다 먹인 하민은 예준이 편하게 누워서 잘 수 있게 침대 높이 조절을 하며 말했다
”밥 잘 먹었으니 잠 좀 주무세요.“
“코~ 자요.”
하민은 예준을 아기 다루듯이 돌보았다. 이불을 덮어주며 예준이 잠 들때까지 토닥여주었다. 예준은 자기도 모르게 잠에 들었고 하민은 그런 예준을 몇 시간 내내 빤히 쳐다보며 웃었다. 하민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예준의 얼굴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