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위에 엎드려 자고있는
너의 팔 옆으로 보이도 다홍색 노트,
그 안에 적힌 글을 본 내 시선을 느꼈는지
이내 너는 눈을 떠 말했다.
"어떤 것 같아. 읽은 거지.
이 글 말이야... 내가 썼거든."
"그냥 좀 슬프다고 생각했어."
"그 까마귀 참 바보같아.
왜 자신이 타들어갈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태양을 바라보는 걸까.
내가 쓴 글이지만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어.
진짜 바보는 네가 아닐까 싶었다.
그 까마귀가 나라는 걸
태양이 너라는 걸
왜 모르는 거야?
네가 무의식적으로 써 내린 글에서조차
우리는 함께였다.
함께이지만 함께할 수는 없었다.
글에서조차...

조용한 웃음과 쓸쓸한 목소리로
슬프다는 나의 말에 분위기는 발목까지 내려왔다.
진지한 내 표정이 웃겼는지 너는
입을 가리며 웃었다.
젠장, 왜 네가 웃을 땐 창문 통해
기분 좋은 바람이 들어와
너의 머리카락과 볼을 스치고 지나가는지...
조금 더 그 웃음을 보고 싶었지만
더 보고 있다간 네가 쓴 글의 까마귀처럼
타들어갈 것만 같아서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뛰쳐나왔다.
최대한 태양볕이 들지 않는 곳으로···
가장 구석진 곳으로···
나를 태우려는 태양이 날 보지 못할 곳으로
한걸음에 뛰어갔다.
"타버릴 뻔했어."
정말 네가 내뿜는 빛에 타버릴 것 같아 도망쳤는데
나 정말 죽을 뻔했는데
더 눈에 담아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그 마음을 인지한 즉시 나는
나는 까마귀가 되리라
가슴에 박아 넣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