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빛나는 별은.

별을 만났다.

(이 빙의글은 동화속 공주와 왕자를 현실로 바꾸어 비틀어놓은 빙의글입니다)



내가 대휘와 만난날은 지독히도 운이 나쁜 날이였다.

아침부터 등교하는 길목마다 신호등에 가로막혀 지각을 하고,이런저런 실수도 많았던.그런 재수없는 날.

좋아하는 하늘인 흐리다 못해 하얗게 보이는 흐린하늘은 더더욱 흐려지더니 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정말 다행히 우산은 챙겼던터라 가방을 맨 채로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였다.


그리고 유난히 좋아하는 나무가 있는 길목에서,그를 만났다.

바람도 제법 서늘히 부는데다 비도 점점 거세지고 있어서 인지 나무밑에서 비를 흠벅 맞은 채로 소름이 돋는지 조금 떨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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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였다면 무시하고 조용히 지나갔겠지만, 그날은 좋아하는 나무 밑에서 별을 박아넣은 듯한 투명한 눈동자를 가진 그를 무시하긴 어려웠다.
내가 왜 그런지는 글쎄,나도 모르겠다.
어찌보면 어릴적 보던 동화의 공주님을 만난것같아서인 것 같기도 하다.투명한 눈동자에 반짝이는 별들을 세공한듯한 눈동자는 정말 내가 상상하던 공주의 눈빛과 꼭 닮아있었기에.


그래서인지 홀린듯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저기 안 추워요?..저 앞 편의점까지는 데려다 줄 수 있는데.씌어드릴까요?"


엷은 미소를 지으며 물어봤다.대답은,

"어..그럼 저야 고맙죠."

수락이였다.
그는 다행이라는 듯, 밝게 미소를 지으며 안도한 채로 내손을 잡고 일어났다.

그리고는 3분 남짓되는 거리의 편의점에 가는 동안 그 아이는 이런저런 말을 붙였다.뭐 이름이라든가 다니는 학교라던가.또래와 대화를 나누는 건 오랜만이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꽤나 어려웠다.
 
그 애의 이름은 이대휘.
저기 00동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한다.
아무래도 몇 번 들어본 이름같다.그 동네에 0☆고등학교에 잘생긴 학생들이 많다고 들었으니까 아마 그 고등학교에 다니지 않나 싶다.그래서 이름을 들었을때 어렴풋이 알것도 같았던 거고.
하긴,그 외모에 유명하지 않기는 어렵겠지.내 손바닥만 한 얼굴에 참 알차게도 들어선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길쭉한 다리.인기가 없는 게 이상하다.

객관적으로 잘생쁜 얼굴에 성격도 둥글둥글한 게 퍽 귀엽다.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이렇게 예쁜 눈동자를 곱게 접어 웃으며 이런저런이야기를 하는게 귀여워서인지,이렇게 따스함을 느끼는 것은 너무 오랜만여서인지 픽,웃음을 지었다.


.
.
.

-딸랑.
어서오세요.
알바의 목소리와 함께 대휘와 편의점에 들어갔다. 


"으으,진짜 너무 추웠어!
여주야,그 데려다준거 고마워서 그런데 따뜻한 거라도 사줄까?"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음료를 사준다고 한다니 꽤 좋은 애네.엷은 미소를 띄며

"응,나야 좋지."

긍정의 답을 내어주고는 느릿히 따뜻한 음료칸 앞으로 갔다.예전에도 이런 빗길 속에서 잠시 편의점에 들러서 따뜻한 걸 먹은적이 있는데.행복했던 기억중 하나였다.쏟아지는 비와 정적이 흐르는 편의점에서 손에 닿는 것은 펜이 아니라 턱을 괴며 손에 닿은 볼이였다.그거 하나로도 즐거웠었다.


##유자,이건가?기억이 가물가물하다.그때 먹었던 것과 흡사한 것을 집어든다.

대휘에게 물었다.

"난 골랐어.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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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제 막 골랐어."

벌써 골랐는지 핫초코를 들고 종종거리며 내 옆으로 따라온다.반짝.눈동자가득 별이 들어찬채로.
나도 딱히 오래고민하려던건 아닌지라 단번에 따뜻한 음료칸에서 유자음료를 꺼냈다.
-삑
계산되었습니다.
바코드소리와 함께 들리는 알바의 목소리를 뒤로 한채 창가에 길게 늘어서있는 자리에 앉았다.그때처럼 거세게 쏟아지는 비가 시야에 가득 들어찼다.그 비를 관망하며 턱을 괴고 음료를 마셨다.


기실 이런 편의점에 오는 것도 오랜만이다.늘 바빠서 마지막으로 갔었을 때가 중학생때였으니까.쓸잘데기 없다는 부모님의 말에 따라 가지못했으니 몇년만인건지.


오랜만에 가슴에 따뜻한 것이 들어찬다.기분이라고 해야할지,느낌이라고 해야할지 형연할 수 없는 애매모호한 종류의 것이.



비속에서 여유와 그 애매모호한 것을 느꼈던 때와 같지만 조금은 다르다.

지금 내 옆에는 똑같이 비를 구경하며 느른히 미소짓고 있는,별을 곱게 세공해놓은 듯한 아이가 같이 있으니까.


신기함.이대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신기한 애다.

그나저나 정말 빛나는구나. 눈 뿐만이 아니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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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꽤나 신기한 별을 만났다.













일부내용을 수정했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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