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안녕.
5.만남

고독한덕자씨
2022.07.28조회수 16
-뭐야? 내가 첫번째야?
제이의 말에
-내가 첫번째. 형은 화장실 너는 세번째.
라며 대답하는 호석.
-안녕하세요.
모자와 마스크를 벗고 깍듯하게 인사를 하는 정국을 본 호석이 오랜만이야 잘 나가는 내 동생!!!!하며 양팔을 활짝 펼치며 뛰쳐나오자 부담스럽다며 뒷걸음질 치는 정국을 보며 제이가 깔깔거리며 웃는다.
-왔어?
언제 왔는지 그녀의 어깨를 툭툭치며 인사하는 석진.
-당신은 언제왔어? 정국이도 같이왔는데.. 하도 오겠다고 졸라대서. 괜찮지?
-괜찮아.나도 좀전에 왔어. 앉자.
석진은 알고 있다. 둘이 몸을 섞는 사이라는 걸.
호석 역시도. 눈치를 못채는게 이상할 정도로 정국은 저돌적이고 석진이 보란듯이 행동하니.
연하의 패기인가...
한번은 그녀의 점 위치, 흉터의 위치를 자랑처럼 이야기하고 술에 취해 제 어깨에 기대 졸고있는 제이의 흘러내린 옷을 올려주며 자신이 물어서 생겼다는 어깨위의 자국을 보여주는 정국을 보고 아...그렇구나..그렇게 되었구나..하고 확신했다.
마음이 없으니 괜찮다 속으로 생각하며 웃어보이는 석진이었다.
자연스레 그녀의 옆에 앉으려던 석진의 팔을 정국이 잡는다.
정국에게 옆자리를 내어주고 맞은편 자리에 앉는 석진.
눈을 마주치는 자리는 맞은편이란다. 꼬맹아.
생각하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 보이고,
그 미소에 쏘아보는 눈으로 답하는 정국이다.
술과 안주가 테이블에 깔리고 잠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열게 하며 문으로 가는 제이의 발걸음이 잔뜩 신나있다.
- 자자. 놀라지 마시라! 김남준이 돌아왔다!!
남준의 뒤에서 양팔을 넓게 벌려 말하는 제이.
남준이 오랜 만이다 하며 손인사를 하자 놀란눈을 하는 석진과 호석.
호석은 벌떡 일어나 혀엉!! 하며 달려가 안겼고, 석진은 천천히 일어나 잘 지냈냐 하며 악수를 청했다.
-내가 보여주고 싶다는 사람이야. 놀랐지?
신났는지 목소리 톤이 높아진 그녀를 보며 웃으며 잔을 드는 석진.
다같이 잔을 부딪치고 비워 낸다.
면접을 봤고 같이 일할거다. 남준의 사진들이 어땠고 종알종알 떠드는 그녀의 앞에 물잔을 채워주는 석진.
채워진 물잔에 물을 마시며 웃어보이는 제이.
턱으로 흐른 물방울을 제 손으로 닦아내는 석진.
손이 오자 자연스레 턱을 내밀어보이는 그녀를 본 남준.
분명 이혼을 했고, 이유를 아직은 말하지 못하겠다며 땅으로 꺼질것 같은 얼굴을 했던 제이인데...자연스러운 이 상황은 뭐지...? 의아한 남준이다.
그녀의 종알거림이 끝나자 호석이와 석진이 남준에게 근황을 물었다.
남준은 졸업 후 형이 있는 홍콩으로 가게 되었고, 정희의 임신으로 인해 서둘러 가느라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갈 수 밖에 없었다며 미안하다 말한다.
저만 모르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즐거우니 입이 삐죽나와 일어나는 정국.
-어디가게?
-누나 담배피러.
응? 멀뚱한 얼굴을 한 제이를 일으켜 바람 좀 쐬고 온다며 나가는 정국이다.
-이혼 했다며?
남준의 질문에 술한잔을 털어 마시며 끄덕이는 석진.
-제이가 말했어?
-응. 왜냐니까 그건 천천히 이야기 해준다던데
-그럼 제이한테 들어...난 말못한다. 다 내 잘못이라서.
머리를 헝클이며 한숨 섞인 말로 답변하는 석진을 보며 외도했냐고 묻는 남준.
석진의 옆에서 그건 절대아니다. 사고다. 사고때문이다. 나머지는 말할수 없어 죄송하다 하는 호석이다.
궁금하긴 했지만 제 친구가 저렇게 풀이 죽어있으니 더 묻지못하는 남준.
-아. 나 오늘 잘데없다. 김석진네서 잘거야.
-안 재워줘 새끼야.
웃음 섞인 대답에 그제서야 맘이 조금 놓이는 남준.
무조건 잔다. 네 집 아니면 상가 화장실이 오늘 나의 집이야 라며 우스갯소리를 하며 술잔을 부딪친다.
-나한테도 신경 좀 써줘요.
-응? 갑자기?
-내가 모르는 말만하고. 평소보다 텐션도 높고, 말도 많고. 나는 쳐다도 안보고.
뾰로통. 글자 그대로의 얼굴로 툴툴거리는 정국.
허리까지 오는 높은 화단에 걸터앉아 자신의 다리 사이에 그녀를 가두고 허리를 감싼채 투정이다.
이럴때보면 여지없이 연하는 연하구나.
질투를 이렇게 대놓고 표현하다니...
제이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니가 오고 싶다며. 남준선배 11년 만에 본거야. 반가운게 당연하잖아. 네가 모르는 이야기만있는게 당연하고.그때 내 시간에 너는 없었으니까.
-너무하네...이대로 들고 그냥 튈까?
허리를 감싼손에 힘을 주어 그녀를 자신의 가까이로 당긴다.
-그러기만 해. 좀 더 있다가 가자. 나 오랜만에 기분이 너무 좋아서 그래. 응?
손에 들려있던 담배를 버리고 정국의 얼굴을 잡아 짧게 입을 맞춘다.
-짜증나...이렇게 하면 들어줄 수 밖에 없는걸 너무 잘 알아서 미워요.
-거짓말 하지마. 안 미워하면서.
-맞아. 못 미워하지 일방통행이라도 난 좋아 죽겠어.서제이.
앉아있던 몸을 일으켜 깊게 입을 맞춘다.
-들어가자. 추워.
입술이 떼어지고 춥다는 그녀의 말에 다시 가게안으로 들어가는 둘.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시계를 보니 벌써 시간은 새벽2시가 지나있고 쌓인 술병들을 보니 한숨이 절로나온다.
-와...우리 다 잘 마시는건 알았지만...12병이 말이 되니..
쌓인 술병과는 대조되는 그들의 멀쩡한 얼굴에 호석은 웃음이 터져버렸다.
-야. 정국이 자는데?
호석의 말에 그녀를 제외한 남자셋의 눈이 제이의 어깨에 기대 잠든 정국을 향한다.
-아까부터 잠들었어. 움직이지도 못하고 죽겠다.
-야...배우는 배우네...자는것도 겁나 잘생겼다잉.
장난스레 말하는 호석에게 그럼 누가 만들었는데 하며 빙그레 웃는 제이.
-일어나. 이제 가자.
볼을 손가락으로 톡톡치며 정국을 깨우자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비비며 우웅하는 소리를 낸다.
-먼저 갈게.
비몽사몽간에 몸을 일으키는 정국에게 모자와 마스크까지 씌우는 그녀를 향해 데려다줄게 라며 말을하는 석진. 오늘은 얘네집. 하며 거절한다.
-갈거야?
-응.그러니까 정신 좀 차려. 우리 갈게.
가게를 나가는 제이와 정국을 멍하니 쳐다보다 이내 고개를 숙이고 술잔을 채우는 석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