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Ápøcalypsè

8번 희망

편의점에 혼자 남은 유선주는 잠시 잠을 청했다. 
덜 닫혔던 문을 통하여 상처투성이인 한 마리의 
비틀거리는 늑대가 들어왔다.



 제 분을 참지 못하고 유선주에게 달려들었지만 
편의점 진열대에 몸을 박았다. 




‘쿠웅!’




큰 소리와 함께 진열대는 도미노를 연상시키는 듯이 
힘없이 쓰러졌고, 유선주는 잠에서 깨었다. 






늑대는 다시 일어나 유선주에게 달려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바닥에 넘어지고 일어서고를 반복했다.











“어디... 아프니?”








유선주는 넘어진 진열장 사이에서 소독약과 붕대를 들고
 늑대에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갔고, 둘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늑대의 으르렁 소리는 더욱 증폭되었다. 








그에 개의치 않고 늑대 앞에 쭈그려 앉아 머리를 
살짝 쓰담아주고 늑대의 상처에 소독약을 들이부었다.


늑대는 참기 힘든 따가운 고통에 몸부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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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으르렁 거렸고 유선주는 혹여나 자신을 죽이진 않을까 무서워 울면서도 붕대를 놓지 않고 상처에 감아주었다. 





진정하라며 소시지와 핫바들을 왕창 뜯어
  늑대의 앞에 놓아주었다. 

늑대는 붉은 눈으로 유선주를 매섭게 노려보다
굶주린 듯 허겁지겁 제 앞에 놓인 것들을 먹었다.







“있잖아, 이건 정순환 아저씨 간식인데 몰래 하나 더 줄게.”





늑대의 쪽으로 손을 뻗자, 늑대는 제 식량을 가져가는 줄 알고 그만 유선주의 손목을 물었다. 


유선주는 아악! 
하고 소리 질렀고 늑대도 미안했는지
 물고 있던 손목을 놓은 채 






자신의 이마를 유선주의 어깨에 툭툭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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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우리 정말 친해질 수 있겠는데? 
역시, 어른들의 말이 틀렸어.”








늑대의 붉던 눈은 검게 변했고 이성을 찾은듯한 늑대는  
제 앞에 놓인 식량들을 다 먹어치우고 그대로 누워 잠을 잤다.