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아!!!
-깜짝이야. 이사님이라고 부르라니까. 야!! 떨어져!
제이의 사무실문을 활짝 열고 들어와 큰소리로 뛰어와 제이를 끌어안는 남자.
빼꼼엔터테인먼트의 유일한 연예인이자 제이가 보물이라고 칭한 '전정국' 29살. 활동명 '한이경'
-나 밥시간 맞춰 오려고 빨리왔어요, 잘했지? 칭찬해줘 얼른!!
큰키로 자신의 턱을 제이의 정수리에 비벼대는 정국을 떼어내려 안간힘을 쓰는 제이. 그런 그녀가 귀엽다는 듯 안은 팔에 더 힘을 주는 정국이다.
-와...깜짝이야...원래 이런 사람이야?
-뭐야? 당신?
남준이 잠에서 깨 재미지다는 표정으로 정국을 보면서 말을 하자 정국은 순간 표정을 바꾸고 목소리를 낮춰 묻는다.
-반가워요. 나는 월요일부터 같이 일할 포토팀장 김남준입니다. 워워...표정 풀어요.
-월요일부터 일할 사람이 왜 여기 누워있는 건데?
-오...반말까지. 박력 넘치네. 카메라 들고올걸. 표정좋은데.
-뭐냐고 당신.
낮은 목소리로 한글자 한글자 눌러 말하는 정국에게 알겠다며 답하는 남준.
-방금 말했 듯 새로운 포토팀 팀장이고, 제이랑은 대학 선후배. 아..이혼한 제이 남편의 친구. 더불어 송이와도 선후배 관계. 소파에 누워있는 이유는 면접 끝나고 같이 점심먹자고 기다리라고 하길래 피곤해서 눈 좀 붙이느라. 이거면 답이 됐을까요? 전정국 아니 한이경인가? 뭐라고 불러야하나?
-아... 죄송합니다. 누나일에 좀 예민해서. 초면에 무례를 범했네요. 죄송합니다. 호칭은 편한데로 부르셔도 되요.
정식으로 허리숙여 사과하는 정국에 괜찮다며 허허 웃어보이는 남준이다.
-밥 먹자. 배고파. 전정국 너는 떨어져서 걸어.
표정을 굳히고 말하는 제이의 뒤에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따라오는 정국.
구내식당에 도착해 음식을 받아 테이블 한자리를 차지 하고 앉은 셋이다.
제이의 옆에 앉아 밥에 들어있는 콩을 집어가는 정국.
-아직도 콩 안먹어?
-안 먹는게 아니라 못 먹는거야.
-됐어!! 이제 먹으면 되!
신나서 말하는 정국의 머리를 고맙다며 쓰다듬는다.
-그래서 9시에 어디로 가면되는데?
-호석이네 가게. 걔 작게 술집하거든. 결혼도 했어!
-야...그 망아지가 결혼을?
-가서 놀라지나 마., 여전히 망아지야. 그 사람도 온다니까 오랜만에 얼굴보고 인사하면 되겠네.
둘 사이에 갑자기 끼어드는 정국.
-어디 가는데?
-밥먹어. 어른들 이야기 하는데 끼지말고.
-어른들은 무슨. 아 어디가냐고!!
-내가 한국에 워낙 오랜만에 온거라 후배랑 친구 만나러 가요. 따라오게?
-어?! 그래도 되요?!
-안되.
딱 잘라 대답하는 제이의 어깨에 얼굴을 부비며 한번만 한번만을 속삭이는 정국에게 졌다는 얼굴로 니맘대로 하라는 그녀.
-그 사람도 와?
-누구?
-당신 전남편.
정국의 말에 머리를 쥐어박으며 당신이 아니라 이사님. 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표정이 꽤나 단호하다.
울리는 휴대폰에 제이는 전화를 받고, 간단한 통화를 마치며 식사를 하다말고 자리를 뜬다.
-어디가?
남준의 질문.
-정국이 인터뷰지 왔는데 질문이 엉망이네. 이 새끼 아직도 이러네...마저 먹어. 난 다먹었어. 전정국 내꺼 대신 치워줘. 먹고 선배는 잘가 내가 가게 위치는 문자로 보내줄게. 전정국 넌 먹고 올라오고.
-응!!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하는 정국.
이건 뭐...그냥 개네...큰 개...뭐...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드는 남준이다.
사무실로 올라와 인터뷰지에 연애, 이성, 사생활에 대한 질문은 빼고 작품에 대한 질문을 추가하라며 이런식이면 인터뷰는 안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그녀는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한 듯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는다.
-유비서. TK매거진 인터뷰건 취소공문 만들어 줘. 이편 이새끼...아직도 치졸하게 구는 거 못봐주겠어.
-넵.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가며 가방에서 담배를 꺼낸다.
-거 왠만하면 회사에서는 피지 말라니까.
-뭐야. 여기있어 피고 올게.
-같이 가요. 누구하나 잡아먹을 얼굴을 해선. 누나 화 많이 났네~
인상을 잔뜩 구긴 채 옥상으로 올라가는 제이와 뭐가 좋은지 실실 웃으며 따라가는 정국.
벤치에 앉아 담배 한 모금을 깊게 빨아 들였다가 숨으로 뱉어내는 제이.
-앞으로 TK는 하지마. 편집장이 이인호 그 자식인 동안은 안해. 내가 아쉽나. 지가 아쉽지.
-나야 뭐. 누나가 하지 말라는건 안하니까.
-그럼 오늘 따라오지마. 집에 가서 잠이나 자.
-싫음. 오늘은 누나랑 잘거에요. 나 오늘 기운넘쳐.
눈썹을 꿈틀거리며 능글맞게 속삭이는 그의 등을 찰싹 때리며 밀어낸다.
-갈거면 너도 집에 갔다가 가게로 와.
-어어? 오후 반차라며 같이 있다가 갈래.
-나도 집에서 쉬다가 갈거야.
-나도 누나집에서 쉬다가 갈래요.
한마디도 지지 않는 정국의 말에 맘대로 하라며 입을 닫는 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